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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usasi kang May 18. 2023

(3) 조바심이 나나요?

  앞서가고 있는 누군가를 보고 있으면 나의 처지와 비교가 되기도 합니다. 결코 행복하지 않은 감정들이 생겨나죠. 나는 언제 저곳에 도달할 수 있을까? 나는 맨날 왜 이럴까? 등 자신을 자책하고 깎아내리는 부정적인 감정들로 불행함을 느끼곤 합니다. 주변에서는 이런 상황에 조바심 내지 말고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라고 조언들을 합니다. 이런 말을 들으면 속으로는 '자기 일이 아니니 저렇게 말하지'라고 치부하고 말죠. 물론 자기 일이 아니니 완벽한 공감이 불가능할 수 있지만 사실 틀린 조언도 아닙니다.

  조바심에는 두 가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하나는 나와는 완전히 레벨이 달라 보이는 누군가를 보면서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며 느끼는 조바심, 다른 하나는 남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기 때문에 느끼는 조바심입니다. 전자의 경우는 끊임없는 남과의 비교에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친한 동료 4명이서 대화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런저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다가 누군가 대화 주제를 자동차로 바꿉니다. 그러자 옆에 있던 한 사람이 최근 외제차로 바꾼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차자랑을 시작합니다. '남자라면 적어도 40대 초반에는 외제차를 한 번 타봐야 돼. 국산차랑 정말 가속성능 자체가 틀려'라는 등의 말을 쏟아냅니다. 그 말을 듣고 있던 한 사람의 마음속에는 자신의 현재 처지를 한탄합니다. '나는 언제 외제차를 한 번 타보지? 하늘도 무심하시지'. 그렇게 대화가 끝나고 저녁 모임에 나갑니다.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그 속에서 누군가 이야기를 합니다. '나 이번에 건물 하나 샀어. 경매로 봐둔 게 있었는데 재수 좋게 내가 낙찰됐지 뭐야. 당장 팔아도 최소 1억 이상은 차액을 남길 수 있을 것 같아'. 이런 말들이 오가자 또다시 마음속으로 '나도 경매 공부를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밀려옵니다. 경매는 어떻게 해야 하며, 건물을 보는 노하우는 무엇인지, 권리 분석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이해할 수 없는 복잡한 말들을 쏟아냅니다. 그런 말들을 들을수록 마음은 복잡해져 갑니다. 자기만 뒤처지는 것 같고 이루어 놓은 게 없는 것처럼 느껴져서 초라해지기까지 합니다. 그렇게 모임에서 얼큰하게 취해 대리운전을 부릅니다. 집으로 오는 시간 동안 대리기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 대리기사는 낮에는 자신의 일을 하고 밤에 3~4시간 동안 대리운전 일을 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대리운전을 통해 과외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한 달에 200만 원가량 된다고 합니다. 그러자 액수를 듣고 귀가 솔깃해집니다. '한 달에 200만 원이면 정말 엄청난 액순데. 게다가 부업으로 200만 원을 더 벌 수 있잖아'. 이런 마음이 갑자기 일고 또다시 머리가 복잡해집니다. 그렇게 집에 도착해서는 다시 맥주 한 캔을 마시고 세상타령하며 잡니다. 술을 마셔서 그런지 빠듯하게 일어나 거의 지각 직전에 회사에 도착합니다. 이렇게 보낸 하루 중에서 자신이 부러워하던 일을 도전해 보고자 단 1분도 노력하지 않은 이 사람은 다람쥐 쳇바퀴 돌듯 그렇게 반복되는 삶을 살아갑니다. 그러면서 누군가를 부러워하고,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며 조바심을 느끼죠. 

  이런 류의 조바심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변화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눈과 귀로 들어오는 모든 자극에 반응하다 보면 우리의 뇌와 몸은 금세 피곤함을 느낍니다. 하고 싶다고 모든 일을 다 할 수는 없습니다. 일에도 우선순위를 매겨 꼭 필요한 것에 집중을 하는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조바심을 극복하고 무엇인가를 이루고자 한다면 포기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합니다. 저도 한 때는 공문에 이름이 빠지는 경우가 거의 없을 정도로 다방면으로 일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치열하게 살았지만 결국 특정 분야의 전문가라는 소리는 듣지 못했습니다. 적을수록 더 많아진다는 원리를 그때는 미처 몰랐기 때문입니다. 진심으로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싶다면 특정 영역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 길이 좁아 보이지만 깊이 들어갈수록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런 경험을 통해 주변의 자극으로 일어나는 마음의 고뇌도 덜어내고 조바심을 덜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후자의 경우(두 번째로 느끼는 조바심) 마음을 조금 편하게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조바심을 느끼는 사람의 경우는 대부분 주변으로부터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학생 집단에서는 영재들일 가능성이 높고요. 이런 사람들은 주변의 기대와 인정에 휘둘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타인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긴장하고, 걱정하며 조바심을 냅니다. 모두가 '너는 특별하니까 그 일을 잘 해낼 거야'라고 믿음을 줄수록 더욱 부담감을 느끼고 성공에 대한 조바심을 냅니다. 결국 심적으로 불편한 상태에서 일을 하게 되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없습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필요한 처방은 바로 '될 대로 되라는 식의 마음가짐'입니다. 한 사람이 모든 일을 잘할 수는 없습니다. 이 분야에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했으니 이 일도 잘 해낼 거야라는 믿음은 순전히 개인적 생각일 뿐입니다. 장사를 잘한다고 해서 경영까지 잘할 수는 없습니다. 많이 먹는다고 반드시 힘이 센 것은 아닙니다.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1등을 했다고 해서 발명까지 잘할 수는 없습니다. 남들의 기대와 시선은 잠시 흘러가는 바람에 불과합니다. 그런 바람에 너무 휘둘리지 않는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리고 실패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도 좋습니다. 미국의 정서는 실패를 성공의 밑거름으로 보는 경향이 짙습니다. 단 한 번의 실패도 없이 성공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세계적인 기업을 일군 일론 머스크, 워런 버핏, 스티브 잡스 등도 많은 실패를 통해 일어서 사람들입니다. 지금 실패는 더 큰 성공을 위한 바닥다지기 정도로 인식하면 좋습니다. 결국 시기의 차이지 계속 도전한다면 생각한 바를 이룰 수 있습니다. 

  조바심이란 일에 앞서 약간의 긴장감을 가질 수 있는 장점도 내포하고 있지만 너무 심하다면 인생을 불행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현재 자신이 느끼고 있는 조바심이 어떤 유형인지 잘 생각해 보고 조바심을 줄 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실천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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