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50대가 나의 30대에게
얼마 전 서재를 정리하다가 오래전 썼던 빛바랜 다이어리 하나를 발견했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던 취준생 시절,
이루고 싶었던 내 인생의 목표와 꿈들을 촘촘하게 적었다.
의자를 끌어다 앉고, 다이어리를 천천히 훑어봤다.
어떤 꿈은 지금 이루었고,
어떤 꿈은 시작도 못했으며,
어떤 꿈은 그냥 꿈인 채로 여전히 남겨져 있었다.
울컥 눈물이 났다.
어느덧 나는 중년의 아저씨가 됐다.
어릴 땐 어른이 되면, 아무런 구애 없이 하고 싶은 것은 다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막상 바쁘게 살아보니 할 수 있는 것보다 할 수 없는 것이 많았다.
현실의 무게는 예상보다 무거웠다.
성과는 크게 없으면서 매일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느라 저녁때가 되면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이 하루 뭘 했는지도 모르겠고, 내일은 뭘 해야 하는지 생각나지 않았다.
무언가를 열심히 쫓아가고는 있는데, 전혀 거리는 좁혀지지 않고,
계속 같은 수준만 반복하고 있었다.
그러던 내게 충격적인 일이 하나 벌어졌다.
정말 가까웠던 소중한 사람이 세상을 떠난 것이다.
사고도 아니었고, 시한부도 아니었다. 정말 아무도 예기치 못했던 이별이었다.
그때 정신이 번쩍 들었다.
우린 너무 당연한 듯 세상을 살고 있지만,
그 당연함은 우리의 착각이고, 언제든 예기치 않은 날 순식간에 거둬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불현듯 다가온 마지막 순간을 생각해봤다.
내린 결론, '지금 내가 이렇게 살아선 안된다!'
그 순간 이후로 다시 난 노트를 꺼내 썼다.
언제 어디서든 동기화되는 디지털 메모 앱이 있다고 해서 바꾸기도 했다.
책을 읽고, 생긴 작은 목표들을 꼼꼼하게 적어 나갔다.
목표 달성을 위한 하루를 보내고, 그 달성 여부를 기록해 갔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정신없던 내 하루가 점점 정리되어 가는 게 느껴졌다.
아무리 부지런하게 하루를 산다 해도 확실한 목표와 계획이 없으면,
우린 시간을 무의미하게 쓸 수밖에 없다.
그럼 어떻게 해야 우리의 하루가 의미 있어지고, 알차 질까?
업무, 자기 계발을 위한 시간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사용할 것인지 철저히 계획해야 한다.
계획이 없는 하루는 모래에 위에 쌓은 성과 같다.
뼈대는 단단하면서도, 단순하지만 명확하고 확실하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니까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할지 이정표가 확실하게 세워진 사람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잘 관리하고 통제한다.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일을 그리고 같은 양의 일을 더 빨리 끝낼 수 있다.
무정하게 흐르는 시간을 딱 붙잡아 쓰는 비법!
빡빡한 일정에도 지치지 않고, 하루를 감당할 수 있는 힘을 바로 철저한 계획 관리에서 나온다.
가장 먼저 할 일은 하루의 목표를 정하는 일이지만,
하루의 목표는 1년, 나아가 5년, 10년의 목표가 세워져 있지 않으면 결코 세울 수 없다.
먼저 알아둬야 할 것은 목표는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하는 것도 아니고,
자랑질하기 위해 세우는 것도 아니란 점이다.
자신이 진짜 원하고 이루고 싶은 목표를 세워야 한다.
뜬 구름을 잡아서도 안된다.
숫자를 활용해 표현 가능한 만큼 아주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진정성 있는 목표를 세운다.
그냥 '독서하기'가 아니다. '1년에 100권 독서하기' 같은 식이다.
이렇게 1년 목표를 세우고 나야
이어서 매달, 매주, 매일의 목표를 정하고, 그에 맞는 할 일들을 적을 수 있게 된다.
"1년 동안 책 100권 읽기, 한 달이면 9권을 읽어야 하고, 일주일에 2권씩, 이를 위해 하루 1시간씩 독서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 빼기, 도저히 시간 빼기 어려우면,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방법을 연구"처럼
관점을 살짝 바꿔 본다.
1년, 하루라는 시간을 기준으로 한 목표 세우기 대신
주어진 프로젝트별 목표를 세워 계획 설계를 하는 방법이다.
예정된 중요한 이벤트나 프로젝트에 맞춰 목표를 세우고, 그에 따른 계획을 세운다.
그렇다고 시간별 목표 세우기와 완전히 무관한 것은 아니다.
시간보다 프로젝트 달성이란 것에 초점을 맞춰 일정을 짜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목표 달성을 위한 시간표 작성은 맨 마지막 작업으로 미뤄둔다는 것이다.
먼저 시간과 상관없이 프로젝트 달성을 위해 해야 할 들을 모두 적어 본다.
이를 위해서 프로젝트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자기 계발을 프로젝트 형태로 정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시간별 목표 세우기든, 프로젝트별 목표 세우기든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차근차근 달성해나가다 보면, 한 해, 한 달, 하루
기꺼이 우리를 최선 다해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을 만들어 준다.
목표가 있는 사람은 절대 지치지 않는다.
계획해 본 사람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배분해 쓰는 방법을 알기 때문에
더 효율적으로 주어진 일을 잘 해낼 수 있다.
난 지금도 매 분기, 매달, 매주, 그리고 하루 목표를 세울 때마다
강한 동기부여를 받는다.
멈추지 않고 나아갈 힘이 생긴다.
튼튼한 계획에는 명확한 목표가 필요하다.
목표가 분명하지 않으면 목적지 없이 떠다니는 배처럼 방황하게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속도보다 방향이다.
속도가 느려도 방향을 잘 유지하면, 앞으로 나아가지만,
속도가 빨라도 방향을 잘못 잡으면, 우린 생각지도 못한 엉뚱한 곳에 서 있게 된다.
확실한 목표가 있는 사람은 쉽게 지치지 않는다.
일이 잘 될 때나 안 될 때나 절대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중요하다.
이제 마음 다지기가 잘 됐다면, 시작해보자.
멋진 이정표를 세워보는 거다. 힘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