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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지령 Sep 20. 2023

시기가 다를 뿐  자기만의 "때"가 있다

두 발 자전거 타기

보름이  두 발  자전거 타기에 성공했다.

남편이 자전거 타기를 가르치면서 하는 말이 세 번 잡아주었는데,  세 번 만에 성공했다고 한다.


겁이 많은 편인 보름이는 그동안 두 발 자전거를 타보자고 해도 좀처럼 두 발자전거를 타고 싶어 하지 않았다. 킥보드를 좋아하길래 그저 킥보드를 타도록 내버려 두었다.

그러던 중  보름이가 먼저 남편에게 "아빠, 나 두 발 자전거 타는 거 가르쳐 줘"하며 청해  것이다.


더위도 한풀 꺾여 남편은 아이를 데리고  두발 자전거 타기에 돌입했다. 보름이는 정말 열심히였다. 다시, 한번 더, 세 번만 더.

지쳐 보이는 아이에게 조금만 쉬라고 해도 또 하고, 또 하고 멈춤 없이 돌아가는 시곗바늘처럼 아이의 두 발자전거 타기는 쉼도 없이 계속되었다.

보름이의 두 발 자전거 타기는 처음 걷기 시작할 때 넘어지고, 일어나  다시 걷는 아기의 걸음마 같았다. 보름이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꼭 해내고 말리라' 라는 의지가  보름이 얼굴에 불꽃같은 열기로 피어올랐다.


10살. 다소 늦은 것 같은 두 발 자전거 타기에 늦은 때란 없었다. 다만 스스로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자기만의 ""있을 뿐이었다.

매일 밖에서  노는 보름이는 친구들이 자전거를 타자고 하면  자기는 두 발 자전거 못 탄다고 킥보드를 탔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들은 자전거를 타고 저는 킥보드를 타고 내리막길을 내려가다가 친구들의 옷 뒷자락이 펄럭이는데 그게 시원해 보이더란다.

"엄마. 친구들 옷이 바람에 날리는데  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기분이 궁금했어. 나도 두 발 자전거를 타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아이에게 갑자기 두 발 자전거를 타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를 물었더니 아이는 이처럼 대답해 주었다.


나를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오직 나 자신뿐이다.


아이는 자라는 존재이므로  멈춰있는 상태로 있고 싶어 하는 아이는 없다. 결국 느끼는 건 나 자신이었고, 나를 변화시키는 것은 오직 내 안에서 비롯되는 것이었다. 모두 시기가 다를 뿐 아이에게는 그에 맞는 ""있음을 믿게 되었다. 부모의 역할은 그" 때"를 믿고 기다리며 때가 왔을 때 응원하고 도와주는 것. 그러면 아이는 자신의 속도에 맞춰 앞으로 한 발 나아갈 것이다.

남편은 아이의 자전거를 잡아주며, 넘어지면 일으켜 세워주었다.  손을 살며시 놓자, 마침내 혼자 앞으로 나아가는 아이의 모습을  바라보며 흐뭇하게  미소 짓고 있었다. 보름이가 두 발 자전거를 타고 나아가자 나도 기쁘게 환호했다. 아이의 성취에 날개를 달아주는 마음으로.


비틀비틀 중심을 잡으며 보름이 자전거가 앞으로 나아갔다. 시원한 바람이 불자, 보름이의 옷 뒷자락이 펄럭였다.



*  엄마의 그림책

아이가 두 발 자전거 타기에 성공하는 순간은 저에게 특별했어요.

뭉클하기도 하고, 아이의 의지가 엿보여 대견하기도 했지요. 그래서 그 의지와 성공에 더 기쁘게 환호하며 축하해 주었습니다.

"성장의 첫 통과의례 두 발자전거 타기 "라는 출판사 소개글이 공감이 되었어요. 그림책 속 아이는 보조바퀴를 떼고 두 발자전거  타기를 시도합니다. 그런 아이의 자전거를 잡아주고 지켜봐 주는 뭉치는 우리 아빠들의 모습이지요.

이 그림책 작가 <세바스티앙 플롱>은  헌사에  "처음으로 두 발자전거를 타는 친구들에게"라는 말을 덧붙였어요. 그 순간을 특별하게 생각하는 건 저뿐만이 아니었네요. 저는 덧붙이고 싶어요.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고  마침내  아이가 혼자 탈 수 있는 그 순간을 지켜보는  모든 부모님들께도 이 책을 권한다고 말이죠.~^^


병관이가 아빠와 두 발 자전거 타기를 시작했어요.

벚꽃이 병관이의 성장을 축하해 주는 듯 환한 봄날입니다. 비틀거리는 자전거를 잡아주는 아빠, 이를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봐 주는  엄마. 넘어지고 일어서기를  반복하며  결국 내는 병관이 모습은  우리 보름이 모습 그대로였지요.

이 그림책을 보며  저도  기쁘게 환호하며 외치고 싶어 졌어요.

"  두 발 자전거를 타고 바람을 맞으며, 그 바람을 느끼며 더 신나게 달릴 우리 보름이 와 병관이, 그리고 오늘 두 발 자전거 타기에 성공한 모든 어린이들아 너희들의 성장을 축하해!!"  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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