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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천거사의 地스토리] 마오의 피를 흘리지 않는 전쟁

공산주의자의 기만전에 속지 말고, 적의 의도를 정확히 읽어야

by 풍천거사

피니언

칼럼


[풍천거사의 地스토리] 마오의 피를 흘리지 않는 전쟁과 시진핑의 아나콘다 전략


"정치는 피를 흘리지 않는 전쟁이고, 전쟁은 피를 흘리는 정치다."


마오쩌둥은 언어 천재다. 아니 신(神)이다. 마오가 남긴 어록은 전 세계 좌파의 바이블이다. 한국의 좌파 중에도 마오주의자들이 있다고 한다.


손자는 '선승구전(先勝求戰)'을 남겼고, 마오는 "정치는 피를 흘리지 않는 전쟁"이라는 말로 중국 대륙을 지배했다.


마오의 정치는 정말 피를 흘리지 않았다. 물론 '자신의 피'다. 제2차 국공합작 기만전을 통해 항일전쟁 중 마오의 군대는 일본과의 결전을 최대한 회피하고, 농민 속으로 파고 들어 세력 확장에 몰두했다. 태생이 빨치산이기에 게릴라전은 농민의 지지가 절대적이라는 사실을 잘 알았다. 국공합작의 명분 항일보다는 농민 포섭에 집중했다. 부패한 국민당 정부는 항일전 중에도 농민 수탈은 잊지 않았고, 부패와 수탈 본능 덕분에 민심은 마오의 공산당에게 돌아섰다.


또한 국민당군은 절대 열세인 일본군과의 대규모 전투로 막대한 희생을 치렀다. 반면 마오의 빨치산들은 자신들의 특기인 유격전으로 전투근육을 키웠다. 일본군은 도시전에서는 국민당군을 압도했지만, 비도시전에서는 공산군에게 맨날 뒷통수를 맞기 일쑤였다. 훗날 이 전투 근육이 국공내전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사실 국공내전 때 국민당군은 덩치만 큰 말기암 환자였다. 이 암세포는 항일전 중 온 몸으로 전이된 셈이다.


"책을 너무 많이 읽는 것은 해롭다."


마오는 집권하기 전에는 지식인과 부농들을 탄압하지 않았다. 중원의 패자가 되자 본색을 드러낸다. 마오는 책과 해롭다는 두 단어로 반대파 지식인 탄압의 프레임을 걸었다. 부농도 마찬가지였다.


"부농들만 보아도, 자본주의의 심각한 문제를 알 수 있다."


이 말로 부농들을 자본주의 폐해라고 규정해 탄압의 근거로 삼았다.


마오가 100여 년에 걸친 외세의 침략과 국민당의 부정부패에 분노한 농민의 적개심에 세 치 혀로 불을 붙이고 기름을 부어 붉은 대륙을 지배했다.


문화대혁명도 마오의 피를 흘리지 않은 전쟁이다. 대약진운동 실패로 인한 정치적 위기를 돌파하고자 "모든 저항에는 이유가 있고 혁명에는 죄가 없다(造反有理,革命无罪)"라는 선동으로 류사오치와 덩사오핑을 제거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마오의 사냥개 홍위병들도 결국 제거된다. 비정한 독재자다운 더러운 정적 제거다.


대만해협이 뜨겁다. 마오 독재 수제자 시진핑이 대만 정벌을 위해 연일 자유민주주의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 시진핑은 마오의 후예답게 '피를 흘리지 않는 전쟁'을 기획하고 있는 모양이다.


최근 미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은 중국이 대만을 향해 ‘아나콘다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대형 뱀인 아나콘다는 독은 없지만 먹이를 감아 조여서 죽이는 흉악한 괴물이다.


시진핑이 아나콘다 처럼 대만을 전면전보다는 인터넷과 같은 IT 무기로 가짜뉴스, 선전선동 등 사이버 전쟁과 봉쇄 등 경제적 압박을 통해 대만을 서서히 감아 조여서 자멸시킨다는 전략을 택했다는 설명이다.


심리전을 통한 민심불안 조장과 봉쇄로 경제 붕괴로 대만 국민이 정부를 불신케하고, 최대 후원국 미국 내 반전 여론을 확신시킨다는 공산당 특유의 전술이다. 베트남전도 미군은 전투에 이겼지만, 반전여론에 밀려 전쟁에서 졌다. 시진핑도 민주주의의 최대 강점이자 약점인 여론을 우군으로 삼으려는 책략을 택한 모양이다.


6.25전쟁 휴전협상 유엔군 수석대표 조이 제독은 공산주의자들의 기만전술에 대해서


"우리가 무력 사용을 포기한다고 믿게 만들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며


"우리가 진정 전쟁을 회피하려 한다면 오히려 전쟁의 위험을 감수할 각오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마오를 읽으면 시진핑의 의도를 읽을 수 있다. 대만인들도 전쟁 공포감보다는 마오의 '피를 흘리지 않는 전쟁'의 의미를 깨달아 보기를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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