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적으로 재택근무를 하던 카카오페이의 전면 사무실 출근 결정에 이어 네이버 산하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운영사인 네이버제트까지 재택근무 정책을 철회했습니다. 여전히 재택근무를 유지하고 있는 기업들이 많지만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의 기업들이 줄줄이 재택근무와 손절하는 상황입니다. 재택근무, 정말 이렇게 끝나는 걸까요?
미국 은행권에서는 고과 불이익이나 성과금 차등 지급 등의 방식으로 직원들에게 사무실 복귀를 촉구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출근하지 않는 직원들에게 징계 경고를 발령했고, 도이체방크는 임원은 주 4일 이상, 직원들은 주 3일 이상 출근해야 하며 월요일 재택근무는 금지한다고 명시하기도 했어요. 요일별로 사무실 이용률을 고르게 분산하려는 목적이라고 밝혔지만, 직원들은 불만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호주-뉴질랜드 은행도 사무실에 출근하는 시간에 따라 상여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통보했습니다. 재택근무를 하면 상여금을 적게 받는 노골적인 시스템을 도입한 거죠.
반면, 지난해 딜로이트(Deloitte)가 미국 금융 서비스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부분적으로 원격 근무를 하고 있는 사람 중 3분의 2는 풀타임으로 사무실에 복귀해야 한다면 회사를 그만두는 것까지 고려하겠다고 답한 바 있습니다. 보고서에서는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더 나은 혜택이나 급여보다 더 나은 유연성을 추구하기 위함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이브리드 근무 회사의 경우 어디에서 일하든 동등하게 정보를 공유받고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근무 환경을 세팅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면 직원들로서는 출근의 압박감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재택근무가 앞으로의 커리어에 악영향을 끼치거나 네트워크 기회를 잃을까 봐 걱정하는 등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사무실에 더 자주 가야 한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2024년 1월에 미국 성인 6천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 한 내용에 따르면, 2022년 이후 처음으로 하이브리드 근무에 대한 선호도가 원격근무 선호도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어요.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만 일하는 것보다는 일부는 사무실에서, 일부는 집에서 일하는 방식을 선호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응답자의 30%는 앞으로 구직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하이브리드 근무를 허용하지 않는 회사는 고려하지 않겠다
해당 조사는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우리나라에는 과연 아무런 영향이 없을까요?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생각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재택근무와 사무실 근무를 비교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업무 생산성’과 ‘커뮤니케이션’인데요, 연령별로 이에 대한 인식이나 필요성이 다르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신입 직원들에게는 사무실 출근의 장점이 클 수 있습니다. 사무실 환경은 신입 직원들이 업무를 빠르게 배우고, 네트워킹의 기회를 얻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최근 경기 침체 장기화와 기업들의 구조조정 및 해고로 인해, 근로자들은 원하는 근무 환경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재택근무를 시행하던 기업들이 갑작스레 사무실 출근으로 전환하던 엔데믹 초기에만 해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던 근로자들이 이제는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는 모양새입니다.
지금의 사무실 출근 복귀 물결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일지, 아니면 이 보 전진을 위한 일 보 후퇴일지 눈여겨봐야 할 것입니다. 확실한 것은 재택근무는 앞으로도 중요한 근무 방식으로 자리매김할 것이고, 이를 원하는 근로자들도 꾸준히 늘어날 것입니다. 주 6일에서 주 5일제가 자리 잡았던 것처럼 말이죠.
편집 및 기획 플렉스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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