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결정된 곳은 발트 3국 중 하나인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 Riga. 러시아의 영향을 받았으면서도 독자적인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으며, 특히나 텍스타일에 있어서는 화려한 색감의 벙어리장갑이 유명한 나라다.
핸드메이드 벙어리장갑
여행지, 여행 스케줄, 방문 장소, 숙소 등 여행의 모든 것은 카펠라고든 텍스타일 학과 학생들 모두가 다 함께 결정했다. 여행지가 가장 큰 화제였다. 울이 유명한 아일랜드, 스웨덴 친구들에게는 텍스타일 드림과 같은 나라 일본, 자연경관 하나로 다른 것이 필요 없는 페로 제도가 최종 후보로 올랐다. 나야 어디를 가든 상관없어서 혼자서는 계획해서 가기 어려울 것 같은 페로 제도를 골랐다. 혹시나 일본에 가게 된다면 한국에 잠깐 들릴 결심도 했다.
그러나 결정된 곳은 스케줄과 재정상의 이유로 발트 3국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중 라트비아다. 라트비아는 들어본 적도 별로 없는 나라라 미지의 세계에 가는 듯 여행이 매우 기다려졌다. 학교에서는 몇 달 전부터 라트비아에서 방문할 울 공장, 리가 예술대 등에 연락도 취해놓았고, 스웨덴 정부 장학금도 받았다.
드디어 떠나는 날! 새벽 5시에 일어나 가방을 챙겨 첫 차를 타러 학교 앞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안개가 심하게 껴 앞도 잘 보이지 않는 추운 아침이었다. 기특하게도 아무도 늦지 않고 제시간에 나타났다. 항상 늦잠 자는 독일 친구 파울라까지.
선생님과 친구들이랑 같이 클래스 트립이라니 학창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라 매우 들떴다. 기억에 남는 수학여행지는 어디였더라, 가물가물하다. 이제 이 라트비아 여행을 마지막 수학여행으로 기억해야 할까? 욀란드를 벗어나 칼마르에서 기차를 타고 코펜하겐 공항에 도착하니 날씨가 화창해졌다. 우리가 타고 갈 비행기는 작은 경비행기였다.
한 시간 반을 날아 도착한 라트비아의 리가 공항은 국제공항이라 믿을 수 없을 만큼 작고 아담했다. 공항에서 시내 센트럴 기차역까지는 버스로 30분이 걸렸다. 리가의 면적은 324 km2, 인구는 63만 명이다. 참고로 서울의 면적은 605 km2, 인구는 약 천만명으로 리가의 두 배밖에 되지 않는 땅에 15배가 넘는 인구가 복작복작 살고 있는 셈이다.
일단 짐을 풀고 다음 일정으로 넘어가기로 해서 숙소로 향했다. 날씨도 따뜻하고 도시도 구경할 겸 숙소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기차역 근처 번화가라서 그런지 아직까지는 별다른 특색이 없어 보였다. 앞으로 4박 5일. 텍스타일 테마로 가득 찬 보람 있는 여행이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