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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으로 Apr 22. 2022

4월 22일의 꽃, 과꽃

'믿음직한 사랑'이라는 꽃말

 이번에 '어버이날' 꽃바구니 상품을 준비하다가 알게 되었어요. 과꽃이 정말 예쁘고 귀엽다는 것을요. 연보라 빛이 얼마나 담백하면서도 예쁜지, 샘플로 제작했던 꽃바구니의 꽃들이 다 시드는 와중에도 그 빛을 발하는 과꽃을 어제 플로럴 폼(오아시스)에서 뽑아 화병에 꽂아 두었어요. 앙증맞아요!

 꽃을 더 많이 접하게 될수록 더 예뻐하게 되는(?) 꽃들이 달라지는 것을 느낍니다. 물론 모든 꽃은 다 예뻐요. 그것은 진리! 그런데 믿음직한 꽃들에게 조금씩 더 애정이 가더라구요. 믿음직하다는 것은 재고에 민감한 플로리스트라는 직업에 있어 오래도록 그 빛을 그대로 유지해주는, 효자 노릇을 톡톡이 하는 그런 꽃들에게 느끼는 감정입니다. 카네이션, 국화, 거베라 같은 꽃들입니다. 너무 흔해서, 아이들의 얼굴이 화려해 보여서 등의 이유로 더 많은 애정을 주지는 않았던 아이들인데 꽃을 하다 보니 그 믿음직함만큼 빛나는 향기가 또 없더라구요^^;

 과꽃도 그렇습니다. 다양한 빛깔과 모양을 가지고 있음에도 그 끈기만큼은 하나같이 끈질깁니다. 어쩜 그리 연약한 몸으로 오래도록 빛날 수 있을까 매번 보며 감탄합니다. 절화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그러면서 기특합니다. 고생 많구나 쓰담 쓰담해주고 싶을 만큼. '네가 떠나는 날까지 매일매일 줄기 끝을 조금씩 잘라주며, 신선한 물을 주며 정성껏 보살필게.'라고 말합니다. 제게 '믿음직한 사랑'을 주기 때문이지요. 믿음직한 그 사랑과 끈기는 또한 제게 살아갈 생명력을 주기도 합니다. '저렇게 조그만 아이도 열심히 힘을 내어 살아가는데 그 아이 한송이 천 개를 모아 쌓을 만큼 큰 나는 왜 그렇게 세상살이에 엄살을 부리고 있는 걸까? 잘 살 수 있다.'하고 말이죠. 위로와 격려를 받습니다.

 다음 주 양재에 가서는 소국과 과꽃을 사 올 생각입니다. 라일락 철이라 라일락이 많이 올라와있더군요. 라일락도 끌립니다. 향기가 너무 좋으니까요. 그런데 오늘 이 글을 쓰며 한 번 더 그 '믿음직한 사랑'을 느끼고 싶어 졌어요. 그래서 꼭 과꽃을 한 아름 사 오렵니다.


< 노지나 화분에서도 잘 커요. 역시 믿음직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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