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ust D Dec 19. 2022

힘들다, 힘들어…

2022년 12월 16일의 일기



주말은 쉬는 관계로 ㅎㅎㅎ 금요일 일기를 월요일에 올립니다.


전교회장 선거에 나갔던 나연이는 5표 차이로 낙선을 했다.

다른 낙선자들은 눈물을 보이며 울었다고 하던데 혼자 재밌었다며 즐거워했다고.

부회장 선거를 다시 치르게 되었다는데 부회장 후보로 출마 신청했다고.

꼭 나가야 하냐고 물어보니 꼭 나가서 부회장 되고 싶다는데 우리 나연이 명예욕, 권력욕 있네 그려.

포스터는 재활용 안된다고 단호하게 안된다고, 다시 만들라고...

너는 즐겁지만 나는 힘들다.


요즘 멀쩡하게 잘 걸어가다가 의자, 식탁 다리, 파티션 모서리 등등에 자꾸 발끝이 부딪힌다.

너무너무너무너무 아프다.

내가 셀프로 날 때리는 느낌이다.

예전에 남편이 그렇게 부딪히길래 놀렸더니 '너도 몇 년만 지나면 나랑 똑같아진다'라고 했는데

이놈의 남편이 나한테 저주를 했구나.

이젠 집에서도 조심해서 걸어야 한다니ㅜㅜ


그린 그림을 패브릭으로 만들어서 제품을 만드는데 손이 많이 가긴 한다.

좀 작은 카드지갑이나 파우치 같은걸 만들 땐 한 번에 10개 이상씩 만드는데 손이 너무 많이 가는 게 단점.

만들다 보면 내가 공장에 취직한 것 아닌가 하는 현타가 오는 것도 단점.

왜 이런 디자인으로 만들기 시작했는가 내가 싫어지는 것도 단점.

하지만 다 만들고 나면 뿌듯해져서 즐거워진다.

팔리면 더더욱 즐거워진다.

그래서 힘들어도 자꾸 만드는 게 아닐까 싶다.


오늘은

전교회장에 낙방한 나연이가 지치지도 않고 전교 부회장 선거에 출마했고 내 발은 자꾸 모서리 여기저기에 부딪히기 시작했으며 단순작업이 힘들어도 결과가 있어 뿌듯한 하루였다.


끝.



매거진의 이전글 가까이 있고 싶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