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탐색 동선을 최적화하는 방법은?
우리는 분류의 중요성에 대해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분류는 대상을 공통적인 특징에 근거하여 묶어두는 것을 이야기 한다. 분류를 해두면 우리가 원하고 필요로 하는 정보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찾을 수 있기 때문에 분류는 중요하다.
개인이나 조직이 분류해둔 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1) 어떤 기준에 의해 묶어두었는지, (2) 무엇을 쉽게 찾도록 해두었는지, (3) 무엇을 특히 세세하게 분류해두었는지 파악할 수 있다. 즉, 분류를 통해 개인/조직의 전략과 구조가 어느정도 들어나게 된다.
커머스에서는 카테고리가 그 분류에 속한다. (1) 상품들을 각 회사에서 선택한 기준에 맞게 묶어두고, (2) 전략 카테고리군 같은 경우에는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노출하고, (3) 이런 전략 카테고리들은 유독 더 세세하게 분류값을 갖는다. 무엇보다 카테고리는 커머스에 방문한 사용자들이 상품을 탐색하는데 있어서 필수적이다. 사용자들이 통념적으로 생각하는 기준에 맞춰 잘 분류해두어야 사용자들이 길을 잃지 않고 원하는 상품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각 패션 커머스 시장에서는 '카테고리(특히 여성/남성 그리고 키즈)'를 어떻게 구성해두었는지 살펴보려고 한다. 더불어 어느 정도까지 세부적으로 분류하고 있는지를 보기 위해 '필터'에 대해서도 살펴보았다.
카테고리는 보통 내부에서 관리하는 용도와 사용자들에게 노출하는 기준이 따로 있다. 이렇게 따로 구성해두면 추후에 전시 기준이 바뀌더라도 빠르게 매칭시켜 대응할 수 있다. 이번 글은 사용자 기준의 카테고리를 분석한 내용이다.
W-concept은 하단 GNB에 남성/여성을 전환할 수 있도록 하였고, 전환 시 각각 아예 다른 스토어로 전환하고 있었다. 즉, 하단의 버튼으로 남성/여성 별도의 게이트를 제공하고 있는 구조이다.
여성향 패션 버티컬 서비스로 시작한 W-concept은 남성 비지니스도 성장 시키고 있는 단계이다. 남성과 여성을 아예 다른 홈으로 구성하여 남성 상품과 콘텐츠를 더 잘 보여주기 위한 방식으로 앱을 전개해나가고 있다.
우선 하단의 GNB로 남성과 여성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남성과 여성에 따라 세부 카테고리가 변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여성 기준으로 카테고리 목록 화면을 살펴보았다. 대분류 카테고리로는 의류/가방/신발/악세서리/럭셔리/액티브(스포츠)/뷰티/라이프를 가지고 있었다. W-concept에서는 키즈 상품을 각 품목 안에 각각 녹여서 카테고리화 하였다. (ex. 의류 > 키즈의류) 키즈 상품을 아직 많이 취급하지 않아서 각 품목 사이에 넣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의류 기준으로 약 500여개의 상품만 존재)
카테고리 숍에 진입해서는 헤더의 카테고리 명을 클릭하면 레이어창이 뜨고, 원하는 카테고리 숍으로 다시 이동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내가 지금 어느 카테고리 숍을 구경하고 있는지, 내가 더 보고 싶은 카테고리는 어떤 것인지 구조화하며 탐색할 수 있어서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W-concept의 필터는 좋게 말하면 깔끔하고 통일감 있는 형태였고, 다르게 말하면 사용자가 탐색하고자 하는 상품을 세부적으로 필터링해서 보는 것은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블유데이'와 같이 큰 행사를 진행하는 경우, 해당 필터가 가장 앞에 노출되고 토글 버튼 형식으로 작동하고 있었다. 반면, 평소에도 노출되는 컬러, 가격, 할인/혜택, 브랜드 필터는 클릭 시 바텀시트가 올라오는 형태로 구현되어 있었다. 세부적인 필터링은 다 바텀시트에서 조정한다. 그 중에서 특히 가격 필터를 막대바로 제공하는 부분은 사용자 관점에서 편리해보였다.
모든 카테고리(적어도 내가 확인했을 때)에서 이 4개 외에 다른 필터는 제공하고 있지 않았다. 코트나 원피스 등을 기장감으로 나눠 보고 싶거나, 비교적 원하는 스타일이 디테일하게 있는 경우라면 카테고리에서는 찾기 어려운 구조라고 느껴졌다.
각 커머스에서는 확장하고 싶은 사업군을 홈 화면에 배치해두곤 한다. W-concept의 홈 버튼 영역에는 브랜드데이, 아울렛, 캐주얼관, 글로벌관, 럭셔리관, 청아한 겨울(아마 테마성 캠페인으로 추정됨. wlabel이라는 페이지로 랜딩), 럭셔리뷰티, 라이프 그리고 사용자의 앱 접속 빈도를 높일 수 있는 출석체크와 혜택존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 중 아울렛, 캐주얼관, 글로벌관, 럭셔리관은 별도의 홈 화면처럼 구성되어 있었다.
