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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엄마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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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리 Oct 02. 2022

3,500원 생강차의 따스한 위로

엄마인 나 자신도 소중히 잘 돌보자

어제부터 목이 따끔따끔하고, 콧물과 가래, 두통 증세가 있었다. '혹시 코로난가?'라는 불안에 오늘 점심시간에 회사 근처 병원에 갔다.


병원 소파에 앉아 진료순서를 기다리며 병원을 둘러보는데 묘한 기분이 들었다.


내가 내 몸 돌보려 병원에 온 지가 언제였지?


엄마가 되고 소아과는 문지방이 닳도록 다녔었는데, 정작 내가 아플 땐 타이레놀 진통제 한 알로 버티곤 했었다.  그렇게 몸을 돌보지 않아 벌을 받는 건가 싶었다.


내 이름이 호명됐고, 진료실에 들어가 내 증상을 신나게(?) 말했다. 사실 '신나게'라는 표현이 적절한지는 모르겠다.  그동안  관찰자 시점에서 내가 관찰한 아이의 증상만 말했었는데, 이번엔 나에 대해 말하는 거라 증상을 얘기하며 조금 흥분한 감도 없지 않아 있던 것 같다.


선생님은 꼼꼼히 코 속과 목을 확인해보셨다. 다행히 코로나는 아니었고, 환절기에 흔히 유행하는 목감기였다.


코랑 목이 많이 부었네요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을 만큼 상태가 심하다는 말에 스스로 짠한 마음이 들었다.

 

그동안 나를 제대로 돌보지 못했구나


3일 치의 약을 처방받고, 회사로 돌아가길에 자주 가는 카페에 들렀다. 그리고 감기에 좋다는 생강차를 주문했다.


동안 내 몸을 제대로 돌보지 못 한 미안함에 스스로에게 선물을 주고 싶었다.(내 돈으로 생강차를 산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생강차가 이렇게 달았었나?


생강차를 한 모금 먹고 깜짝 놀랐다. 코끝을 찡긋하게 만드는 알싸한 향과 달달한 , 그리고 따뜻한 온기가 식도를 타고 내려가며 나의 부운 편도와 지친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것 같았다.


그동안 엄마 역할하느라 고생 많았어

앞으로는 나 자신도 소중히 돌보자


3,500원의 생강차에 이렇게 큰 위로를 받을 줄 몰랐다.  고마워 생강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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