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치알디니 <설득의 심리학>
우리는 홈쇼핑, 인터넷 광고 등에서 이런 이야기나 문구를 종종 봅니다.
"이제 마감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서두르세요!!"
정말 마감이 닥쳤거나 물건이 부족한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의 '설득당하는 심리'입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하고, 반대로 상대방에게 설득을 당하고 있습니다.
"저 사람 인상을 보니, 젊었을 때 여자 많이 울렸겠네"
"와! 저 차 봐, 엄청 성공한 사람인가 봐~"
이렇게 말이죠..
오늘 소개하는 책 <설득의 심리학>에서는 설득에 대한 여섯 가지의 법칙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상호성의 법칙
일관성의 법칙
사회적 증거의 법칙
호감의 법칙
권위의 법칙
희귀성의 법칙
1. 상호성의 법칙
인류 사회의 선물 주고받는 과정에는 세 가지 종류의 의무가 있는데, 그것들은 선물을 주어야 하는 의무, 선물을 받아야 하는 의무, 그리고 받은 선물을 언젠가 보답해야 할 의무를 말한다.(설득의 심리학 中)
2. 일관성의 법칙
사람들은 마음속으로, 또는 물리적으로 결정한 것에 대해 어지간해서는 바꾸지 않는다. 설령 그것이 잘못된 선택이라는 것을 알게 되더라도 말이다.
일단 어떤 입장을 취하게 되면, 그 결정에 대한 일관성이라는 심리적 압력에 따라,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이나 행동들을 결정된 입장을 정당화하는 방향으로 맞춰 나가게 된다. (설득의 심리학 中)
생각해 보면 정말 비합리적인 결정이고 행동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 선택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선거철이 되면 많은 후보자들이 조금이라도 빨리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알리려고 하는 것도 이와 같은 효과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일관성의 법칙'은 자신을 본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끄는 데에도 효과가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강하게 결정하면 그 역시도 웬만해서는 바꾸지 않는 효과가 있다. 그 효과를 더욱 강력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목표를 달력, 다이어리 등에 작성한다. 새해가 되면 다이어리에 신년 목표를 적거나, 매일 아침마다 'To-Do-List'를 작성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일 것이다. 이는 강력한 효과가 있다.
3. 사회적 조건의 법칙
'가짜 웃음이 진짜 웃음을 만들어낸다.'
TV프로그램(특히 예능)에서 웃음 효과를 위해 방청객을 동원하거나, 아예 웃음효과 오디오를 사용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하며 의구심을 품는다. 하지만, 의외로 진짜 시청자의 웃음을 끌어내는 효과가 크다고 한다.
이 법칙은 특별히 주어진 상황에서 우리 행동의 옳고 그름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우리와 행동을 같이 하느냐에 의해 결정된다고 조정하고 있다.(설득의 심리학 中)
'군중 심리'라는 것이 있다. 이에 대한 실험과 연구결과도 많다. 이처럼 사람들은 타인, 그중에서도 군중(많은 사람들)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이다.
버스가 운행 중에 회사가 파업을 해서 멈춘 곳이 어느 은행 앞이었다고 한다. 은행 앞에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모인 것을 보고 그 은행의 고객들은 무슨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결과 그 은행에는 뱅크런(Bank-Run)이 일어났다. 군중 심리, 즉 사회적 조건의 법칙의 씁쓸한 예가 아닐까?
4. 호감의 법칙
호감이 가는 사람, 조건, 환경에 끌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중요한 것은 이런 조건이 이성적인 판단에 지장을 준다는 것이다.
이런 '호감'은 '잘생겼다'라는 것만은 아니다. 학연, 지연, 혈연 등과 같은, 나와 유사한 관계 역시 호감을 높이는 요소가 된다.
영화 <범죄의 재구성>에서 최창혁(박신양 분)은 보석 판매상의 다이아몬드를 훔치기 위해 이렇게 구라를 친다.
"사장님 얼굴을 보니 몸이 안 좋아 보이시네요.. 에~ 한 번 해보세요. 음.. 제가 볼 때, 소양인이시고, 간이 안 좋아 보이는데요.."
"아니, 변호사님(최창혁이 거짓으로)께서 그런 걸 어떻게..."
"아, 제가 고대 다닐 때 룸메이트가 한의학 전공이라.."
"어? 고대세요? 나도 고댄데.."
"그래요? 난 88학번이에요"
"아! 선배님이시네. 하하하!!"
이 스토리의 결말은...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다.
5. 권위의 법칙
나보다 힘이 있거나 높은 곳에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의 명령(이야기 포함)은 쉽게 거절하기 어렵다. 이성적으로 맞는 말이라도 쉽게 의견을 내기가 쉽지 않다. 이 것이 '권위의 힘'이자, 권위에 대한 '맹종'이다.
1997년 대한항공 801편은 괌에 착륙을 시도하고 있었으나 녹록지 않은 기상상황 때문에 선회를 하고 있었다. 기장은 기상이 나아지면 착륙을 하겠다는 플랜을 가지고 있었지만 문제는 다른 데에 있었다. 남아있는 기름이 충분하지 않았다. 부기장은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기장에게 정확하게 전달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 사실을 전달하는 것이 권위에 도전하는 행동이라고 생각되었을 것이다. 결국 비행기는 추락했고 254명이 사망하고 생존자 26명은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활주로 장비의 고장 등도 있었지만, 주요한 원인은 위와 같은 기장과 부기장 간의 의사소통 부족이었다고 알려졌다.
권위에 대한 복종은 사회생활을 넘어 생존에 있어서 무조건적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이렇게 순응적인 행동은 실제적인 혜택을 담보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에 따른 피해자가 나 자신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6. 희귀성의 법칙
남들이 가지지 않은 물건, 조건, 능력은 확실히 커다란 무기가 된다. 반대로, 이렇게 가지기 어렵다는 점을 통한 설득 역시 이겨내기 힘들다.
희귀성이라는 것은 그 물건 등을 가지고 있느냐 여부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그 물건이 없음으로 해서 겪게 되는 '자유의 상실'이 실질적인 문제이다.
'제한된 자유에 대한 심리적 저항'
'금지하면 더 갖고 싶고, 하고 싶다.'
'희귀성이 경쟁심리를 부추긴다.'
또, 이런 희귀성은 처음부터 부족한 것보다도, 충분한 상태가 줄어듦에 따른 상실이 더 크다.
실험의 결과는 분명했다. 애초에는 풍부했지만(10개) 갑자기 희귀해져 버린(2개) 과자는 원래부터 희귀한(2개) 과자보다 더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설득의 심리학 中)
여러분은 주로 설득을 하는 편인가요? 그 반대인가요?
어느 쪽이든지 위 6가지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면,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는 데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사실 사회생활을 비롯해서 '일을 한다'는 것은 '설득'의 연속입니다. 상대가 누구든지 간에 내가 생각하는 바, 하고자 하는 것은 납득시키고 합의를 이루어내야 되니까요.
관계와 정보의 홍수 속에 헤엄치는 우리에게 책 <설득의 심리학>은 잘못된 선택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합니다. 이성적이라고, 합리적이라고 판단하는 순간들도 위 여섯 가지의 법칙에 얽매여 있지는 않을까?
한 번 점검해 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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