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맞는 자외선 차단제는?
원래 고운 피부는 타고난 복(福)이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깨끗하고 탄력 있는 피부를 소망한다. 검든 희든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피부를 내 맘대로 고칠 수는 없는 일이고, 현재의 상태라도 잘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초여름 날씨가 다가오면서 피부 보호를 위해 자외선(紫外線) 차단제(遮斷製)에 신경 쓸 때이다. 여성들은 일상적으로 사용 중이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남성들은 그냥 지나치면서 피부 노화에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열대지방으로 일 나갈 때는 공항 면세점에서 선크림 하나씩은 구입하여 현지에서 사용하곤 했는데, 코로나로 발길이 묶인지도 오래되었다.
피부과 의사들은 자외선 차단제는 계절과 상관없이 매일 꾸준히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겨울에서 봄, 그리고 여름 날씨로 변하면서 적절한 자외선 차단제로 피부를 관리하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7월이 자외선 지수가 가장 높은 시기이지만 자외선이 급증하는 시기는 봄철 3~4월이다. 피부 노화의 원인인 ‘자외선 A’는 계절과 무관하게 유지되어 자외선 차단제는 여름철에만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비 오고 흐린 날에도 맑은 날의 70% 정도의 자외선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내에서도 사용해야 한다. 유리창의 두께가 3mm 이하일 때나 얇은 커튼으로는 자외선 A가 모두 통과된다. 이때는 자외선 차단 필름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긴 하다.
옷으로 가려지지 않는, 햇빛에 노출이 취약한 손이나 목에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며 얼굴 중에서도 코나 입술처럼 튀어나온 부분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옷으로 가려졌다고 자외선이 차단되는 것은 아니다. 피부에 달라붙은 옷보다 헐렁하게 입는 것이 좋으며, 물가에서는 토시나 챙 있는 모자를 착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요즘에는 마스크를 착용하여 자외선 차단 효과를 기대하는데 면 마스크 효과는 미미하다.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야 하는 이유는 자외선이 인체에 좋은 점도 있긴 하지만 피부암이 유발되며 피부 노화가 빨라지기 때문이다. 태양광선은 파장에 따라서 자외선, 가시광선, 적외선으로 분류된다. 자외선은 다시 A, B, C로 구분하는데 자외선 C의 파장은 가장 짧아 지구 표면까지 도달하지 못한다. 그러나 중간파장인 자외선 B는 유리창에 차단되고, A는 파장이 길어 지구 표면에 도달하는 량이 많아 사람 피부 진피층에 침투하고 유리창도 통과하여 피부 건조, 주름 등 노화의 원인이 된다. B는 파장이 짧아 피부 두피층에 붉은 화상을 준다.
사람은 햇빛의 자외선을 통하여 비타민 D를 얻는 이점도 있다. 식품으로 섭취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얼굴이 아닌 다리 등의 신체 부위를 자외선에 노출시키는 것이 좋다. 하루 중 자외선이 강한 때는 오전 11시에서 오후 2시이므로 이때를 피하여 하루 10~15분 정도 자외선을 쪼인다. 이렇게 체내에 생성된 비타민 D는 2주 후에는 농도의 절반이 사라지므로 규칙적으로 햇빛을 받아야 한다.
자외선에 의한 피부 변화는 갑자기 강한 자외선에 노출될 때 화상, 색소침착 등 급성으로 나타난다. 만성 반응은 피부 건조, 거칠어짐, 깊은 주름, 검버섯이 생기는 피부 노화 현상이다.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면 바르지 않았을 때보다 97%의 차단 효과가 있다 하니, 피부 보호에 가장 쉬운 방법이다. 요즘 생산되는 선크림은 피부를 촉촉하게 해주는 등 자외선 차단 효능이 다양해졌다고 한다.
나는 SPF나 PA를 구분할 줄 몰랐다. 자외선 차단제 SPF는 자외선 B를, PA는 자외선 A의 차단제라는 것을 근래에야 알았다. PA의 경우 수치가 아닌 +표시가 있는데 이것이 많을수록 차단 효과가 강하다는 뜻이다. 남성은 매일 면도를 하므로 피부에 상처가 날 수 있어 SPF 수치가 높은 것은 자극이 되므로 30 정도의 수준이 적당하다. SPF지수가 높을수록 차단 시간이 길어지는 것인데, SPF30은 7~10시간의 차단 효과가 있다고는 하나 현장에선 그렇지 못하다. 우리나라에서는 SPF50 이상은 표기가 되질 않아 SPF 100이라면 SPF50+로 표시하고 있다.
자외선 차단제는 일상생활용과 야외활동용으로 구분된다. 일상생활용으로는 다기능 색조, 보습 화장품이며, SPF20~30 정도가 적당하다. 물놀이나 야외에서 땀을 흘릴 때는 물에 강한 화장품을 사용하며 SPF30~50 제품이 적절하다. 차단 지수와 상관없이 2~3시간마다 덧발라야 하는데, 땀이나 피지, 바람으로 피부에 남는 량이 거의 없어지기 때문이다. 사용하다 남은 것은 유통기간이 경과하면 효과도 없을 뿐 아니라 변질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선크림을 바를 때는 외출 30분 전에 손가락 끝으로 두드리며 바르는 것이 효과적이다.
피부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은 인체 어느 부위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다. 강한 햇빛에 장기간 노출됐을 때는 예기치 못한 심각한 증상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지구온난화에 이은 환경오염과 미세먼지 영향으로 우리 피부는 위험에 노출되고 있음을 상기해야 한다. 젊은이든 중년이든 자기 피부를 보호하는 것은 사치가 아닌, 매우 중요한 건강관리 과정이다. 많은 사람들은 여름에 야외에 나갈 때나 바르는 정도로 인식해 왔지만 4계절 내내 사용해야 하는 필수 화장품으로 생각을 바꿔야 할 때이다.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야외활동도 많아질 테니 나에게 맞는 자외선 차단제를 잘 선택하여 건강한 피부를 유지하길 바란다. 이젠 나도 선크림을 사랑하며 아기 볼 같은 피부로 만들어 보려는 것은 과욕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