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관 시술이 뭐 어때서?
결국 임신만 되면 된다.
우연히 핸드폰을 하다 '이효리, 시험관까지는 하고 싶지 않아'라는 기사의 헤드라인을 봤다.
시험관 시술로 결혼 5년 만에 첫 아이를 품에 안은 나는 '시험관 시술이 뭐 어때서?'라는 반발심에 기사를 클릭했다. 기사 내용인즉슨 시험관 시술을 할 만큼 절실하게 아이를 갖고 싶지는 않다는 내용이었다. 정말 별 것 아닌 내용에 기사 헤드라인을 자극적으로 뽑는구나 싶었다.
대한민국에 난임부부는 모두 2만 쌍 이상이라고 한다. 지금 이 시간에도 아이가 간절한 수많은 부부가 난임클리닉의 문을 두드리고, 시험관 시술 등을 상담받고,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시험관 시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아직까진 썩 좋지만은 않다.
시험관 시술을 진행한다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받는 반응이 '어디 문제 있나?'이다. 가뜩이나 시험관 시술을 진행하며 컨디션도 안 좋은데, 그런 시선들까지 받아야 한다는 게 상당히 불쾌했지만 그들의 생각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었다. 사실 나도 처음에 남편에게 시험관 시술 제안을 받았을 때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왜? 조금 더 노력하면 되지 않을까? 시험관 시술로 내 몸에 문제가 생기면 어떡하지?' 등등 걱정과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시답잖은 고민들이었다. 왜냐하면 내 목표는 자연임신이 아니라 부모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부부관계를 통하든 의학의 힘을 빌리든 어차피 결과는 다 똑같은 임신이다. 그 안에서 어느 과정이 더 성스럽고, 절실하고를 따지는 건 참 어리석은 행동이다. 중요한 건 우리에게 소중한 아기 천사가 찾아왔고, 그렇게 간절히 원하던 엄마가 됐다는 사실이다.
과거 의학기술이 발달하기 전에는 임신을 못 하면 소박맞는 일도 허다했다는데, 지금은 마음만 먹으면 의학기술의 도움을 받아 아이도 낳을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 당신도 당신의 목적이 자연임신인지 부모가 되는 것인지 되묻길 바란다. 아마 장담컨대 자연임신이 목적인 사람은 없을 것이다. 결국 우리는 우리를 닮은 아이를 낳아 부모가 되고 싶은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자연임신만 고집하지 말고, 의학기술의 도움을 받아보자. 난임클리닉 앞을 서성이지만 말고, 당당히 그 문을 열고 들어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