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고의 필요성
초고는 부담 없이 생각 나는 대로 마구 써도 된다고 강조합니다. 고치고 다듬을 기회가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글 쓰는 과정에는 퇴고 단계가 존재합니다. 퇴고 없이 초고 그대로 세상에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굳이 '거의'라는 단어를 포함한 이유는, 세계적으로 아주 가끔 일필휘지 작가도 있기는 하기 때문입니다.
글을 잘 쓴다는 말은 곧 잘 고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생각의 흐름에 따라 마구 써 나가는 초고가 바로 작품이 되기는 힘듭니다. 글 쓰기가 아무리 어렵고 지난하다 하더라도 얼마든지 고쳐 쓰고 다시 쓸 수 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죠.
문제는, 잘 쓰고 싶다 책 내고 싶다 바라는 사람들 중에 고쳐 쓰고 다시 쓰기를 아주 싫어하는 경우 많다는 사실입니다. 이들은 한 번에 끝내고 싶어 합니다. 한 번만에 척척 쓰고 끝내길 바랍니다. 글 쓰는 좋아하고 글을 쓸 때 행복하다 말한 사람들이 정작 고쳐 쓰고 또 쓰자 하면 손사를 치는 것이죠.
기획, 초고, 퇴고, 탈고, 투고. 글이나 책을 쓸 때 이 5단계를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밑도 끝도 없이 초고 한 번 달랑 써 놓고 그것이 곧장 책이라는 상품으로 세상에 나오기 기대하는 것은 건방지다 못해 어리석은 태도라 할 수 있겠지요.
글을 잘 쓰고 싶고 책도 내고 싶다면 기꺼이 고쳐 쓰고 다시 쓰는 정성을 품어야 합니다. 고쳐 쓰고 싶지 않다는 것은 자만과 오만의 증거이고, 다시 쓰고 싶지 않은 마음은 게으름의 표식입니다. 자만과 오만에 가득찬 게으른 작가의 글을 누가 좋아하겠습니까.
초보 작가들이 고백하는 글을 잘 못 쓴다는 말은 대부분 자신의 초고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고치고 다듬는 과정을 거치지 않았으니 당연히 거칠고 투박할 테지요. 세상에 초고 잘 쓰는 작가는 없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글 잘 쓰는 작가는 "초고+퇴고" 과정을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초보 작가인 우리도 자신의 글을 고치고 다듬는 과정을 마땅하게 여겨야겠지요.
잘 고치기 위해서는 공부하고 익혀야 할 내용들이 있습니다. 문법은 기본이고요. 문맥을 파악하는 눈도 있어야 합니다. 글 전체 구조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하고, 적확한 단어와 품사, 그리고 문장 부호의 사용법도 알아야 합니다. 같은 내용도 쉽고 명확하고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문장력도 길러야 하겠지요.
글 쓰는 법을 익히지 않으면 제대로 고쳐 쓰기 힘듭니다. 위와 같은 내용은 따로 공부를 하는 것도 좋겠지만, 독서를 통해 자연스럽게 익히는 것이 가장 수월한 방법입니다.
배우고 익혀야 할 것이 많다 하여 미리부터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처음부터 글 잘 쓰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매일 조금씩 읽고 쓰는 연습과 훈련을 반복하면, 누구나 일정 수준 이상의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자신이 쓴 초고를 고치고 다듬어 더 참한 글로 바꾸다 보면 묘한 즐거움과 쾌감도 느낄 수 있습니다. 자신의 글이 점점 좋아지는 느낌!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퇴고가 정 어렵다면, 글쓰기 수업을 듣는 것도 방법 중 하나입니다. 자신이 쓴 글을 한 줄 한 줄 고치고 다듬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죠. 글쓰기에 정답은 없겠지만, 아무래도 전문가의 노하우를 배우면 문장을 어떻게 고치는 것이 조금이라도 쉽고 명확하게 독자에게 전해질 수 있는가 알 수 있습니다.
요즘은 글쓰기/책쓰기 강좌도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자신에게 잘 맞는, 그리고 실력 있는 코치를 찾아 배우고 익히는 것이 "글쓰기 시대"에 가장 적절한 자기 투자라 할 수 있겠지요.
글쓰기가 필요치 않은 분야가 없습니다. 입시 자기 소개서부터 회사 보고서, 마케팅, SNS 등 일상 모든 분야에 글쓰기 실력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제대로 배우고 공부해서 글을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되면, 어떤 분야에서든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겁니다.
고쳐 쓰고 다시 쓰기를 꺼리지 말아야 합니다. 인생은 다시 살 기회가 없지만, 글은 얼마든지 되돌릴 수 있습니다. 글이 좋아질수록 삶도 좋아집니다.
지금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