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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고지리 Apr 24. 2022

골다공증에 무너지지 않으려면

우리 국민의 90%가 비타민D 부족이다

나무가 오래되면 속이 빈다. 오랜 세월 꽃피고 열매 맺어 온몸으로 주기만 하다가 노쇠해지면 고목 등걸만 남긴 채 생을 마감한다. 사람도 나이 들면 뼛속이 빈다. 아이 낳아 기르고, 교육에, 결혼까지 시키느라 뼛속깊이 다 닳으신 부모님의 몸이 성할 리가 있겠는가. 몸을 지탱하는 뼈가 약해지면 작은 충격에도 부러지기 쉽고, 등이 굽거나 키도 작아진다. 넘어져 엉덩이뼈(고관절)라도 골절되면 회복은 쉽지 않고 몸을 움직이지 못하다가 세상을 뜨시기도 한다. 소리 없이 진행되는 침묵의 질환 골다공증(骨多孔症), 평소에 모르고 지내다가 사고를 당하면 그때서야 알게 되는 것이 보통이다. 국민의 절반이 골 감소증으로 시작하여 골다공증으로 진행된다니 젊은이는 물론 중년 이후의 모든 사람이 경각심을 가져야 할 일이다. 질병청 조사에서는 우리 국민의 90%가 뼈의 건강과 직결되는 비타민 D가 부족하다니 놀라운 일이다. 만 65세 이상의 여성이나 70세 이상의 남성은 골밀도 검사 시 보험이 적용된다. 65세 미만이라도 심한 저체중이나, 40세 이전 조기 폐경의 경우도 보험적용이 가능하므로 주저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1. 내 경험

옛말에 ‘서당 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라고 했다. 나는 골다공증을 진단받아 3년간 약을 먹으며 고심하다 보니 절반은 의사가 된듯하다. 매주 한 알씩 아침 식전에 먹는 것은 고역이었다. 속이 빈 상태에서 약을 먹어야 흡수 효과가 높다고 하나, 먹고 나면 속도 쓰리고 아침부터 기분조차 우울했다. 세계 보건기구(WHO)에서는 ‘인체의 골량이 감소하고 골 내부 구조들이 약해져 부러지기 쉬운 상태’를 골다공증이라 하였다. 사람은 20 ~30대에 최대의 골량을 갖다가 나이가 들수록 감소한다. 골량의 감소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작은 충격에도 골절되기 쉬운 상태가 된다. WHO에서는 골다공증 판단에 T값(T-score)이라는 기준을 제시했는데, –1에서 1까지가 정상이고, -2.5 이하를 골다공증이라 한다. 칼슘은 뼈의 구성성분이며, 이것이 부족하면 골다공증의 주요 원인이다. 골다공증이 심하면 재채기만 해도 골절이 된다고 한다. 나의 80대 고모님은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반갑다고 꼭 안는 바람에 ‘우두둑’ 소리 내며 갈비뼈들이 골절되어 오랫동안 고생하셨던 일도 있었다.       


2. 여성만의 질환인가

남자보다 여성에게 많은 증상인데, 여성은 폐경 이후 호르몬의 변화로 골다공증이 온다. 여성에겐 에스트로겐 호르몬이 뼈를 보호하는데, 폐경 후에는 호르몬 결핍이 골밀도를 감소시켜 골다공증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여성이 남성보다 5배 정도 많으니 여성질환으로 알려졌다. 70세 이상 여성 10명 중 7명이 골다공증 환자라니 그럴 만도 하다. 그러나 남자에게도 50세부터는 노화로 인한 골다공증은 온다. 우리나라 성인 중 골다공증 환자는 5명 중 1명이라 하며, 골 감소증은 2명 중의 1명이라니 누구나 방심할 수 없다. 젊은 여성층의 경우 무리한 다이어트로 영양 부족에서 골다공증이 오기도 한다.      


3. 증상

과거에는 골다공증이 있더라도 골절이 오기 전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다고 하였다. 하지만 요즘은 골절이 아니라도 골다공증이 심해지면 그 자체로 통증이 올 수 있다고 밝혀졌다. 나이 들면서 골밀도는 매년 낮아지므로, 중년에는 정기적인 골밀도를 점검해봐야 한다. 골다공증의 위험은 골절 가능성이다. 척추손상이 가장 흔하고, 손목, 고관절, 어깨뼈에 주로 발생한다. 고관절이 골절되면 통증으로 움직임이 어려워 누워있게 된다. 이런 상태가 오래되면 심폐기능이 저하되고, 욕창이 생겨 고통이 가중된다. 한번 골절되면 재 골절률도 증가하므로 적극적인 관리가 요망된다. 노인이 만성적인 허리 통증을 느낀다면 X-ray나 골밀도 검사로 골다공증 여부를 알아봐야 한다.         


4. 치료

골다공증은 약물치료와, 칼슘 비타민D 보조제 치료가 병행된다. 약물은 먹는 약과 주사제가 있다. 칼슘은 1일 800~1000밀리 섭취를 권장하고, 비타민D는 1일 800 unit를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햇볕을 통하여 비타민D가 생길 것으로 알지만 여름에 선크림을 바르거나 얼굴을 가리면 햇빛으로부터 생성되는 효과는 극소량이다. 폐경 후의 여성중 갑상선 관련 약이나 스테로이드 제제를 먹는 경우는 평소에 골밀도 검사로 위험도를 파악해야 한다. 나는 3년 동안 약을 먹을 때 속이 쓰렸고, 치과에서는 오래 먹으면 턱뼈가 녹아내린다 하여 3년 만에 복용을 중단하였다.       


5. 예방

건강한 뼈는 선천적으로 타고나거나, 아니면 몸에 체중이 실리는 꾸준한 운동으로 뼈를 자극해주어야 한다. 가족 중 골다공증 환자가 있다면 더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한다. 평소 운동으로 근력을 기르고 칼슘과 비타민 D를 복용하면 골다공증은 예방할 수 있다. 비타민 D는 장에서 칼슘의 흡수를 도우며 면역력 강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낙상 예방을 위해서 균형감각 유지와 근력 향상, 골량을 증가시키는 운동이 매우 중요하다. 빠르게 걷기, 계단 오르기, 줄넘기 등 체중부하 운동이 좋다. 주 3~5일 정도 하루 30분 이상 해야 한다. 무릎 관절이 좋지 않으면 실내 자전거나 수영을 권장한다. 골 감소증(T값 1에서-1) 상태에서부터는 골다공증 관리를 해야 한다. 음주나 흡연은 골다공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비만의 경우는 체중의 무게로 중력을 많이 받아 골다공증 위험이 적기 때문에 몸이 가벼운 사람은 근육량을 늘려 체중을 불려야 한다. 칼슘 공급에 좋은 식품은 우유, 등 푸른 생선, 두부, 해조류 등이다. 비타민D가 많은 음식으로는 생선 기름, 간유, 연어, 계란 노른자, 버섯 등이다.  


부모님들은 자식들 기르느라 온몸을 다 바쳐 고생하시다가 늙고 병들면 어느 날 갑자기 우리 곁을 떠나신다. 노인이면 누구나 뼈가 약해지므로 평소에 점검하고 관리하여 노후를 편안히 해드리는 게 자식 된 도리이다.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골다공증은 갈수록 심해져 사회경제적인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개인은 물론 정부에서도 적절한 대비를 보다 강화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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