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을 꽉 채운 세 아이, 긴장이 돈다. 마주 보는 두 아이 사이에서, 두 아이의 어깨를 잡고 있는 좀 큰 아이. 또래 두 아이를 부추겨 쌈을 붙이고 있다. 너, 얘 이길 수 있다며? 야, 너 얘한테 지냐?
표정은 안 보이지만, 세 아이의 몸이 모든 상황을 다 말해주고 있다. 그날 난 당당한 체구
에 깡도 쎈 그 애한테 정통으로 얼굴을 두 대 맞고 넘어졌다. 초저녁부터 밥도 안 먹고 이불 속에서 울었다. 분해서.
뒤편 담벼락에 설핏 ○정희라는 이름과 선거벽보 사진이 보인다. 박정희의 얼굴 인상이 많이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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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_oil on linen_90.9x72.7cm_2022/ Jangbok Ry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