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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운더리 Jan 14. 2022

삼대째 이어오는 한 가지 약속

바운더리 크리에이터 인터뷰 시리즈 - 31건어물 편

건어물에 대한 모든 것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고객과의 약속 하나만큼은 
변함없이 꼭 지키려 합니다.


크리에이터 소개

31건어물 @_31_store_
연남방앗간 <Chapter 2 : 강원, 겨울의 감각> 팝업에 함께한 31건어물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신선하고 맛있는 건어물 제품을 제안하는 건어물 베이커리 브랜드입니다.

이번 인터뷰는 연남방앗간 Chapter 2 : 강원, <겨울의 감각>과 함께합니다.




Q. 31건어물은 어떤 브랜드인지 소개해 주세요.


31건어물은 건어물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없애고, 더 많은 사람들이 건어물을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트렌디하고 친절한 건어물 제품을 만드는 브랜드입니다.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인 만큼 다양한 건어물이 판매되고 있어요. 쥐포나 오징어 같은 건어물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지만 그 외의 건어물은 구식이고, 촌스럽다는 인식과 함께 점차 시장성을 잃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31건어물은 건어물에 대한 이러한 편견을 없애고, 건어물을 구매함에 있어서 불편한 점을 개선하여 다양한 건어물이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Q. 31건어물에서 ‘31’은 무슨 의미인가요?


‘3대째 이어오는 1가지 약속’이라는 의미예요. 당장의 이익을 좇기보다 고객을 위해 ‘싸고 신선하게’ 판매하는 것이 저희가 고객과 반드시 지키고자 하는 약속입니다.

이 약속은 건어물과 저희 집안과의 인연만큼이나 오래되었어요. 옛날에 어부인 할아버지가 잡아온 생선을 할머니와 저희 아버지께서 리어카로 파셨어요. 그 시절에는 냉동시설이 변변치 않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상인들은 축 처진 생선을 비싼 값으로 팔았지만, 저희 할머니는 조금이라도 더 신선한 생선을 저렴하게 팔기 위해서 수산물을 두 번 세 번 손수레로 실어 오셨어요. ‘싸게 파는 게 결국 남는 거다’라고 하시면서요. 

할머니의 그런 정신을 이어받아 저희 아버지께서도 제게 ‘좋은 상품을 싸게 팔아야 좋은 평판이 쌓이고, 고객들이 다시금 찾아오게 되는 거다. 이것이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할 손님과의 약속이다’라고 당부하셨어요. 건어물에 대한 모든 것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 약속 하나만큼은 변함없이 꼭 지키려고 하고 있습니다.



Q. 조부모 세대부터 내려온 철학이 지금의 31건어물까지 이어지고 있는 게 대단하네요. 다른 건어물 브랜드와 비교하여 31건어물만이 가진 특장점이 있다면요?


고객에게 더 저렴하고 신선한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저희가 직접 제조하고 유통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시중에서 판매되는 건어물은 대부분 여러 단계의 유통과정을 거쳐요. 제조사(수입사)에서 도매상으로, 도매상에서 소포장 업체로, 소포장 업체에서 소매상으로, 소매상에서 비로소 고객에게 판매되죠. 31건어물은 이러한 중간 유통 마진을 줄여 고객에게 저렴하게 판매할 뿐만아니라, 철저한 관리로 더 신선하고 위생적인 제품을 제공하고 있어요. 또한 40년의 노하우로 건어물을 직접 제조하고 포장, 판매하기에 품질, 위생, 가격 면에서 더 뛰어난 제품을 제공한다는 점이 저희의 강점이 아닐까 싶어요.



Q. 건어물을 3대째 다루고 있으신데,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비법이 있을 것 같아요.


31건어물의 3대째 이어오는 비법은 맛이나 건조 기술에 대한 노하우가 아닌, 고객에게 ‘싸고 신선하게’ 건어물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이 곧 비법이라고 생각해요. 31건어물이 가장 우선시하는 가치도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는 기업이 되는 것이에요.



