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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r ming Mar 08. 2024

'초'자본주의 문화 체험

2024년 1월 24일


세상에는 다양한 경제체계가 존재하지만, 현재 세계를 장악하고 있는 이념은 '자본주의'이다. 의심의 여지없이, 시장은 자본주의의 원리를 따른다. 미국은 특히나 막대한 자본을 가지고 있는 '초'자본주의 사회이며, 이를 통한 경제 발전으로 엄청난 성장을 이뤘다.


그래서 연수 4일 차에는 17마일 드라이브 코스를 따라 미국의 자본주의 문화를 탐방해 보았다!



첫 번째로 도착한 곳은 'Pebble Beach'이다. 해변은 무료이지만, 17마일 드라이브 코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입장료를 따로 지불해야 한다. 개인 사유지이기 때문! 돈은 내지만, 오래 머물기엔 약간 눈치가 보일 수 있다고... 그럼에도 아름다운 해변과 풍경을 즐기기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을 방문한다고 한다.


아쉽게도 우리가 갔던 날은 비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경치가 썩 좋지 않았다. 사진만 보면 제주도라고 착각할 수도 있겠다.



해변 옆에는 넓은 골프장이 위치해 있어 그 유명한 LPGA가 이곳에서 열리기도 한다. 골퍼들의 성지답게 풍경이 멋들어진다.



ROLEX 시계탑과 정갈하게 관리된 인공잔디를 보니 이곳은 확실하게 부자동네가 맞다. 이외에도 다양한 골프 굿즈들이 판매되는 기념품샵도 있으니, 골프를 좋아한다면 방문해 보자.(가격은 장담 못한다.)



패스트푸드의 상징인 미국에서 햄버거는 꼭 먹어봐야 하는 음식임이 틀림없다. 인 앤 아웃버거는 수많은 햄버거 브랜드 중에서도 맛과 가격 모두 훌륭하기로 유명하다. 더욱이 한때 즐겨 들었던 오디오 프로그램에서 샤론최님이 극찬을 하셨던 터라 캘리포니아를 가게 된다면 무조건 먹어봐야겠다는 일념을 가지고 있었다.



우선, 이곳의 모든 햄버거는 캘리포니아 현지 농산물로 제조되어 신선하다. 햄버거는 이루 말할 것도 없고, 특히 감자튀김이 정말 맛있다! 기름기가 잔뜩 묻은 일반적인 감자튀김과 달리 이곳 감자튀김은 생감자 그대로의 식감을 가지고 있어 특별하다. 음료수 역시 직접 제조하는 듯하다. 이곳의 대표 시그니쳐 '핑크레몬에이드'를 꼭 마셔보자. 수돗물 맛이 나던 여타 가게들의 음료와는 비교할 수 없게 깔끔하다.


이 모든 시스템이 가능한 것은 인 앤 아웃 버거가 품질 관리를 이유로 프랜차이즈 방식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타 브랜드와 달리 인 앤 아웃은 매장 수도 작고, 메뉴 수도 작다. 미국 물가를 생각했을 때 가격도 상당히 저렴하다! 이곳의 뚜렷한 경영철학이 참 마음에 든다. 강력 추천!



남쪽으로 계속 달려 도착한 'HEARST CASTLE'. 말 그대로 허스트 씨의 성이다. 허스트 씨는 엄청난 부자로 어마어마한 부지 위에 성을 지었고, 전 세계 각국의 독특한 동물들을 데려와 길렀다고 한다. 얼마나 부자인지 짐작이 가는가? '초'자본주의사회답게 어떤 부자의 성을 들어가려면 당연지사 입장료를 내야 한다. 돈자랑을 보려고 돈을 내야 한다니. 한 번의 방문으로 만족한다. 



허스트성 관광은 투어형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관광객들과 함께 버스를 타고, 언덕을 올라간다. 대규모의 들판과 그곳에서 뛰어노는 일부 들짐승들이 보였다. 이곳을 유지하고, 관리하는데도 참 많은 돈이 들어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는 없지만, 북극곰을 기르기도 했다고... 여러모로 대단한 사람이긴 하군.



성입구에는 또 다른 현지 투어 가이드가 기다리고 있었다. 제일 먼저 거대한 수영장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가이드의 말에 따르면 허스트 씨는 변덕이 심해 본인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몇 번이고 재건축을 지시했다고 한다. 돈이 얼마나 많으면...



당신이 허스트 씨의 파티에 초대된다면 이곳이 출입문이다. 이곳 역시 허스트 씨의 마음에 들지 않아 몇 번의 재건축을 거쳤다고 전해진다.

 


건물 내부에는 손님을 모시는 응접실과 화려한 장식품들이 가득했다. 특히나 인상 깊었던 건 중세적인 느낌이 가득한 다이닝 룸이었다. 가이드의 설명에 따르면 이곳은 실제로 해리포터 촬영 당시 출연진들이 머물렀던 곳이라고! 천장 위의 깃발(이것은 그 당시 승마경기와 관련 있다고 한다.)들과 고풍스러운 식기와 조명이 호그와트를 연상케 한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당대 최고의 스타들이 이곳에서 식사를 했지만, 밥 한 끼를 먹을 때마다 좌석이 한 칸씩 밀려서 배정되었다고 한다. 허스트 씨는 늘 가운데이다. 처음 그의 옆에서 저녁을 먹었지만, 하루가 지나갈수록 자리는 점차 가장자리 쪽으로 이동하게 되는 식이다. 그렇다면 맨 가장자리에 앉게 된다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그 길로 곧장 집으로 가면 된다.



그는 뿐만 아니라 영화광이어서 영화관도 가지고 있었으며, 화려함의 극치인 실내수영장도 지었다. 

돈이 얼마나 많은지 실감이 가는가? 투어가 끝나고 나니, 허스트 씨는 '위대한 개츠비' 같은 삶을 살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얼마나 행복했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이런 그의 작품이 현재까지도 잘 관리되고 유지되고 있는 사실이 놀라웠다. 물론 그 유지비용은 관광객들의 돈에서 나오는 것이고, 그것마저 참 미국스럽구나라는 느낌을 받았긴 했지만.



투어 후에는 한창 남쪽으로 달려와 '샌 루이스 오비스포'에 도착하였다. 저녁은 미국식 bbq. 모든 요소가 짜다. 맛있긴 한데 짜... 싱그러운 샐러드가 그립다. 미국에서 몇 끼를 먹다 보면 한식이 얼마나 균형 잡힌 훌륭한 음식인지 깨닫게 된다. 이곳에 일주일만 있어도 살이 찌는 건 순식간.



샌 루이스 오비스포 거리는 내가 지금까지 본 미국 중 가장 미국감성이 물씬 느껴지는 곳이었다. 적당한 차와 사람. 아기자기한 상점들. 전구까지 이쁘게 걸어둬서 인지 연말은 아니지만 연말 느낌이 났다. 시간만 많았다면 찬찬히 거리구경을 하고 싶었을 정도였다.



미국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상상이상으로 자본이 큰 힘을 가진 나라였다. 짧은 건국 역사와 다인종을 가진 이 나라가 어떻게 세계를 주무르는 강국이 되었을까. 그 바탕에는 자본주의 경제체계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끝없는 도전들이 깔려있다. 나는 고작 미국 50개의 주 중 하나의 주만 방문했을 뿐이다. 이 나라를 온전히 경험하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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