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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장이 Nov 14. 2024

사람은 복잡한 존재다

미워하고 싫어하면서 무슨 일을 어찌 하겠다고


K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중학교 때 동창입니다. 연락이 끊어졌다가, 2019년 연말 즈음에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되었지요. 지금 그는 서울에서 직장에 다닙니다. 성격은 조용하고 차분합니다. 제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한 번씩 묵직한 조언을 건네기도 합니다. 


K는 습관적으로 다른 사람 험담을 합니다. 그가 누군가를 비난할 때는 전혀 다른 사람을 보는 듯합니다. 얘기를 마치고 카페 밖으로 나와 길을 걸으며 대화하면 또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처럼 느껴집니다. 두 가지 모습을 가지고 살아가는 K입니다. 


최근 들어 K의 세 번째 모습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구만 누군가를 험담하길래 그러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타일렀는데요. 제 말이 듣기 싫었나 봅니다. 눈앞에서는 알겠다 해놓고선, 이후로 저와 선을 긋고 있습니다. 자신은 온갖 나쁜 말 다 하면서, 정작 자신을 향한 불편한 말은 한 마디도 듣기 싫은 것이죠. 


K뿐만 아닙니다. 저도, 다른 사람들도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사람은 한 가지 모습으로만 살아가지 않습니다. 평소에는 싹싹하고 호통하면서도 속상한 일 생길 땐 철저히 동굴속으로 파고드는 사람 있습니다. 무슨 일이든 다 수용할  것처럼 마음 넓게 보이는 사람도 때로 간장종지처럼 별것도 아닌 문제로 관계를 정리해버리는 때가 있습니다. 


전혀 다른 모습을 만나게 되었을 때, 대부분 사람은 비슷한 반응을 보입니다. "사람이 변했네. 어떻게 저럴 수가 있지? 그 동안 내가 속았구나!"


사람이 변한 것도 아니고 속은 것도 아닙니다. 원래 그 사람 모습 그대로입니다. 다만, 처음에는 그 사람의 한 가지 측면만 본 것이고, 시간 지나면서 또 다른 모습을 보게 된 것뿐입니다. 


저는 사람 보는 눈이 없습니다. 그래서 뒤통수 어마무시하게 맞고 살았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상에! 이렇게 멋진 사람이라니! 감동하고 감탄하다 보면 어느 새 터무니없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무슨 이런 사람이 다 있나! 처음에는 곁을 내주고 싶지도 않았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진국인 사람도 있습니다. 


세상 모든 사람은 좋은 점과 나쁜 점 두루 갖추고 살아갑니다. 좋은 점 개발하고 나쁜 점 고치면서 살면 딱 좋겠지만, 어디 사람이 그렇게 살기가 쉬운가요.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좋은 점 많이 드러내고 나쁜 점 최대한 감추면서 살아간다는 게 맞는 표현이겠죠.


중요한 것은, 사람의 실체가 이런 거라면 우리는 어떤 태도로 관계를 맺으며 살아야 마땅한가 문제입니다. 좋은 사람만 찾아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고, 나쁜 점 발견할 때마다 관계 딱 끊고 정리할 수도 없을 겁니다. 


첫째, 사람 다 비슷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나도 그렇고 너도 그렇습니다.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는 생각이 우리를 괴롭게 만듭니다. 실제로 그렇지도 않고요. 상황에 따라 나는 이렇게 반응하고 너는 이렇게 반응할 따름입니다. 옳고 틀린 게 아니라 서로 다르다는 거지요. 


둘째, 거리를 둘 수 있어야 합니다. 좋다고 착 붙어 매달리는 사람은 싫을 때 가차없이 돌아섭니다. 좋아서 방방 뛰는 사람은 싫으면 적이 됩니다. 인간관계를 극과 극으로 몰아가며 사는 사람은 자신도 힘들 뿐더러 제대로 된 관계 맺기도 어렵습니다.  


셋째, 좋은 점만 보려고 애써야 합니다. 누군가의 나쁜 점을 보기 시작하면, 끝도 없이 그 사람 미워집니다. 아주 재수가 없게 느껴지지요. 그러나, 내가 볼 때 그토록 형편없는 사람도 자신의 자리에서 지극히 정상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객관적 판단인가, 아니면 감정에 치우친 아집인가. 구분할 필요가 있겠지요. 


넷째, 나의 생각과 판단이 틀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생각과 말과 행동이 정당하다고 믿는 성향이 있지요. 확증편향이라 해서, 자신이 옳다는 근거만 더 강하게 만들어가는 특성이 있습니다. 세상에 옳기만 한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반대로, 세상에 틀리기만 한 사람도 없겠지요. 그럴 수도 있다! 이렇게 품으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다섯째, 감정의 골이 깊어지기 전에 빨리 풀어내야 합니다. 이 사람과 끝까지 갈 거라면 최대한 빨리 허심탄회하게 소통해야 하고요. 그게 아니라면 미련없이 관계를 정리해야 합니다. 가장 힘든 상황이 "질질 끌고 가는" 관계입니다. 서로에게 상처만 줍니다.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한 가지만 꼽으라면, 단연코 용기입니다. 내 마음을 이야기할 수 있는 용기, 상대방에게 손을 내밀 수 있는 용기, 상대의 반응과 상관없이 내 할 도리를 다하는 용기, 속상하고 기분 나쁘지만 감정적 반응이 아무런 도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할 용기. 


신은 우리 모두를 완전한 존재로 만들었다 하지요. 문제만 가득 있는 사람 없습니다. 착하기만 한 사람도 없지요. 인간은 누구나 착한 본성과 나쁜 구석 두루 가지고 살아갑니다. 때문에 천사와 악마라는 존재를 따로 만들어낸 것 아니겠습니까. 


사람이 제일 힘듭니다. 누군가를 존중하고 아끼는 것도 힘들고, 누군가를 미워하고 증오하는 것도 피곤합니다. 좋은 감정 싫은 감정 모두 집착에서 비롯됩니다. 좋은 사람 곁에 두고 싶다는 집착, 좋은 사람이 나를 좋아해주길 바라는 집착, 싫은 사람 보며 느끼는 내가 옳다는 집착, 싫은 사람 망하길 바라는 집착. 마음에 찌꺼기가 많아서 맑은 생각을 하기 힘든 것이죠.


수요일 밤 9시부터 두 시간 동안 48명 예비 작가님들과 "온라인 책쓰기 155기, 2주차 수업" 함께 했습니다. 사람에 관한 글을 써 보자고 했습니다. 자기 감정에 솔직할 수 있고, 처세 공부에도 도움 되기 때문입니다. 



사람에 대한 생각이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것은 내 마음이 편치 못하다는 증거입니다. 누군가 많이 밉고 싫으면 자기 마음부터 챙겨야 합니다.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 받으면 자기부터 돌봐야 합니다. 내 마음이 평온하지 못하면 그냥 사람 다 싫고요. 내 마음이 안정적이면 그냥 사람 다 좋게 보입니다. 


정답은 없겠지만, 그래도 관계에 대한 나름의 생각을 정립할 필요는 있습니다.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가기에도 벅찬데, 사람 때문에 매번 힘들어해서야 되겠습니까. 


지금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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