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 유연근무는 직원들만 좋으라고 하는 게 아니에요”
한국의 출산율이 세계 최저 수준이라는 것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닙니다. 최근 0.6명대까지 내려가면서 이러다가 정말 소멸되는 거 아니냐는 위기감이 현실화되고 있죠.
출산율 저하는 많은 국가들이 직면한 난제로, 현금 지원금이나 육아 휴직 제도만으로는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한 게 사실이에요. 실제 출산 지원금 은 도입 초기에는 효과가 있지만 이후로는 효과가 서서히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다른 동료 직원들의 눈치를 보거나, 복귀 후 인사상 불이익이나 업무에서의 차별을 우려하여 많은 근로자들이 제공된 휴가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현상이 반복
재택근무 와 유연근무제를 확대하며 이 문제를 풀려고 하는 해외 사례들을 살펴볼게요.
일본의 2023년 합계 출산율은 1.2로 우리나라보다 2배 수준입니다. 하지만 사상 최저 출생아 기록하며 국가적인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어요.
최근 일본은 모든 기업에 재택근무 및 유연근무제 도입을 의무화하는 법률 개정안을 의결했는데요, 올해 국회를 통과하면 2025년 4월부터 시행될 예정으로, 일본 기업들과 근로자들에게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의결된일본의 ‘육아 돌봄 휴직법’ 주요 내용
0~3세 자녀를 둔 부모의 재택근무 의무화
3세~초등학교 입학 전 자녀 부모는 재택근무, 조기 출퇴근, 단시간 근무제 중 선택
입학 전 자녀 부모는 잔업 면제권 적용
일-육아 양립 모범 기업은 남성 직원 육아휴직 사용 비율 10%에서 30%로 확대
이 같은 정책은 단기적으로는 근로자 개인의 워라밸을 높여 일과 가정 양립에 도움을 주고, 장기적으로는 인구 감소 문제에 직면한 일본에서 출산율을 높이고, 젊은 세대의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일부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시행한 적극적인 재택근무 및 유연근무제를 통해 출산율 제고의 효과를 본 사례가 있는만큼 국가적인 차원으로 이를 확대했을 때 가져올 변화에 주목할 만 합니다.
프랑스는 10년 연속 유럽 연합(EU) 출산율 1위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2023년에는 합계 출산율 1.68명을 기록했고, 경제적 불안 등의 이유로 출산율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다른 유럽 국가 대비 높은 출산율이죠. 1992년 1.74명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오랫동안 출산율은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프랑스의 출산 및 육아 지원 제도
출생 후 3세까지 최대 185유로(약 27만원)까지 육아 수당 지급
출산 후 자녀 3세까지 재택근무 혹은 파트타임 근무 선택 가능
육아휴직 후 복귀 시 상근직 보장
2자녀 이상 가구에는 자녀가 3세~20세까지 최대 142유로(약 21만원) 지급
비혼 커플의 자녀도 동일한 혜택 지급
3세 미만 아이는 정부 지원 데이케어 서비스 지원
만 3세부터 무료 공교육 시행 (필요한 경우 오후 7시까지 저렴한 비용으로 돌봄 서비스)
프랑스의 경우를 보면 재택근무나 유연근무제도가 출산율 유지에 영향을 미치는 단일 요소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핵심은 일을 하면서도 육아를 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져 있다는 것이죠. 실제로 프랑스에서는 직장인 3명 중 1명은 일주일에 1번 이상 재택근무를 하는 등 유연하게 일하는 환경이 갖추어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프랑스는 매년 GDP의 최대 3.5% 수준을 가족 정책에 투자한다고 하는데요, 우리나라는 1.56%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비율입니다.
이러한 정책들은 단순히 육아 지원 차원을 넘어서는 깊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재택근무와 유연근무제의 확대는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넘어서 조직 문화, 근로자의 삶의 질, 그리고 사회 전반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주장입니다. 해외 기업들이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는 진짜 의도는 결국 지속 가능한 발전과 행복한 근무 환경 조성에 기여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근로자 개개인들이 직면한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사회 전반적인 출산율 증진과 가족 친화적인 근무 환경 조성을 목표로 한다고 볼 수 있어요. 장기적으로는 인구 구조의 안정과 경제적 활력을 기대할 수 있고요.
한국은 비록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정부와 일부 대기업들이 저출산 문제의 해법으로 이러한 근무 형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점차적으로 제도를 도입하고 확대하고 있습니다.
포스코는 만 8세 이하 자녀를 둔 부모가 최대 4년까지 재택근무를 할 수 있게 하고, LG 디스플레이는 초등학교 6학년 이하 자녀를 둔 부모가 출퇴근 시간을 조정할 수 있게 하는 등 ‘육아기 재택근무’를, 일부 대기업도 자체적인 육아 친화적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연근무제를 확대하기 위해 정부가 기업들에게 장려금을 주는 제도가 마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자율 도입에 맡기고 있어서 인력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들은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재택근무와 유연근무 제도는 전통적인 육아 지원책들을 넘어서는 혁신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근로자들에게 더 나은 워라밸을 제공하고, 가정과 직장에서의 만족도를 높여 결국 출산율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일과 생활 사이의 균형을 찾기 위해 재택근무 직업을 찾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는 지금, 지속 가능한 미래와 행복한 근무 환경을 위해, 이제 우리 사회와 기업들이 더욱 혁신적이고 포용적인 근무 제도를 적극적으로 모색할 때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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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동아일보 '日, 모든 기업에 유연-재택근무 의무화'
편집 플렉스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