창밖에는 공간 속 만물에 빛이 가 닿기만이라도 해도 다 녹여버릴 듯이 태양이 이글거리는 모양이다. 창 안쪽 방은 차분한 블루 계열의 단색으로 칠해져 있어 선선한 기운이 가득하다.
방구석 모서리에 기대앉은 사람. 머리에서 어깨를 타고 흐르는 옅은 음영, 팔과 얼굴에 설핏 내려앉은 희미한 한줄기 빛 …… 매우 생략된 선들로 절제해서 표현했지만, 부족함이 없다.
평면에 흔적처럼 존재하지만, 아득한 근원에서부터 시공(時空)의 장벽을 가로질러 도착한 존재는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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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방, ink and acrylic on linen, 45.5x91cm, 2021/ Jangbok Ry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