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화는 다치지 않았구나
ㅡ아침 평일 미사를 다녀오던 길목
공원의 꽃들이 궁금하였다
나의 사랑스러운 새순들이
그날 따라 더 보고 싶어 졌다
7월부터 핀 백일홍꽃이 방긋 웃으며 빨강노랑으로 피었다 가을꽃들을 보기 위해 공원산책길에 8월의 꽃씨를 뿌렸다 옆 돌틈사이 흙을 비집고 뿌렸던 꽃씨들의 새순이 공원산책길,
돌계단옆으로 올라왔기에 부지런히 물을 주었다
보름이 지나자 아주 싱싱하게 자라나서 꽃봉오리를 맺을 찰나였었다
공원아르바이트생이 나타났다
야생화 군락 속 으로 들어갔더니ᆢ
(개망초 와 달맞이꽃이 멋지게 어우러져 피어 있었다)
"요놈들 너희들 잡초 맞지? 뽑아버리자!"
"요놈을 그냥 싹둑 가위로 잘라버리자!"
얼마나 무서웠을까?
잡초와 백일홍 채송화를 전혀 구별 못하는 아르바이트생 !
재건축되기 전 까지는 우리 아파트 내의 공원 땅이었지만
재건축이 되는 바람에 기부채납으로 구청땅(서울시의 땅)이 되었다
시민 공원이 된 돌계단길은 야생 잡초와 풀꽃들로
어우러저 예쁜 산책길이 되었다
이제는
우리 아파트의 주민동의 필요 없이 그냥 민원이 들어오면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해서 잡초 같아 보이면 뽑는다는 것이었다
코스모스 가 군락을 이루며 돌틈사이로 자라나고 있다
개망초와 강아지풀의 군락은 다 없어졌네ᆢ"
"어 ~??, "그래도 꽃을 피운 몇 개는 골고루 살려 뒀네~"
급한 마음에 조금이라도 살리고 싶어 돌틈사이를 비집어 봤지만 뿌리째 뽑혀 있는 어린순들은 이미 말라 있었다
내가 너무 늦게 발견한 탓으로 가까스로 몇 개를 일으켜 새우며 물을 주었다
저녁 산책길이었다
절망은 이르다
그 옆자락에 다시 꽃씨를 조금 뿌렸다
"가을이 오는 10월 초에 만나자
지구사랑 나의 꽃들아~"
' 아르바이트생들의 실수로 나의 지구사랑 '야생화'는
슬피 울며 죽어갔구나'
살아있는 야생화들은 기가 다 죽으며 군락이 흩어져버렸다 뽑히지 않은 백일홍 옆의 강아지풀과 개망초 몇 뿌리라도 살리고 싶어서 백일홍 돌틈사이에 조용히 숨겨 심고 물을 주었다
"부디 살아나서 더욱 사이좋게 지내거라"
꽃만 있는 것보다 강아지풀과 개망초가 함께 친구 되어 있어 줘야 더 잘 어우러지는 공원길이 되기 때문이다
눈물이 났다
"왜 잡초라고 꼭 잘라내야 하는지
야생화꽃들도 사랑스럽고 이쁜데ᆢ"
아파트 주변 공원에 잡초가 너무 많이 자라 나고 있다고
민원이 빗발쳐서 아파트공윈 사이사이 길가 돌틈까지 꽃과 잡초 등등 함께 다 잘라내고 심지어 뿌리째 뽑아버렸단다
그것은 '그들의 매뉴얼'이라고 하였다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왔다 아르바이트생들은
꽃과 잡초를 구분하며 뽑기가 힘들고 번거로와서
전동기계로 밀어버리는
" 매뉴얼 대로 일을 한다"고 하였다
" 아 ~어떡하나?
나의 지구사랑꽃들아~ 강아지풀~ 채송화야~
백일홍과 코스모스
야생화야 ~개망초야~"
하나하나 이름을 불러보았다
아직 미약하게나마 몇 개의 꽃송이들이 살아서 다시 피어날지는 모르겠지만
매일 너희를 위하여 물을 주마
제발 살아있어라
"이제 가을꽃들은 없는 거니?"
"아직 잘리지도 뽑히지도 않고 버티고 서있는 백일홍과 채송화는 왜 아무 말을 못 했니? "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예쁜 몸짓으로 말을 걸었더니
그만 지나가버렸구나"
"그래 좋아! 하는 수 없지! 너무 야속하고 아쉽구나!"
돌틈사이로 가을 국화꽃씨를 뿌렸다
아파트 공동 현관 앞 둥근 흙베란다에
가을꽃씨를 뿌리며 나는 속삭였다
" 내가 너희들을 가을까지 꼭지 켜 낼 거야"
베란다 화분에도 가을꽃씨를 뿌렸다
"너희들은 야생에 뿌려지지 않아서 다치거나 뽑혀서 억울할 일은 없을 거야 내가 지켜주는 거니까"
"파이팅!! 나의 지구사랑 꽃들아 "
사랑의 야생화 야~~^^
뿌리만 이라도 살아 있어라
예쁜 몸짓으로 좀 말렸더라면 하는 아쉬움,
동료가 잘리고 뽑힐 때 너무 무서워 숨죽여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너희들, 얼마나 무서웠을까?
나의 지구사랑용사들아!
다시 일어나자!
힘내자!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