카테고리에 럭셔리가 존재하지만 별도의 '럭셔리관'도 존재했다. 카테고리의 럭셔리는 바로 상품으로 랜딩되지만 홈 화면의 '럭셔리관'은 하나의 홈 화면으로 이동하여 콘텐츠도 소비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비슷한 워딩을 쓰는 구조끼리 이동경로가 달라 복잡합을 줄 수 있는 구조라고 생각이 들었다.
W-concept의 주요 서비스를 보면서
*여성은 럭셔리, 해외 브랜드가 많은 패션 버티컬 서비스로 포지셔닝 하고 싶은 니즈가 존재하며, 캐주얼과 같은 스타일로도 그룹핑하고 싶은 니즈가 존재하는 것을 느꼈다.
*반면, 남성은 가성비, 아울렛 등을 내세우며 가격대가 저렴한 부분 어필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홈 버튼에 명확한 통일성이 있지 않고(캠페인, 스타일, 카테고리, 혜택 등이 섞여 있음), 각 버튼마다 랜딩되는 곳이 다 다른 부분이 복잡하게 느껴져서 아쉬움이 있었다.
많은 패션 커머스(특히 대기업몰)에서 홈화면에서는 여성과 남성을 분류하지 않지만, 카테고리를 탐색하려고 들어가면 여성과 남성을 명확하게 나누어 둔 것을 볼 수 있다. 대기업 의류 제조업체는 보통 남성 사업부, 여성 사업부가 따로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이렇게 카테고리를 분류하는 것도 이해가 가는 구조였다.
카테고리 내 성별을 구분해두는 커머스는 LF MALL를 분석해보았다.
상단의 탭에 여성/남성이라는 탭이 분류되어 있고, 탭 하위에도 여성의류, 여성가방/잡화 등으로 성별을 기준으로 카테고리를 구성해둔 것을 볼 수 있다. 명품이나 스포츠탭에 가더라도 세부탭에는 '여성 가방', '여성 슈즈' 등으로 구분해둔 것을 볼 수 있었다. 모든 상품을 여성과 남성으로 명확하게 가름하고 시작하여 상품을 탐색할 수 있도록 한다.
키즈는 별도로 카테고리를 구성해두었다. 키즈 상품은 보통 우연히 발견해서 사기보다는, 아이의 옷을 사겠다고 목적을 가지고 앱에 방문한 고객들이 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렇게 별도로 탭을 구성해두는 것이 편리한 사용성이라고 생각한다.
LF MALL에서도 헤더의 카테고리를 클릭하면, 카테고리 목록 화면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되어있었다.
특이했던 점은 카테고리 순서를 사용자가 직접 설정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해두었다는 점이었다.
LF MALL은 필터를 세세하게 구현해두었다. 브랜드, 가격, 색상은 물론 옷의 넥라인, 스타일 등도 선택할 수 있었고, 필터에서도 성별을 발견할 수 있었다.
LF MALL에서는 총 6가지의 성별 기준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여졌다. (여성, 남성, 남여공용, 남아, 여아, 유아공용) 상품의 속성에서 이러한 기준들이 명확하게 등록되고 분류될 수 있다면 사용자들이 필터를 사용하며 상품을 찾기에 매우 편리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LF MALL에서는 '카테고리 전문관'과 '주요 서비스' 영역을 나누어 서비스를 큐레이션하고 있었다. '카테고리 전문관'은 여성, 남성, 잡화/슈즈 등 물건의 속성을 기준으로 나눠 둔 영역이었고, '주요 서비스'는 LF에서 비즈니스적으로 확대하고자 하는 서비스를 보여주는 영역이었다. 예를 들면, 아울렛이나 선물하기, 라이브커머스와 같은 서비스들이 있었다.
카테고리 전문관은 목적성 방문을 한 사용자들이 탐색하기 좋은 구조, 주요 서비스는 회사에서 확장하고자 하는 사업군이나 서비스를 보여주기 좋은 구조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가지 방향성을 모두 잡으려고 하는 것이 느껴지는 구조였다.
+ 카테고리 내에서 남성 여성을 철저히 나누는 형식은 SSF를 참고해 비교할 수 있다. 필터가 LF가 더 정교화되어 있어 레퍼런스로 참고하였다.
마지막으로 디테일하게 살펴볼 커머스는 무신사이다. 무신사는 다른 커머스와는 전혀 다른 방식인 FAB버튼 형식으로 성별을 풀어내고 있었다. 무신사는 남성 상품이 많은 커머스에서 시작을 해서 여성 서비스로도 점차 확장해나가고 있는 추세이다.
