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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엄마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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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리 Mar 08. 2022

육아를 즐겁게 하는 착각

아가, 무슨 악몽을 꿨니?

요즘 들어 산타가 자다가 한 번씩 소리 지르듯 크게 울면서 깬다. 아기는 왜 자다가 갑자기 울면서 깨는 걸까?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이앓이, 성장통, 악몽 등 원인은 다양하다. 오늘도 산타가 낮잠을 자다가 으앙! 하면서 깼다. 놀래서 달려가 보니 눈에 눈물이 가득 고인 채로 날 보고 "음마"라고 했다. 참고로 우리 산타는 생후 6개월 아가라 아직 '엄마'소리를 못 한다고 하는데, 난 항상 아기가 내게 '엄마'라고 하는 것만 같다.


엉덩이를 토닥토닥 두드려주고, 어화둥둥 안아줘도 이렇게 큰 소리로 깬 울음은 쉬이 그치지 않는다. 소독한 쪽쪽이를 물린 채 아기에게 묻는다. "아가, 무슨 악몽이라도 꾼 거야?" 쪽쪽이를 오물오물 문 채 내 품에 안겨 촉촉한 눈으로 미소 짓는 산타를 보며 엄마의 착각은 오늘도... 시작된다.


어쩌면 산타는 성장통이나 이앓이로 아파서 깼을 수 있지만, 난 오늘과 같은 일이 있을 때마다 우리 아기가 악몽을 꿨다고 생각한다. 그것도 내가 사라지는 악몽. "아이고, 우리 아가 악몽을 꿨구나, 엄마가 사라지는 꿈을 꿨구나", 누군가 이런 내 모습을 본다면 아마 자의식 과잉이라고 비웃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내가 육아를 해보니, 고된 육아 속 한 줄기 빛은 아기의 웃음과 이런 착각들인 것 같다. 아기가 울 때 "왜 이렇게 엄마를 힘들게 하니"가 아니라, "엄마가 보고 싶어서 울었구나", "엄마랑 놀고 싶어서 울었구나", "엄마가 사라지는 꿈을 꾸고 울었구나"라고 생각해 보자. 설령 진짜 우는 이유는 그게 아닐지라도 그런 생각, 아니 착각만으로 우는 아이가 훨씬 사랑스러워 보이고, 육아가 전보다 더 즐거워질 것이다. (단, 배가 고픈 아이, 졸린 아이에게는 예외다. 그런 아이들은 얼른 젖병을 물려주고, 재워줘야 울음을 뚝 그치고 사랑스러워 보인다. ^^;)


누군가에게 대체될 수 없는 소중한 존재가 된다는 것, 그 기쁨과 뿌듯함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아기에겐 엄마가 그런 존재이다. 그러니 엄마들, 우리 아이 앞에선 조금 더 뻔뻔해져도 좋다. 당당하게 착각하고 즐겁게 육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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