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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운더리 Apr 11. 2022

내가 먹는 것이 곧 내가 된다

바운더리 크리에이터 인터뷰 시리즈 - 미실란 편

봄의 연남방앗간은 취향을 따라 즐기는 탐닉을 이야기합니다. <Chapter 3. 그래놀라 그로서리>에서는 로컬 크리에이터, 2022 공예주간과 함께 맛있고 신선한 지역 그래놀라와 토핑, 예쁘게 담아내는 공예 식기까지 매력적인 한 그릇을 선보입니다.

그래놀라 그로서리와 함께한 첫 번째 크리에이터는 '미실란'입니다. 식약동원의 가치를 지키며 건강한 식품을 제공하는 농업회사법인 미실란의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Q. 미실란은 어떤 브랜드인지 소개 부탁드려요.


미실란은 ‘먹는 것이 곧 약이다.’라는 식약동원(食藥同原)의 가치를 기반으로 운영하는 기업입니다. 우리 땅에서 자라는 건강한 먹거리를 지키기 위해 친환경 유기농 쌀을 생산, 제조, 판매하며 미숫가루, 누룽지, 시리얼, 곡물통차 등의 다양한 곡물 가공상품을 생산, 판매하고 있습니다.



Q. 품종 연구와 농사부터 가공식품 제조까지 전 과정을 직접 하시는 거네요.


유기농 친환경 발아현미에 최적화된 품종을 찾기 위해 2006년에 278 품종을 직접 손 모내기하고 추수했던 것을 시작으로, 2021년에는 630 여 종의 품종을 연구하며 우리 땅, 우리 기후에 적합한 품종을 선별하고 있습니다.


미실란은 흙이 흙끼리 사귀고, 흙이 새싹과 사귀고, 흙이 미생물과 곤충과 작은 동물과 사귀며 만든 대지의 힘으로 농사를 짓습니다. 제초제 없이 자란 건강한 곡물은 우리 밥상의 안전과 건강, 그리고 내 가족의 행복을 책임지기 때문이지요.



Q. ‘미실란’은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셨나요?


미생물학자로 살면서 식물병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며 건강한 유기농 먹거리 산업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현미에 적정한 온도와 습도를 제공하면 현미 안에 잠자고 있던 생명이 싹트면서 기능성 영양이 몇 배나 높아지는 발아현미의 힘을 발견한 후, 유기농 친환경 쌀과 발아현미를 중심으로 하는 농업회사법인㈜미실란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아이들이 떠나고 폐교가 된 곡성동초등학교에 자리 잡으면서 정원과 운동장을 함께 가꿔가며 섬진강 들녘의 아름다움을 지키고 있으며, 쌀을 멀리하는 소비자들에게도 보다 친근하게 건강한 우리 곡물의 먹거리를 제공하고자 미숫가루, 누룽지, 시리얼, 곡물통차 등을 개발하며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Q. 대표님 본인을 ‘농부 과학자’라고 소개하시는데요. 농부 과학자라는 수식어가 낯설지만 재미있어요. 농부 과학자는 어떤 일을 하나요?


농업회사법인 미실란의 이동현 대표님은 서울대학교 농생물학과 석사를 마치고 일본 문부과학성 장학생으로 큐슈대학에서 생물자원관리학 박사를 취득하며 연구자의 삶을 살았습니다. 미생물에 대한 연구로 논문도 많이 발표하고, 세계 곳곳에서 열린 학회도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평생 학자의 길을 살 것 같았지만 한국 귀국 후 우연과 필연이 얽혀 살아 있는 농업 현장 연구를 할 수 있는 곡성에 터전을 잡게 되면서 아침 저녁으로는 쌀을 생산하는 농부로서 열심히 땀 흘리고, 낮 시간 동안에는 농부의 땀이 헛되지 않도록 박사로서 그리고 농업회사법인의 대표로서 다양한 연구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농부과학자라는 단어는 현장을 기반으로 연구하며, 동시에 농부로서 땀의 가치를 알고 실천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얻게 된 수식어라고 생각합니다. 미실란 내에서도 기업부설연구소를 만들어 운영하며 제품의 품질 관리, 위생 관리, 배합 비율 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고요. 최근에는 지역의 청소년들에게도 미생물 학교를 통해 색다른 진로를 경험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Q. 미실란을 운영하면서 힘들었던 점이나 기억에 남았던 순간이 있으신가요?


