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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으로 Apr 27. 2022

4월 27일의 꽃, 수련

'청순한 마음'이라는 꽃말

 시원한 장대비가 내리는 여름을 생각나게 하는 꽃입니다. 이름마저 수려하게 수련입니다. 물에서 자라 수련이라고 생각하셨죠? 저도 그러했습니다. 그런데 '졸음 수'자라고 하네요. 햇살 머금으며 일어나고 달빛 소담히 담아 꽃잎을 오므려 잠을 잔다고 합니다. 실제로 자는 건 아니겠지만요. 잠자는 연꽃이라니, 이 또한 인간의 입장에서 붙여진 표현이겠지만 고단했단 하루를 뒤로하고 꽃잎을 이불 삼아 물침대 위에서 편안히 잔다고 생각하니 왠지 마음이 좋습니다. 꽃들도 좀 쉬어야죠. 매 순간 예쁘려면 얼마나 힘들겠어요.

 경주에 갔던 기억이 아름답게 남아 있습니다. 수련이 펼쳐져 있던 연못 사이 놓아진 다리를 또각또각 걸었던 기억. 한 여름 수련의 축제는 그 흰 빛이 보는 이의 마음까지 시원하고 깨끗하게 만들어버리는 마력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화려하지만 깨끗이 청순하고 청초한 꽃이 수련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잔잔히 빛나는 물 위에 떠 있어 더 그러한 느낌이 나는 것 같기도 해요. 그래서일까요? 수련의 꽃말이 '청순한 마음'이라는 것이요. 참 어려운 말이네요. '청순한 마음'이 도대체 뭘까요? 해석에 따라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닐 수 있겠다는 것을 전제하에 저의 사견을 말씀드려봅니다.

 초록창에 '청순하다'를 검색해봅니다. '깨끗하고 순수하다'라고 나오네요. 깨끗하고 순수한 마음이 수련의 꽃말입니다. 깨끗하고 순수한 마음은 마치 아기 같은 걸까요? 오롯이 보고자 하는 것을 보고, 사랑하고자 하는 사람을 온몸과 마음 다해 사랑하는 것. 여러 갈래의 길이 아니라 오직 한 방향의 길로 향하는 마음. 어찌 보면 고집스러울 수 있는 오롯한 마음이 '청순한 마음'이 뜻하는 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불교에서 귀하게 여겨지는 연꽃은 부처에 대한 사랑과 존경심이 청순할 것이고, 연예인들을 좋아하는 팬클럽 사람들의 오매불망한 마음 또한 청순해 보입니다. 대상에 대한 사랑이 깨끗하고 순수해 다른 것들은 섞여 있지 않은 하나의 마음, 그것을 저는 청순하다고 표현해 보렵니다.

 '수련'은 이름부터 애처롭고 깨끗합니다. 생김새는 동양화처럼 담한 빛깔로 마치 한복을 입은 듯 단아합니다. 좀 더 비우고 정돈하여 대상에 대한 하나의, 청순한 마음을 갖는 것. 그것은 곧 순수하지만 열정적인 사랑이며 다시금 회복해야 하는 인간성의 본모습이 아닐까요.


< 수련의 영어 이름이 뭔 줄 아세요? water lily 래요. 예쁘죠? >
< 여백의 빛깔이 청순한 마음을 돋보이게 만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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