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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노을 Jan 12. 2024

시어머님과 함께 열흘

집에 있어도 집에 가고 싶은 집순이

시어머님과 열흘





집순이 집콕



































시어머님과 열흘 보낸 이야기



내향인은 충전이 필요해
집에 있어도 집에 가고 싶은 집순이


코엑스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 4일간의

행사를 미치고 온몸이 너덜너덜한 상태

이번에 안 쉬면 다음 페어가 더 힘들어

질 것 같아 무조건 쉬기로 마음먹었죠.


그런데 지난해 말 무릎 수술 후 재활까지

잘 마치고 부산으로 가셨던 시어머님의

전화에 "아.. 쉬기는 글렀구나" 싶었아요.



시어머님이 점잖은 분이시지만

통원치료와 간병, 샤워, 식사를

챙기면서 신경 쓸게 많더라고요.


일찍 독립해서 그런지 친정엄마와도

오래 같이 있어도 얼른 집에 가고

싶어 하는 편인데, 시어머니와 함께

생활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았어요.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나의 공간이 없어지고,

할 수 있는 일이 없고,

내 몸 하나 쉴 곳도 없고,

스트레스와 힘듬에 치여

우울함이 밀려왔어요.



우울함에 빠져 신세한탄만 하면

스트레스가 더 커질 것 같아서

부정적인 생각을 걷어내고

안 되는 일은 흘러가게 두었죠.

나를 위해 좋은 생각만 하기로

마음먹고 틈틈이 시간이 날 때

바로 수 있는 일들을 했지요.



지금은 상황이 다 종료되어서

나만의 공간과 일상을 다시 찾았고

다 내 것인 양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에

진심으로 감사함을 느끼게 되었어요.






각자의 방이 필요해


부부가 결혼해 함께 지내는 것도

좋지만 각자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이 있으면 서로 간의 존중감도

생기고 각자의 시간을 소중히 쓰며

따로 또 같이 더 좋은 것 같아요.



오랫동안 집순이 프리랜서로 일하며

집에만 있었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나만의 작업공간, 작업실에 대한

로망이 간절함으로 바뀌게 되었고

더 구체적으로 상상하게 되었답니다.






엄마들은 왜 방이 없을까?


예전에 읽었던 도서 <예술하는 습관>에서

성공한 여성작가들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중에서 엄마가 되고 자신의 길을 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 인상적이었어요.


"

글을 쓰려면 나만의 방,

내 방이 있어야 해요.

매일 3시간 글쓰기 이 글을 쓰면서 적어도

열두 번은 글쓰기를 중단했어요.

한 번은 생선장수한테서 생선을 사려고,

또 한 번은 출판업자를 만나려고,

그다음에는 저녁식사로 차우더 수프를

끓이려고 부엌에 들어갔어요. 지금은

단단히 마음을 먹고 다시 글을 쓰고 있죠.

 그런 결심 덕분에 항상 글을 쓸 수 있어요.

이건 마치 물결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 같죠.

- 예술하는 습관 / 해리엇 비처 스토

"


그림을 그리기 위해 열두 번은 중단해야

할 일이 생기는 것이 엄마이고, 그래서

혼자 있는 시간을 더 목숨처럼 아끼며

쓰게 됩니다. 조금이라도 내가 마음먹은

그 결심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마음을

다잡으며 말이에요. 하지만 체력적으로

힘들면 어쩔 수 없이 늘어지게 되곤 해요.



"

이런 말을 하기는 아주 쉽죠.

“음, 오늘 일진이 나빠. 아이들은 말을

잘 안 듣고, 부엌은 문질러 닦아야 하고,

하지만 내일은 더 나을지도 몰라.”


다음 주나 아이들이 좀 더 크고 나면 더 나을

거야라고 자신을 다독일지도 모르죠.

그러다가 결국에는 자기 계발에 손을 놓고 말아요.

방해를 받더라도  자신이 하는 일을 놓지 않으면

이면에서 아이디어를 키워나갈 수 있죠.

사실은 그게 훨씬 더 빨리 성숙해지는 길이에요. 

조각할 시간은 적어질지 몰라도

항상 조각을 했던 것처럼 그와 똑같은

비율로 성숙해질 수 있죠.

- 예술하는 습관 /바버라 햅워스

"



아이들이 아프거나, 남편이 다치거나,

집안의 대소사로 신경 쓸게 많지만

미루거나 포기하지 말고 방해를

받더라도, 비록 적은 시간일지라도,

나의 일에 우선순위를 두고 묵묵히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것.

지금 내가 나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하고 싶네요.




여러분들은 자신만의 공간이 있나요?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안전한

나만의 공간에 대한 로망이 있다면

댓글로 함께 나눠 주세요^^





@mimir_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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