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풀코스 완주 도전기 54
혹시, 육상 100m 경기의 세계 신기록을 아는가?
2009년 독일 베를린에서 '인간 탄환' 우사인 볼트가 기록한 9초 58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기록은 어떻게 될까?
2017년 김국영 선수가 기록한 10초 07이다.
김국영은 이전 2010년에 10초 31을 기록했는데, 이는 1979년 서말구 선수의 기록(10초 34) 이후 최고기록이었다. 무려 31년간 우리나라 100m 기록이 깨지지 않았던 것이다. 무려 31년이다. 지금도 김국영 선수만이 자신의 기록을 스스로 경신할 뿐, 새로운 주역이나 괄목상대할만한 족적이 보이지 않는다. 답답한 노릇이다.
우리나라의 위상이 조금씩 국제적으로 명함을 내밀 때 즈음인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에서 장재근 선수는 육상 200m에서 한국 신기록(20초 40)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보다 4년 전 뉴델리 아시안게임에서도 같은 종목에서 최고 좋은 성적을 거뒀었다. 정말 말(馬)이 달리는 것 같았다. 어린 나는 우리나라가 육상 강국인 줄 알았다. 장재근 선수가 1986년에 세운 기록은 2018년 박건태 선수에 의해 깨지기(20초 40)까지 32년이 걸렸다. 그 당시 선수들이 잘했던 것일까, 아니면 우리 육상은 더 이상 발전이 어려운 것일까?
서말구 선수의 100m기록이 30년 동안 깨지지 않고 있을 때, 많은 육상인들이 "서말구 뒤에 서말구 없고, 서말구 앞에 서말구 없다"는 말로 탄식했었다. 우리나라 육상의 시계가 멈춰 섰다는 표현이 난무하며 걱정과 비판이 쏟아졌었다. 육상인이 아닌 나로서는 그 이후 육상계 내부적으로 무슨 노력들이 있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지금도 크게 나아진 것은 없어 보인다.
아시아 선수라서 신체적인 한계를 이야기한다면, 올림픽을 비롯한 세계무대에서 거침없이 달려 나가는 중국, 일본의 선수들과 비교해서 설명이 어렵다. 중국의 110m 허들 종목의 류샹 선수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한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우승했으며 세계기록도 보유했었다. 100m 종목의 쑤빙톈 선수는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9초 83의 기록을 수립했다. 아시아선수 최초로 9초 9의 벽을 넘어선 것이다. 일본은 또 어떤가? 지난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일본 400m 계주에서 미국 팀을 뒤로하고, 은메달을 따냈다.(미국을 이겼다..) 요즘 우리 젊은이들의 신체조건을 보면 어디 내놔도 뒤처지지 않을 것 같은데...
이는 박태환을 필두로 세계 무대에서 최정상을 노크하고 있는 수영을 생각하면 의아하고 더 답답하다. '박태환 한 명 있잖아.."라고 폄하할 새도 없이 우리나라 수영은 다양한 종목에서 많은 선수들을 경쟁적으로 키워냈다. 비록 지난 파리 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을 얻지 못했지만, 황선우, 김우민 등 대표 선수들의 저력과 선수양성 시스템을 생각한다면 올림픽 금메달 획득이 그리 멀어 보이지 않는다.
올림픽의 모든 종목은 모두 소중하고 의미가 깊다. 하지만, 관중과 세계인들의 눈과 마음속에 남는 최고의 승부이자 위너(winner)는 육상 100m를 비롯한 단거리 우승자가 아닐까?
우리나라는 체격조건 등을 이유로 육상에서는(특히, 단거리) 세계의 변방국가로 취급받아왔다. 하지만, 이제는 그동안 가보지 못했던 새로운 목표를 향해 도약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돈과 명예만을 위해 운동에 재능이 있는 어린아이들이 모두 구기 스포츠로만 집중되던 때는 이제 지나갔다. 육상뿐만 아니라 어는 분야에서든지 자신의 재능을 뽐낼 수 있다면 '성공'을 거머쥘 수 있는 시대이다. 육상 분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수영의 '박태환', 피겨스케이팅 '김연아'를 보면 비인기종목이라도 그 사람의 성적과 경력에 따라 남부럽지 않은 길을 개척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불모지로 불리는 육상 단거리. 이제는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는 최적의 타이밍이 아닐까?
#라라크루 #라이트라이팅 #육상100미터 #김국영 #서말구 #장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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