미실란의 건강한 먹거리를 많은 소비자들께서 드실 수 있도록 농촌진흥청 지정 농가맛집 ‘미실란 밥café 반하다’도 함께 운영 중입니다. 외식업에 대한 경험도 없이 시작한 터라 고충도 많았고, 2020년 섬진강 수해와 코로나로 휴업의 위기를 겪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농촌 현장을 지키며 애쓰고 노력한 덕분에 우연히 손님으로 식사하러 오셨던 김탁환 작가님과도 인연이 닿아 ‘아름다움은 지키는 것이다.’ 책을 통해 더 많은 대중들과 미실란의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초 설 연휴에는 KBS 다큐온 ‘농부와 소설가’라는 영상으로 다큐멘터리가 방영되면서 미실란이 자리한 곡성 섬진강 들녘의 아름다운 사계를 시청자분들께 소개할 수 있는 기회도 생겼습니다. 미실란의 방향성을 잃지 않고자 시작한 ‘생태책방 들녘의 마음’은 교실 한 칸의 작은 공간이지만 따뜻한 동네 책방으로, 그리고 생태를 고민하는 철학이 담긴 공간으로 작년 겨울부터 계속해서 가꾸어 나가는 중입니다.


작은 중소기업으로 시작해 수많은 고비를 넘기며 외줄타기 같이 아슬아슬했던 시간도 많았지만 이제 많은 사람들과 다양한 방법으로 미실란의 방향성을 나눌 수 있고 응원받을 수 있어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Q. 미실란 상품들은 성분표가 인상적이에요. 처음부터 끝까지 ‘국내산’ 세 글자가 없는 곳이 없어서 정말 놀랐어요. 사실 요즘 같은 때에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고충은 있으시겠지만 브랜드의 가치와 철학을 지키고 알리는 데서 오는 보람이 크실 것 같아요.


이동현 대표님의 둘째 아들도 어렸을 때 아토피가 매우 심해서 잠을 자기 힘들 정도였다고 합니다. 진물이 나서 고통스러워하는 아이를 키우며 더더욱 건강한 먹거리를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셨다고 해요. 미실란은 국내산 중에서도 유기농, 친환경, 무농약 곡물만 취급하고 있습니다. 농약과 제초제를 치지 않고 자란 곡물은 그만큼 농부의 수고와 생명의 힘이 담겨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지요.


특히 시리얼은 유기농 곡물로 만들었기에 유기가공식품으로 인증을 받았습니다. 유기가공식품 마크는 작지만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마크입니다. 유기농법을 실천하며 곡물과 대지의 생명을 살리기 위한 많은 이들의 노력이 담긴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시리얼이 단순하게 한 끼를 때우는 음식이 아니라, 손쉽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지만 재료는 충분히 건강한 원물들을 활용하여 든든하게 드실 수 있도록 했습니다. 실제로 아토피가 있는 아이들을 둔 부모님들께서 많이 구매하는 제품이기도 합니다.


식약동원, 즉 ‘먹는 것이다 곧 약이다.’라는 미실란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노력은 고객님들의 건강한 웃음과 맛있게 잘 먹고 있다는 그 한마디 한마디로 보상받고 있습니다. 다음 세대들이 건강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미실란은 국내산, 친환경, 유기농에 대한 고집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Q. 그동안 농업의 생태계, 로컬의 상품화 등 국내 농가들에 대해 활동하시며 기억에 남았던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곡성은 전국 토란 생산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유명한 곳입니다. 하지만 무색, 무맛, 무취의 토란 특성상 매력적인 음식으로 재탄생 시키기가 쉽지 않았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곡성에 터전을 둔 기업으로서 지역의 특산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홍보하고자 열심히 연구한 끝에 토란을 넣은 흑미 누룽지밥을 개발했습니다. 이미 시중에 워낙 많은 누룽지가 판매되고 있었기에 차별화 전략을 갖고자 누룽지의 두께, 크기, 굽는 방식, 포장법 등을 수없이 시도하고 반복한 과정의 결과로 지금의 제품이 탄생했습니다.


토란 생산 농가는 오랫동안 미실란과 함께 소통하고 있는 지역 주민이기에 믿을 수 있는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었고, 미실란이 보유한 친환경 유기농 쌀 곡물들과 배합하면서 건강하고 맛있는 간식으로 선보일 수 있었습니다. 다른 첨가물이 전혀 없이 좋은 원재료가 가진 고소함이 일품인 미실란 누룽지는 바삭바삭하게 씹히는 크리스피한 식감과 먹을 수록 고소한 맛으로 많은 고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토란과 곡물로만 만든 상품이다보니 비건인 분들께도 간식으로 무척 사랑 받게 되어서 기쁜 마음입니다.