Q. 가업을 잇게 된 계기와 31건어물 브랜드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처음에는 남들처럼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 생활을 했어요. 그러다 아버지가 운영하던 삼척 덕장*의 일손이 부족해지면서 건어물 제조업에 뛰어들게 되었죠. 3년 동안 덕장과 매장 일을 도우며 건어물 제조 방식과 경영 노하우를 익히면서 경험을 쌓은 후, 판로를 넓혀보자는 생각으로 온라인 쇼핑몰을 열게 되었어요. 온라인으로 판매를 시작하고 보니 대부분의 업체에서 대용량으로만 건어물을 판매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이런 점을 개선해보면 어떨까 해서 소용량으로 포장하고 패키지 디자인도 세련되게 개발했죠. 소비자들이 제품 정보를 확인하는 상세페이지도 재미있게 바꾸는 등 고객분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자 노력했어요.


* 덕장 : 물고기를 말리기 위해 끈이나 나뭇가지를 매어놓은 곳

강원도 두타산의 31건어물 황태 덕장


그렇게 10년간 익힌 제조와 온/오프라인 운영 경험을 기반으로 2020년에 31건어물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하게 되었어요. 코로나로 인해 처음에는 매장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많은 고객분들께서 저희가 노력하는 부분을 좋게 봐주시고 찾아주셔서 감사하게도 매출이 많이 늘었어요. 

매장을 준비하면서 기존에 건어물을 구매할 때 불편한 부분들을 개선하려고 했거든요. 소비자들에게 더 깨끗하고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베이커리 컨셉을 도입하여 매장을 꾸리고, 요즘은 소량으로 다양한 제품을 맛보고 싶어하시기 때문에 소용량으로 포장 구성을 바꿨어요. 또한 기존의 가격 흥정 판매방식이 아닌 가격 정찰제를 도입해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고 있어요.


2020년에 오픈한 31건어물 1호점(왼쪽)과 2021년에 오픈한 31건어물 2호점(오른쪽)


Q. 건어물을 베이커리처럼 구매한다는 컨셉이 흥미로워요. 베이커리 컨셉의 건어물 스토어는 어떻게 생각하시게 된 건가요?


한 고객님께서 ‘바로 먹을 수 있는 쥐포가 있을까요?’라고 물어보신 적이 있는데, 거기에서 힌트를 얻었어요. 보통 건어물은 구매 후 따로 구워서 먹어야 하고, 굽고 나서도 금방 딱딱해지는 단점이 있잖아요. 이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와 고민을 한 끝에, 31건어물만의 로스팅&롤링 기술을 개발했어요. 에어프라이기로 겉은 바삭, 속은 촉촉하게 굽고, 롤링기로 밀어서 부드럽게 만들면 별도의 굽는 과정 없이도 오랫동안 부드럽고 맛있는 건어물을 즐길 수 있어요. 이 특허받은 로스팅&롤링 기술로 벤처기업 인증까지 받았고요.

1호점의 '당일 로스팅' 코너에 진열된 건어물

저희 건어물 베이커리 매장에는 ‘당일 로스팅’ 코너가 따로 있어요. 아침에 바로 만든 빵이 가장 맛있는 것처럼, 건어물도 당일 로스팅&롤링한 제품은 일반 제품보다 훨씬 더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한답니다. 매장에서 가장 빨리 품절되는 코너이기도 하니, 강릉에 오시면 당일 로스팅&롤링한 건어물을 꼭 드셔보세요!



Q. 31건어물에서는 단순히 생선 원물을 말린 건어물뿐만 아니라, 시즈닝을 가미한 새로운 맛의 건어물들을 판매하고 있어요. 특히 신제품 ‘낙지롱칩’이 인상적인데, 제품이 탄생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낙지롱칩’은 강원 외식업 소셜벤처 육성사업 프로그램을 통해 박찬일 셰프님의 디렉팅을 받아 탄생하게 된 제품이에요. 부드러운 낙지 연육을 깨끗한 기름에 튀겨 시즈닝 한 제품인데요. 매콤하면서도 바삭한 식감 때문에 한 번 먹으면 멈추기 힘든, 중독성이 강한 제품입니다.

팝업 스토어에서 시식해 본 고객님들은 한번 맛보시고 대량 구매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재주문해 주시는 분들도 많을 정도로 중독성이 강하고 호불호 없이 남녀노소 누구든 쉽게 즐길 수 있는 제품이에요. 농심 하면 신라면이 바로 떠오르듯이 31건어물 했을 때 ‘낙지롱칩’이 떠오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답니다.


