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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영 Aug 15. 2022

두번째 미술학원을 열기로 했다

상가 계약



첫번째 미술학원을 연지 6년이 되었다.
직장인 생활자였던 나는 육아와 내 일을 병행하고자 하는 목표 하나로 고민없이 내 사업을 시작했다.

다양하게 예고없이 발생하는 아이 일에 더는 직장에 미안하고 싶지 않았다.

내 일을 이어가고픈 엄마였다.

아들이 알려준 ‘어린이’라는 세상은 교사의 미술을 내려놓게 했다.

엄마의 시선과 선생님의 시선이 합쳐지면서 어린이 미술이 무엇인지를 비로소 알아갔다.


어렵지 않을 것 같았던 ‘학원 운영’은 현실이었다.

그 현실을 온 몸과 온 마음으로 알아가며 6년을 꽉 채웠다.


어렵던 코로나도 버티고. 교육과 운영구조 면에서도 단단히 틀이 갖추어졌다.

흔들릴때마다

어찌됐건, 교육마인드가 자동 생성되도록 잡아주는 건 아들이었고 어린이들 이었다.


엄마라는 것은 내게 ‘미술’과 ‘교육’을 엮어주는 신비한 힘이었다.

우리의 미술을 좋아하고 인정하는 학부모님과 아이들이 생겨났다.

근무했던 교육기관 중에서 이곳이 최고라며 자부하는 선생님들이 생겨났다.


현실과 동떨어진 미술도 아닌,

그렇다고 틀에 박힌 미술도 아닌
하고 싶었고 해야한다고 생각했던 어린이를 위한 미술이 풀려가는 듯 했다.

과정중심 아이주도 미술이 잡혀가는 듯 했다.


미술학원은 무탈히? 순항중이었다.


한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기 전까지는 말이다.






“원장님, 여기 너무 안정적이에요”

..

이 말은 계속 맴돌았다. 안정적. 이라는 말.

여러 좋은 의미도 있겠지만 안주하고 싶지 않은 내 머릿속 분투가 생겨났다.


내가 처음 어린이 미술을 하려던 건..

이렇게가 끝은 아니었는데. 고민하고 실천할 일이 많은데. 갈 길이 먼데.

안정적이지 말자.

나의 시작은 몇 개의 교육원을 통해 함께 연구하고 성장하길 바랬다.

여러 선생님들과 어린이미술을 함께 실현해갈 수 있기를.

계속 움직였으나, 실행하지 않은 채 시간은 흘렀다.


난 선생님들께 늘 성장하고 변화할 것을 말해왔다. 그런데 난 느슨해져 있었다.

내면에 혼돈이 피어났다.


니체가 말했다.

춤추는 별을 잉태하려면 내면에 혼돈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고.


가득찬 혼돈은 무엇일까

어린이미술을 어떻게 더 잘 할 수 있을까..

함께하는 선생님들과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



마침 전화도 왔다.

(이렇게 때마침 일 수도 없다.)

‘00부동산이에요. 원장님. 3층 물건이 취소되어 다시 나왔어요? 한번 보시겠어요?’

원하던 상가, 부담이 적은 작은 평수.

잘 보이는 위치의 그 자리.

이미 알아보고 있었던 그 자리.

계약되었던 물건이 취소되고 다시 나왔다.



‘네, 오늘 보러 갈게요.’


그렇게 사건은 일어났다.

난 두번째 미술학원을 열기로 했다.



(내게 소중한 그 선생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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