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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으로 Apr 30. 2022

4월 29일의 꽃, 동백나무

'매력'이라는 꽃말

 '동백'의 계절을 지나 형형색색의 다양한 꽃들의 전성기인 여름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겨울을 대표하는 여러 상징들 중 '동백나무'도 굉장히 큰 존재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만큼 넘치는 '매력'때문이 아닐까요?

 '매력'이라는 것은 외모처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는 없는 개념인 것 같습니다. 시간과 함께 가는 여정이라고 볼 수 있죠. 함께 시간을 보내고 겪어보아야 상대방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것처럼, 그 매력이 어떤 모양으로 만들어지는가는 차곡히 쌓아온 세월의 소스가 꼭 필요하답니다. '인상'과 비슷하지요. '매력' 또한 세월의 눈밭에 꾹꾹 눌러 밟은 발자취들의 향기 같은 것입니다. 그래서 예쁘고 잘생긴 사람이 되긴 비교적 쉬워도 매력적인 사람이 되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입니다.

 빨간 아기 동백과 노오란 수술, 반짝이는 초록잎의 조화는 누구에게나 '동백나무'를 매력적으로 보이게 합니다. 사람들이 이에 매력을 느껴 관광지로 만들고 동백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반드시 인증을 하지요. 이 정도면 거의 셀럽 수준입니다. 뿜뿜뿜 뿌움~

 

< 겨울에 꽃이 핀다 하여 동백이라 불러요 >

 혹독한 바람과 차가운 공기를 맞으며 꽃잎은 더욱 선명해지고 나뭇잎은 단단해집니다. 심지어 반짝이기까지 합니다. 저는 동백의 저 반짝이는 유광 나뭇잎을 참 좋아하는데요, 독특하기도 하지만 시련을 이겨낸 훈장 같은 느낌이 들어서 더 좋기도 합니다. 큰 아픔의 고비를 비로소 넘기고 꽃 피운 것들, 혹은 사람들에게는 흉내 낼 수 없는 향기가 전해집니다. 시간과, 시련과 함께 세월이 녹아든 성숙의 향기는 온화하고 너그럽습니다. 겨울의 한가운데, 그것도 가장 추운 1월 중순쯤이 개화기인 빨간 동백은 유일하기에 매력적이고 추위를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꽃을 피우며 묵묵히 견딘 풍파 덕분에 누구보다 반짝이며 빛이 납니다. 괜찮다고, 이겨낼 수 있다고, 반드시 꽃은 핀다고 위로의 말을 전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자꾸자꾸 찾나 봅니다. 매년 기다리나 봅니다. 공감과 위로가 전해주는 동백의 매력은 그저 넋 놓고 매료될 수밖에 없는 따듯한 손길에 있는 것 같습니다. 잘 이겨내 주어 고맙습니다.


< 동백에도 종류가 있어요. 꽃의 얼굴을 보면 알 수 있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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