Q. 연남방앗간 팝업을 통해 꼭 경험해 보길 추천하는 상품은 어떤 것일까요?


이번 팝업스토어를 통해 현대 도시인들이 좋아하는 누룽지와 시리얼을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힙한 감각으로 다양한 지역의 제품을 콜라보하고 있는 연남방앗간과 함께 할 수 있어 매우 기쁜 마음이구요. 배달음식이나 편의점 음식 등으로 급하게 끼니를 챙겨 먹기 바쁜 도시 청년들에게 건강한 우리 곡물의 간식을 소개할 수 있어 매우 설레는 마음입니다. 특히 미실란의 누룽지, 시리얼은 원료도 훌륭하지만 제조 과정에서 튀기지 않고 구워 내는 방식이기에 더욱 건강하게 즐길 수 있답니다.


나를 사랑하고 아끼는 법은 내 몸을 위해 좋은 음식과 건강한 음식을 먹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밥 한 끼에도 충분히 그 사랑과 영양을 담을 수 있도록, 도시 청년들에게 미실란의 자랑인 발아현미도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요즘은 탄수화물에 대한 걱정으로 흰 쌀밥을 기피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지요. 하지만 우리 몸에는 건강한 탄수화물이 꼭 필요합니다. 발아현미는 몸에 좋은 현미를 발아시켜 아라비녹실란, GABA, 옥타코사놀, 감마오리자놀 등의 기능성 영양소들을 더욱 극대화 시키고 현미의 꺼끌거리는 식감을 낮춰 톡톡 씹히는 매력적인 식감에 구수한 밥맛으로 행복한 밥상을 책임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면역력 증진, 당뇨와 비만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미실란의 발아현미는 농촌진흥청과 공동으로 개발하였으며 분당재생병원, 전남대학교와 함께 국가 연구과제를 통해 당뇨, 비만 임상실험을 하여 그 효과를 충분히 입증하였기 때문에 믿고 드실 수 있는 곡물이지요.



Q. 준비 중이신 다음 프로젝트에 대해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미실란은 올해 생태학교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미실란 운동장에서 하는 들판음악회, 쌀학교, 이야기학교, 미생물학교, 걷기학교, 브랜딩학교, 환경영화제 등 여러 프로그램으로 미실란의 가치를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는 장을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곡성을 떠올렸을 때 ‘뭣이중헌디’ 라는 무서운 영화 곡성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아름다운 섬진강이 흐르고 넉넉한 들녘과 따뜻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지역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재밌는 일들을 많이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먹거리에 대한 연구도 지속될 예정입니다. 요즘은 쌀의 품종별 기능성을 강화한 제품들이 많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작년에 미실란에서 출시한 도담쌀쉐이크도 큰 반응을 얻고 있는 중인데요. 농촌진흥청의 연구를 통해 저항전분의 함량이 일반 쌀의 10배 이상, 식이섬유가 2배 이상 함유된 기능성 쌀인 도담쌀은 당뇨 예방과 혈당조절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갖고 있는 자랑스러운 우리 먹거리입니다. 미실란이 도담쌀 선식 특허기술을 이전 받아 제품을 생산하며 소비자들에게 또 한걸음 다가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유기농 도담쌀 원료는 미실란이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기에 더 자신있게 생산하고 있고요. 도담쌀의 가공제품에 대한 다양화 외에도 또 다른 품종인 큰품쌀의 신제품 런칭 등 소비자들의 건강한 먹거리를 위한 연구와 도전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Q. 10년 뒤, 미실란은 어떤 모습일까요? 그리고 10년 뒤 어떤 도전을 이어가고 있을까요?


미실란은 농촌 문화를 사랑하고 농업을 사랑하는 청년들을 위한 건강한 플랫폼이 되고자 합니다. 꿈을 가진 청년들을 품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동행하는 천년숲의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금처럼 좋은 제품을 꾸준히 개발하고 생산, 판매하는 일에 부지런히 달려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청년들이 살기에 매력적인 지역이 될 수 있도록 지역 커뮤니티와 함께 즐거운 활동도 더욱 확장하고자 합니다. 책방을 통해 배움과 소통의 공간을 만들고 운동장에서는 문화와 활력을 더해가고 싶어요.


10년 후에도 변함없이 친환경 유기농으로 농사 지으며 자연이 주신 귀한 선물인 건강한 먹거리를 땀 흘리며 생산하는 농부로 살고자 합니다. 몸은 힘들어도, 농부의 땀을 배신하지 않는 자연의 이치를 더 많은 청년들과 공유하고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미실란의 제품은 팝업 기간 동안 연남방앗간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Chapter 3. 그래놀라 그로서리>
장소 : 연남방앗간 서울역점, 본점, 앨리웨이 광교점
기간 : 2022. 04. 01.(금) – 2022. 5. 3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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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미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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