무신사는 거의 모든 영역에서 우측 하단에 성별 필터를 띄워주고 있다. 카테고리 내에서는 여성/남성을 따로 구분하지는 않는 대신에 FAB버튼으로 성별을 변경하게 되면 여성/남성 상품 뿐만 아니라 콘텐츠도 성별에 맞춰 바뀌어 노출되고 있었다. 사용성이 손에 익은 사용자들은 편리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으나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은 아니다보니 불편하고 필터를 찾지 못하는 사용자도 많을 것 같다. 특히 일부 영역에서는 이미지나 다른 버튼과 겹치는 경우도 많아서 화면이 복잡하고 불편하다고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인 경험에 브랜드 페이지에 상품이 하나도 없다고 나와서 의아해 했는데, 성별 필터가 설정되어 있어서 노출되지 않았던 경험이 있다. 사용자에게 이렇게 빈 화면으로 노출되는 부분이 오류 같아 보일 수 있어 좋은 경험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키즈는 별도의 카테고리로 분류하고 있었고, 연령별로까지 나누어 제공하고 있었다. 키즈 상품 분류가 세부적으로 되어있는 부분이 좋았다.
무신사는 주로 의류를 판매하는 커머스이다보니 의류로 묶지 않고 상의, 아우터, 하의, 원피스/스커트 로 의류를 펼쳐 놓고 있었다. 사용자가 버튼을 하나 더 클릭해야하는 번거로움은 덜어주지만, 전체적인 카테고리 구조에 있어서 위계가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 있어 몇몇 사용자 입장에서는 복잡하다고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계를 맞춘다면 '의류'로 통합해야 할 것이다.)
무신사의 필터는 각 지면마다 다른 형태였는데, 우선 카테고리 숍을 기준으로 살펴보았다.
필터를 클릭하면 우측으로 필터창이 열리는 형태였다. 근데 카테고리와 필터 사이에 태그도 존재하고 있어서 상단이 복잡하게 느껴졌다. (필터에 대해 주목도가 떨어진다.)
카테고리를 세부적으로 선택할 때마다 그 카테고리에 맞는 필터가 필터창에 노출된다. 매우 다양한 필터가 있어서 좋으면서도 너무 세부적이고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 필터도 있었다. (ex. 표준사이즈와 실측사이즈가 동시에 있는 부분, 주요 장식은 '사용자들이 많이 쓸까' 하는 부분) 필터의 갯수가 너무 많다보니 사용자들이 고르기에 더 복잡하다고 느낄 것 같았다. (이론적으로 선택지를 3~7개정도가 적합하다는 내용도 본 것 같다.) 무엇보다 상품의 속성이 제대로 맵핑되어 있지 않은 것인지, 필터링한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다는 점이 아쉽게 느껴졌다. 필터의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면 사용자들은 필터를 신뢰할 수 없게 되고 사용하지 않게 될 것이다. 그럼 사용자들이 상품을 고르기까지 좁혀나가는 과정이 더욱 힘들게 느껴질 것이다.
부가적으로는 가격 필터에서는 사용자가 직접 가격을 입력해야하는 구조로 불편하게 생긴 것 같다.
무신사도 확장하고 싶은 카테고리와 서비스가 탭을 홈 카테고리 탭에서 스크롤해서 봐야할 정도로 많았다. 특히 최근에는 뷰티를 메인 화면에 탭으로 구성하는 등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었다.
W-concept과 마찬가지로 홈 카테고리의 구성이 다 다르고, 랜딩되는 페이지도 많이 달라서 사용자향보다는 비즈니스향이 강한 서비스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신사는 확장하고 싶은 것, 보여주고 싶은 것이 많아 복잡해보이는 커머스인 듯 했다.
간단하게 몇개의 앱을 더 이야기해보자면,
CIDER는 스타일을 기준으로도 카테고리를 제공하고 있고, 29CM는 라이프 카테고리가 크게 성장하는 쇼핑몰로 알고 있었는데, 여성/남성/라이프를 홈 상단에서 탭으로 제공하고 있고 그 중 라이프는 세부 카테고리들도 홈화면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라이프에 힘을 주고 있는 구조로 느껴졌다.
지그재그는 남성의류는 다루지 않고, 쇼핑몰과 브랜드를 나누는 점이 지그재그의 비즈니스적인 부분을 잘 보여주는 구조였다. 카테고리 별로 베스트, 신상품, AI추천을 따로 빼둔 것도 독특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필터도 세세하게 구현해두었는데, 어떻게 상품을 그 구분에 맞춰서 다 등록시키지에 대한 궁금증도 생겼다.
각 커머스의 사업구조에 따라 카테고리 구조가 다른 부분들도 흥미로웠고, 사용자들에게 어느정도 친숙함을 줘야하는 측면에서 커머스들이 서로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부분들도 흥미로웠다.
커머스의 규모와 카테고리가 다양해질수록 보여주고 싶은 것들이 많아 사용자들이 복잡함을 느끼기 쉬울 것 같았고, 그것들을 해결하기 위한 카테고리 분류에 대한 전략들에 대해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