31건어물의 신제품 '낙지롱칩'


Q. 31건어물은 사람들에게 어떤 브랜드로 기억되고 싶나요?


40년 전통을 가진,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는 기업임은 물론, 파는 사람에게 편하고 쉬운 방법을 택하는 판매자 중심의 기업이 아닌 소비자 중심으로 생각하고, 변화하고, 노력하는 기업이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31건어물은 ‘싸고 신선하게’ 판매하겠다는 고객과의 약속 외에 건어물에 대한 모든 것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외형적으로는 소포장, 세련된 패키지, 깔끔한 매장 인테리어, 가격 정찰제, 새로운 맛의 건어물 신제품 개발, 위생적인 생산 공정을 통해 고객분들이 저희 제품을 믿고 구매하실 수 있게 노력하고 있으며, 내부적으로는 고객님들이 더욱 쉽고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친절한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어요. 친절함은 단순히 매장 직원의 고객에 대한 말투나 태도가 아니라, 매장에서 직접 맛보고 구매할 수 있는 시식 코너 제공, 고객의 상황별, 연령별 건어물 추천 등 고객분들께 더 친근하게 다가가는 것을 말해요. 만족스러운 구매가 될 수 있도록 고객님들이 원하는 바를 파악하고, 그에 맞춰 개선하고 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강원도 강릉에 위치한 31건어물 1호점 매장 내부


Q. 연남방앗간의 강원 팝업을 방문하는 분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제품이 있나요?


호불호 없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낙지롱칩’을 추천해 드리고 싶어요. 낙지롱칩은 ‘건어물 입문자’에게 가장 추천하고 싶은 ‘난이도 하’의 건어물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제품이기 때문에 평소에 건어물을 즐겨 드시지 않는 분들도 스낵처럼 쉽고, 간편하고, 맛있게 즐기실 수 있어요. 중독성 강한 매콤한 건어물 스낵의 매력을 많은 분들이 느껴보셨으면 좋겠어요.



Q. 준비 중이신 다음 상품이 있다면 살짝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기존의 매콤한 낙지롱칩에 순한맛도 추가할 예정이며, 낙지롱칩을 시작으로 더 많은 시즈닝, 튀김 상품을 개발할 예정이에요. 바베큐맛 명태껍질도 오프라인 매장에서 출시되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요. 박찬일 셰프님과 함께 개발한 회오리 동전 가문어 꼬치, 노가리 튀김 스틱, 진미채 튀김 등도 곧이어 출시될 예정입니다. 더 다양한 건어물 상품을 제공하여 건어물 베이커리로서의 입지를 강화해나갈 생각이에요.



Q. 10년 뒤, 31건어물과 강원도 로컬은 어떤 모습일까요?


10년 후에도 변화하는 고객님들의 니즈에 부합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을 것 같아요. 특히 고객님들이 전국 어디서든 쉽고 편하게 건어물을 즐기실 수 있게 건어물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일을 하고 있을 것 같아요. 내년에는 양양, 속초 지점, 3년 후에는 경남을 거점으로 부산, 포항, 제주 지점, 10년 뒤에는 백화점 식품관, 인천공항지점, KTX역 지점 등으로 확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최근 들어 기생충, 오징어게임 등 한국 콘텐츠가 많은 인기를 얻고, 해외에서 수상도 하고 있는데요. 가장 한국적인 이야기를 요즘 트렌드에 맞게 재해석함으로써 진정성 있게 풀어냈기에 이런 결과를 이루었다고 생각해요. 강원도의 로컬 푸드 역시 강원도가 원래 가지고 있는 자산을 트렌드에 맞게 재해석하고 진정성 있게 판매한다면 10년 뒤에는 강원도에서 나아가, 해외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강원도 로컬푸드는 로컬 브랜드가 그 누구보다 애정 하는 마음을 갖고 진정성 있게 잘 만들 수 있기 때문이에요.



‘싸고 신선하게 판매한다’는 고객과의 약속을 3대째 지키고 있는 31건어물의 건어물 제품을 팝업 기간 동안 연남방앗간에서 만나보세요.

CHAPTER 2 강원: 겨울의 감각
위치 : 연남방앗간 본점 (서울 마포구 동교로29길 34)
         연남방앗간 서울역점 (서울 중구 통일로 1, 문화역서울284)
기간 : 2021. 11. 27. (토) – 2022. 2. 2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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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31건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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