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인 3종 아이언맨 구례 09
말복과 처서가 지났지만 여전히 새벽에도 덥고 습한 날씨가 계속됩니다. 매년 여름이 더웠지만 올해 여름 같은 여름은 처음입니다. 이른 새벽 시간도 야외 운동을 이어가는 것이 어렵습니다. 특히 강도가 높은 힘든 운동은 더 그렇습니다. 안 할 수는 없습니다. 지금 이어가는 훈련이 가을에 결실이 되어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힘든 운동을 하는 것이 힘들지만 힘들다고 하지 않으면 더 힘들게 됩니다. 결국 몸 상태를 유지하면서 운동 강도와 프로그램을 잘 이어가는 것은 본인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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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봄부터 운동을 생활 습관으로 만들어서 틈날 때마다 몸을 움직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이동 시간을 러닝이나 공유 자전거를 이용해 운동하는 시간으로 만들어 주고 있는데, 추위를 핑계로 꼼짝달싹 못하며 운동 안 하는 날이 며칠씩 이어졌던 지난겨울보다 운동 능력이 좋은 느낌입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이번 여름, 운동할 때마다 힘들다, 힘들다 하소연하면서도 꾸역꾸역 해나가는 것은 이렇게 습관화된 운동 덕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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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는 평일 새벽 반포 트랙을 갈 때에도 차를 이용하고 출퇴근을 할 때에도 대중교통을 이용했는데, 봄부터는 반포 트랙에 갈 때 가벼운 조깅으로 이동하고, 출근 때는 공유 자전거, 퇴근 때에는 다시 가벼운 조깅으로 운동 습관을 만들었습니다. 이동 시간을 운동 시간으로 만들어 따로 웜업 시간을 또 쓰지 않아도 되고, 저 강도의 운동으로 근육과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고 몸을 움직여 지구력 향상에 도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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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기여하는 것은 아니지만 탄소 배출 절감에도 작게나마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뿌듯함도 있습니다. 전 세계 1명당 연간 평균 탄소 배출량은 4.5t 수준이라고 합니다. 수치에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저개발국가 인구 모두의 사용량이 포함되어 정확하지는 않지만 우리나라 평균적인 국민이라면 대략 12~15t 수준으로 추측됩니다. 우리나라 구체적 통계는 찾지 못했습니다. 캐나다 인구 1명당 평균 탄소 배출량 구성을 보면 교통수단이 35%로 가장 많다고 합니다. 평균 14.2t 중에 5t이 교통에서 배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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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운전하거나 대중교통을 타는 대신, 두 발로 직접 달리고 페달을 돌리며 이동 수단을 대체해 보니 과연 제 자신이 느끼기에도 탄소 배출을 확연히 줄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주말 탄천종합운동장 트랙에 갈 때에도 강도를 낮춰 자전거로 이동하면서 자가용 운전과 주차 등에 소요되는 비용이 이전보다 훨씬 줄었습니다. 이전과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선택한 이득이 크다고 스스로 느끼기 때문에 겨울에도 이런 습관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새벽 반포 트랙 이동 때 조깅으로 이동하면 웜업을 대체할 수 있어 지난겨울처럼 나갈 엄두도 못 내던 게으름과 나약함에서 탈출이 가능할 것 같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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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새벽에는 반포 트랙에서 800미터 조깅(4분 30초/km)과 200미터 질주(36초) 조합으로 7세트를 달리고, 금요일에는 90분 조깅, 토요일에는 탄천종합운동장 트랙에서 300미터(61초)와 100미터 불완전 회복(37초) 15회, 그리고 오늘도 역시 탄천 트랙에서 4000미터(3분 45초/km) 2세트와 200미터(37초) 5세트를 달렸습니다. 반포 트랙에서 운동할 때에는 조깅으로 왕복 이동했고 토요일 탄천 이동은 연습 겸 사이클을 이용했습니다. 다만, 어제 오후 많이 내린 비 때문에 오늘 일요일에는 오랜만에 탄천 트랙으로 차를 몰고 이동했는데 차량 계기판에 표시된 연료 잔량 수치가 조금씩 떨어질 때마다 내가 이토록 많은 휘발유를 연소시키고 있구나 생각하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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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것들을 아내와 아이에게 얘기했는데요. 딱히 사람과 생각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제가 정상은 아닌 것 같다고 말합니다. 글을 쓰며 생각해 보니 제가 봐도 그런 것 같습니다. 다음부터는 더 조용히 실천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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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800미터+200미터 7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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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90분 조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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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300미터+100미터 1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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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4000미터 2세트, 200미터 5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