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와 서평 모음집
인생의 아주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가 몇 있었는데, 그중 남자 친구들은 결혼 후 자연스레 멀어지게 되었다.
애인이었던 남자들 중 딱 한 명만 지금껏 친구로 남아 있는데, 인생의 어는 한 순간에 깊은 대화로 서로를 이해받았다는 이유로(더 이상 애인이 아니더라도) 여전히 마음속에 가장 가까운 방을 내주고 있다.
작가는 운 좋게도 대부분의 옛 애인들과 친구 사이를 유지하고 있는데, 무척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해 한 해 지날수록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시간에 대한 허무함과 상태를 변화시키는 데 무력감이 커져 가는데, 작가의 신뢰 깊은 그런 관계들이 부럽지 않을 수가 없다.
내 인간관계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믿을 수 있는 사람을 굳이 리스트로 만들고 싶진 않지만, 그렇게 분류를 하는 것이 오히려 그들에 대한 예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스쳐 가는 고객이나 얕은 유대를 가진 동기들에게 내가 지나치게 애쓰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내가 사랑하고 믿는 가족과 친구들에 대한 예의 없는 행동이지 않을까.
쓸 수 있는 에너지는 한정적인데 나에게 더 소중한 관계를 남는 에너지로 채우고 싶지는 않다.
여성 친구에게 빚을 지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알고 있었다. 나 자신을 포함해서 그녀들에게는 손톱만큼의 악의도 없지만 일을 확대하거나 축소하는 경향이 있다. 사소한 선물에 과도하게 감격하거나 별생각 없이 큰 희생을 치르기도 하고.
여성 친구들(상사 포함)과의 관계가 남자들의 그것보다 사뭇 불편하다는 기분이 들 때가 있는데 딱 위의 이유다.
특히 여자 상사를 모시는 것은 남자인 부하직원보다 여자인 부하직원에게 더 힘들고 고된 일일 수 있는데 그것도 딱 위의 이유다.
오묘하고 복잡한 여자들의 인간관계,
고수가 되는 그날이 오려나, 궁금하다.
그동안 소중한 사람들에게 더 애를 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