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이면 나는 유난히 많이 아프다
오늘 따라 단풍이 더 깊게 물들었다
가을비가 촉촉히 내리는 11월은
나의 생일달이고 김장철이다
매년 연례행사처럼 이번에도
몸살이 났나 보다
목이 마르고 아프더니 코까지 훌쩍인다
찬바람이 불어오면 유난히 이비인후과적으로
단단히 고장이 나는 내 몸이다
김장하다가 배 아파서 화장실에서
나를 낳을 뻔했다는
어머니!
"피식" 웃음이 난다
만화 같은 나의 생일이
김장하는 날이었다
이 맘 때면
내 몸에서
이상한 변화가 온다
아무리 잘 먹고 운동하고
조심하고 예방주사를 맞아도
꼭 혹독한 몸살감기를 치르고야 만다
최소한 일주일은
아파야 액땜하는
늦가을과
초겨울 사이 김장철이 다가왔다
올해 도 연례행사로
생굴절임과
배추겉절이와 보쌈은 먹어야 하지 않나
그런데 해가 갈수록
점점 더 아프다
몸이 녹아내리는 기분이다
올 김장은 또 언제 할까
빨리 생일 감기 몸살이
끝났으면 좋겠다
아아 겨울 김장
배추 겉절이가 먹고 싶다
"왠지, 보양이 될 것 같구나!"
다시 옛 날처럼 나를 살려내고 감기몸살에서
해방되고 일어나게 해 줄 것 같아ᆢ기대부터 해 본 다
올해는 김장이 부쩍 겁이 난다
이러다가 몸져누울까 봐
걱정이 된다
생일이 오면
나이 한 살씩 더 먹어 간다는
것이 두렵다
나를 붙잡기가 힘든다
찬바람이 불어올 때면 몸이 뻣뻣하고
굳어지는 느낌이다
겨울을 뛰어넘고 이른 봄을 빨리
만나고 싶다
오늘도 추위가 온몸에 불어온다
링거를 맞고 일어나야 할까?
올해는 김장을 하지 말까?
김장 안 하려고 하는데
김장겉절이와 돼지보쌈 굴무침
오~군침이 돈다
몸살감기로 누웠어도
꼭 먹고 싶다 더 먹고 싶다
연례행사처럼 아팠던 몸이
툭툭 먼지 털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건강하게 다시 일어날 것 같다
아름다운 단풍을 보러 다니느라고
더 몸 살이 난 김장철이 생일인 나는
귀신에 홀린 듯 가을 행사에 유난히도
많이 참석하였기에 이제 그만
가을 단풍여행을 접고
절임배추 10Kg 겉절이만 조금 해 볼까 생각 중이다
그리고 푹 쉬자!
내 몸 은 나 스스로 지켜야 하기에
쓸데없이 친정엄마 탓을 하는구나,
에잇!
그러지 말자!
그러면서 내 발길은 김장시장을 향하여
달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