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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고지리 May 08. 2022

부처님 오신 날, 구원사

대한불교 천태종 총본산 

오늘은 부처님 오신 날(음 4월 8일) 5월 8일이다. 석가모니가 이 세상 온 누리에 광명을 내리시는 날로 불자들은 물론 일반인들도 사찰을 찾아 예불을 올리며 소원을 비는 날이기도 하다. 우리 가족은 초파일 하루 전날 대한 불교 천태종의 총본산인 충북 단양의 구인사를 찾았다. 단양읍에서 자동차로 20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하고 있는 구인사는 예상외로 큰 규모이다. 나는 가족의 건강과 이 땅에 평화와 번영을 기원하면서 가파른 구인사 길을 올랐다.    

구인사는 1945년 착공하여 1966년 완공된 대한 불교 천태종 총본산이다. 한 번에 1만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최대의 법당이 있으며 목조건물인 대조사전, 사천왕문과 국내 최대의 청동상인 사천왕상이 있다. <출처 : 단양군 홍보 팸플릿>     


한국 불교계의 종파는 크게 조계종과 천태종으로 나뉜다. 천태종은 혼란스러웠던 불교계를 통합할 목적으로 고려 시대부터 이 땅 위에 뿌리를 내렸다고 하니 오랜 역사를 가히 짐작할만하다. 중국 천태종 법맥을 계승하는 불교 종단이다. 11세기 고려 시대 대각국사 의천은 송나라에 유학하여 가르침을 배운 후 이 나라에 천태종을 창건한 때가 1097년이라 한다. 오늘날 천태종은 애국 불교, 생활불교, 대중불교라는 3대 지표를 정하여 중생 구제를 실천하고 있다.

    

                              구인사 입구에 전국으로 연결되는 직행버스 터미널과 우체국    

                                                    구인사로 향하는 오르막 입구.

      

구인사 입구에는 전국 각처로 연결되는 직행버스 터미널이 있고, 우체국도 있었다. 주차장에서는 구인사를 찾는 불교신자와 관광객을 위해 미니버스를 구인사 입구까지 두 시간 간격으로 운행하고 있다. 이곳 입구에서부터는 걸어서 올라야 한다. 구인사 정상까지는 경사진 지형으로 천천히 걸어야 한다. 건강한 사람은 문제가 없지만 노인들에겐 쉽지 않은 길이다.    

                                                              소백산 구인사 입구


부처님 오신 날을 알리는 플래카드가 구인사 정문에서부터 경축 분위기를 살리고 있다. 절을 찾는 불자들과 일반인들은 일주문을 통과하면서 속세의 번뇌를 벗어나 보려 마음을 가다듬는다. 한국불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조계종 사찰에서의 목탁소리와 스님의 불경 소리도 울리지 않았다. 염불 중심의 의례보다는 생활 속에서 자비를 실천하는 생활불교임을 느낄 수 있다.         

                            구인사 오르는 길 첫 건물 관성당은 템플스테이와 교육장이 자리하고 있다.      


구인사 템플스테이는 특히 외국인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스님과의 차담, 108배 염주 꿰기, 명상, 소백산 걷기 등의 체험과 자연과 함께하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이곳에서 정상의 대조사전까지는 걸어서 20여 분 정도의 오르막길이며, 산의 양측에 줄지어 들어선 사찰 건물들은 5~6층의 웅장한 규모로 방문객들을 압도하였다.    

                                                  구인사 오르는 길 천왕문이 웅장하다.         


               천왕문에서 안쪽을 향해 바라보는 인광당, 대웅전, 관음전 건물들에 압도당하다.     

               경내 여기저기에 걸린 연등들이 중생들의 소망을 담고 불을 밝히고 있다.          


마침내 구인사의 꽃, 대조사전으로 향하는 광명문, 이곳의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여 7층에 오르면 구인사 정상 대조사전에 이른다.   

  

'상월 원각'대조사님은 설법에서

"큰 소유는 무소유에 있다.

모든 것은 소유하지 않는 자라야

비로소 일체를 소유할 수 있느니라"라고

'무소유가 소유'임을 강조하셨다. 이 같은 무소유의 정신은 법정 스님의 사상과도 상통한다고 생각했다.    

















해발 500m 정도로 추정되는 구인사 정상의 넓은 광장에 대조사님 탄신 100주년 기념 법등과 해설문      


천태종 승려들은 개, 닭, 달걀을 먹지 않는데 닭은 신장이 환생한 동물이라 하여 금기시하고 있다. 천태종을 중흥한 상월 원각 대조사께서 닭이 우는소리를 듣고 깨달음을 얻었다 하여 닭을 영물로 여기고 있다 한다. 또한 구인사의 지리적 형태가 닭이 알을 품는 풍수지리이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대조사전 앞 넓은 광장 모든 연등들은 닭으로 장식한 조형물에 매달려 있고 연등엔 유명 정치인, 기업인들의 이름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대조사전을 지키고 있는 12 지신 상들의 위용


구인사 정상에 우뚝 솟은 대조사전의 위용과 광장을 가득 메운 연등들. 이곳엔 수많은 유명 인사들의 소망이 매달려 있다.

      

대한 불교 천태종의 천태사상은 학문과 수행을 겸비한 새로운 독특한 불교정신을 전파해 왔으며, 한국의 불교를 모두 아우르고 통합하고자 하였다. 그동안 무수한 국난을 슬기롭게 이겨내는 국민적 종교사상의 전파와 대한민국 불교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해 왔을 것으로 본다. 그런 생각에 금년 4월 초파일에 구인사를 찾아 참배하며 기원했던 것은 나에겐 의미가 깊다. 대통령 당선인의 부인 김건희 여사도 며칠 전 이곳 대조사전을 참배하면서 고승님들을 만났다 하여 더욱 유명해진 곳이다. 천태종 총무원장은 무원 스님이시다. 금년 부처님 오신 날엔 이 세상에 평화와 번영의 광명을 내려주시는 특별한 날이 되기를 기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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