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국민학교 시절... 백일장에 나가면 꼭 상을 받아왔었다. 주로는 동시 분야였는데 '-리'에 사는 내가 군대회에 나가 많은 학생들을 제치고 장려상, 우수상을 받아왔었다. 독후 감상문 쓰기 대회에서는 어느 선생님의 지도도 없이 최우수상을 받았으니 학교의 자랑이었고 나 스스로도 글 좀 쓰는 아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나는 그 어린 시절의 상장으로 만들어진 나의 재능(?)에 첫 전공도 국어국문학과로 정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나는 글을 잘 쓰는 사람'이라고 착각하며 30여 년을 살았다.
첫 아이의 독서논술, 정확히는 글쓰기를 봐주다가 문득 '아~ 맞다. 나 글 좀 쓰는 사람이잖아.'라고 생각하며 사이버대학의 문예창작학과에 편입학하게 되었다. 그렇게 2년을 글쓰기에 대해 배웠다. 과제 제출한 점수가 나쁘지 않았다. 난 또... '역시... 그동안 안 썼어도 기본 실력은 살아있는 거야.'라고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더 큰 꿈을 꾸게 되었다. '그래... 작가가 되어 보는 거야!'
그렇게 멋진 꿈을 가지고 '브런치'라는 공간에 글을 써서 작가 심사를 받게 되었다. 어머~ 웬일이니? 첫 도전에 승인이 되어 버렸다. 나는 그대로 나의 재능을 믿게 되었다.
'아~ 나 정말.... 글쓰기에 재능이 있나 봐.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는 있다더니... 내가 주부로 살았지만... 나한테도 희망이 있다고. 나에게는 글쓰기가 있어!'
그렇게 나의 허황된 꿈은 점점 부풀어 갔다.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했고, 인스타에도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 개의 공모전에도 글을 써서 응모했다. 하지만 늘 구독자는 제자리걸음이고, '좋아요'도 늘 10을 겨우 넘긴다. 공모전에서는 늘 낙방하기 일쑤이다. 웹소설을 시도해 보았으나 결과는 같다.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왜 그럴까? 왜 내 글은 인기가 없는 것일까? 난 내 글이 참 재미있는데 왜 그럴까? 벤치마킹을 해볼까? 그런데 나와 비슷하게도 작가 본인의 일상과 그에 따른 감정을 글을 쓴 분의 브런치를 구독해서 벤치마킹 해보았다. 구독자도 점점 늘고, 댓글도 많이 달렸다. 우울한 일상을 써서 그런가? 부지런히 사는 일상을 써서 그런가? 내가 덜 우울한 걸까? 내가 덜 부지런하게 사는 것일까? 소재에서는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일까? 그렇다고 나는 우울한 이야기를 많이 쓰고 싶지는 않은데.... 그렇다고 더 부지런한 이야기를 쓸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내가 객관적으로 그분보다 덜 부지런하게 사니까...
다른 브런치를 구독해서 꾸준히 읽었다. 매일 글을 써서 올리시는 분이었다. 잔잔한 일상을 글로 표현해서 썼는데 동화를 읽는 것도 같고, 가끔은 동화 속 딴 세상에 와있는 것 같은 잔잔함이 느껴지는 글이었다. 사람 마음을 너무도 편하게 해주는 재주가 남다른 분이라고 생각을 했다. 선한 삶을 살고 있어서 그 선한 마인드가 글에 녹아지는 것 같았다. 지혜까지 묻어나니 감히 따라 할 자신이 없었다. 일단 난 그분만큼 선하지도 못하고, 그분만큼 희생적이지도 않으며, 그분만큼 지혜롭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또 다른 분의 브런치를 구독해서 읽기 시작했다. 아이를 굉장히 현명하고 지혜롭게 잘 키우신 분의 브런치였다. 음... 이 글은 그냥 따라 할 수가 없었다. 일단 지금 내 아이에게는 그런 성과가 없으며 그분처럼 기다림을 잘할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그분의 마인드와 기다림, 지지해 줌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른 분의 브런치를 구독했다. 그분은 심리적 묘사가 굉장히 섬세했다. 마치 시를 쓰듯, 소설을 쓰듯 섬세하게 표현해 나갔다. 섬세한 감정을 가진 작가님임을 단번에 알게 되었다. 그것은 재능이다. 누군가에게는 예민하다는 얘기를 들을지 모르겠지만 작가로서는 분명 장점이 아닐 수 없다. 태생이 다르다. 내가 배운다고 한들 그 한계를 극복할 수는 없을 것이다. 태생이 다르니 벤치마킹 불가하다.
그 밖의 다른 분들을 구독해서 정독하듯 글을 읽고 있다. 하지만 벤치마킹은 실패로 끝난 것 같다. 나는 내 글이 왜 인기가 없는지 원인을 찾지 못했다. 인스타도 왜 인기가 없는 것인지.... 한 가지 깨달은 게 있다면... 그것은.... 너무 나만을 위한 글을, 내 이야기만 있는 글을 쓴다는 것이다. 이 세상에 나 밖에 없느냐 그렇게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이게 공감을 일으키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을 해본다. 어쩌면... 이게 정답일지도 모르겠다.
올해도 브런치 프로젝트에 글을 써서 응모해 보았지만 역시나 떨어진 게 분명하다. 내 글의 단점을 어서 파악해야 할 텐데.... 나의 숙제이다. 때론 '뭐 그게 중요해? 쓰고 싶어서 쓰는 건데 뭐가 문제야?'라고 생각을 했다가... 곧바로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난 남들도 인정한 작가가 되고 싶어. 내 책을, 그것도 인기 책을 쓰고 싶어. 그리고 글로 돈도 벌고 싶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