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연이은 악재에 흔들… 투자자들 'D의 공포' 재현되나
일론 머스크, 오픈AI 인수 선언에 주가 16% 하락
테슬라 주가가 1주일 새 16% 넘게 급락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오픈AI 인수 시도와 미국 정부 혁신 작업 집중, 그리고 중국 전기차 기업 BYD의 거센 추격 등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전날보다 6.34% 하락한 328.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한 달 전 최고가였던 479달러에서 31% 이상 빠진 수치다.
투자자들은 머스크 CEO의 'D의 공포(Distracted, 즉 집중력 분산)'를 지적하며 불안감을 표출하고 있다. 이는 과거 트위터(현 X) 인수 당시에도 테슬라 주가가 33% 하락했던 사례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를 위해 테슬라 주식을 대규모로 매각했으며, 이번 오픈AI 인수 추진 역시 비슷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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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의 자율주행 공세… 테슬라 FSD 가격 경쟁력 약화
중국의 전기차 선두기업 BYD는 최근 '신의 눈(天神之眼)'이라는 자율주행 시스템을 발표하며, 10만위안(약 1,980만원) 이상 모든 차량에 이를 무료 제공하겠다고 선언했다.
반면,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 시스템은 4,500달러(약 650만원)의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이용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BYD의 파격적인 정책이 테슬라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미국 투자은행 오펜하이머는 "테슬라가 2026년 로보택시를 출시하더라도, 자율주행 기술을 제공하는 여러 업체 중 하나로 전락할 수 있다"며 테슬라의 시장 지배력 약화를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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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보호무역 정책, 테슬라 비용 증가 불가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 기조도 테슬라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트럼프는 최근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는 전기차 생산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테슬라의 바이바브 타네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우리의 공급망이 여전히 전 세계 부품에 의존하고 있다"며 "추가적인 관세 부과가 테슬라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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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주가 전망… '기회 vs. 위기'
전문가들은 테슬라 주가가 단기적으로 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오픈AI 인수 추진과 중국 전기차 시장의 경쟁 심화, 트럼프의 보호무역 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테슬라가 자율주행 및 전기차 시장에서 여전히 강력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한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테슬라의 AI 기반 소프트웨어와 로보택시 시장 진입이 본격화되면, 2026년 이후 다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일부 투자자들은 "머스크가 오픈AI 인수를 마무리하면 다시 테슬라 경영에 집중할 것"이라며 주가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결국, 테슬라 주식의 향방은 머스크의 경영 집중력과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경쟁 구도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