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지도앱이 추구하는 방향성을 들여다보자
개인적으로 맛집 저장하거나 갈 길 체크하는 용도로 지도앱을 꽤 많이 쓰는 편이다.
뚜벅이로서 길찾기나 추천받은 맛집들을 저장하는데는 주로 네이버 지도를 사용하고, 찐 맛집인 경우에만 카카오맵에 저장하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위치 저장, 경로 체크 정도의 기능만 사용하고 있어서 지도맵에서의 특별한 기능과 차이점을 느끼지 못했었는데, 최근 디테일의 발견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맵에 대해서도 다시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그 내용을 담아보려고 한다.
앱을 분석해볼수록 각 비슷한 기능을 제공하지만 사용하는 유저의 페르소나나 회사의 큰 방향성에 따라 세부적인 기능이나 UIUX가 다르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각 지도 앱별로 유저들은 어떻게 다르고, 그래서 제공하는 핵심 기능은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고자 한다. 지도의 주요 기능인 길찾기와 가게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은 어떻게 보여주고 있으며, 각 지도앱 별로 차별화된 기능은 무엇인지에 대해 중점적으로 분석해보았다.
본격적으로 비교해보기에 앞서 우선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을 한눈에 비교하면 아래 표와 같다.
지금부터 각 앱마다 상세히 분석해보자!
SME(Small and Medium Enterprise)와의 상생을 내세우는 네이버는 네이버 지도에서도 그 방향성이 잘 드러났다. 최근에 네이버는 사용자에게는 일상의 편리함을, 비즈니스 파트너에게는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한다는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일상의 편리함, 비즈니스 기회 제공이라는 큰 방향성에 맞게 네이버 지도에서도 주변 가게를 추천하거나, 가게에 대한 리뷰들을 중심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유저에 대한 내용은 사실상 추측에 가깝지만 핵심 피쳐들을 보면서 네이버지도의 유저는 이런 사람이지 않을까 생각해볼 수 있었다.
- 네이버지도 유저는 약속 장소를 물색하기 위해 네이버지도를 접속한다. (리뷰, 예약 기능 등)
- 네이버지도는 약속 장소까지 가는 길을 확인하기 위해 많이 접속한다. (검색한 목적지 길찾기)
(운전자보다는 뚜벅이의 관점으로 분석이 녹아있습니다.)
네이버지도는 내가 자주 가는 곳을 쉽게 길찾기 할 수 있도록 제공해주고 있다.
자주 가는 지하철/버스를 등록한 경우 도착 정보를 제공하고 있고, 많이 목적지로 설정한 곳이 top1,2,3로 제공되고 있었다. 또한 최근에 검색한 위치도 목적지를 선택하는 화면에 제공되고 있어 네이버 지도에서 약속 장소를 물색했다면, 검색과 연관지어 경로를 탐색하기에 편리한 서비스라고 생각이 들었다.
하단 GNB에 '주변'이라는 탭을 통해서 광고를 신청한 가게나 주변에 있는 가게를 추천해주고 있다.
네이버지도에서는 주변 가게를 제공할 때, 스크롤로 연속으로 제공하여 가게 정보를 흐름 끊기지 않고 탐색할 수 있다.
네이버지도의 마이탭에서 테마형 구좌도 찾아볼 수 있었다. 단, 이 테마형 구좌는 예약 기능과 연관된 가게들 위주로 노출해주고 있었다.
'캠핑', '호텔 다이닝', '오마카세' 등 최근 인기있는 소재들로 노출시키고 클릭 시에는 예약이 가능한 가게들이 펼쳐진다. 이 기능에서 좋았던 점은 지도에 위치를 찍어서 보여준다는 점이었고, 특정 원하는 키워드가 있다면 (ex. 회식, 주차 등) 필터링해서 볼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었다. 캠핑장 같은 경우에는 지도에 가격도 바로 찍혀서 제공되어 여러모로 유용한 기능이라고 생각했다.
네이버의 유저는 약속 장소를 물색하기 위해 네이버 지도를 활용할 것이라고 추측하게 된 기능이 바로 이 네이버 예약 기능이었다.
최근에는 캐치테이블을 비롯해서 식당을 예약하는 서비스가 활성화되고 있고, 네이버에서도 이런 예약 기능을 적용한다. 네이버 블로그, 약속 장소 주변의 식당을 검색하다가 쉽게 예약/주문으로 이루어질 수 있게 기능을 마련해두었다. 다른 예약 사이트로 이탈을 막을 수 있다는 점, 실제 고객이 검색 후에 식당을 방문했는지 알 수 있다는 점, 그래서 리뷰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네이버지도와 시너지 효과를 내는 기능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최근 다시 살펴본 카카오맵에도 예약 기능이 추가되었다. 아무래도 맵과 연동하기 좋은 기능이라 맵에서는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것 같다. 다음엔 예약 기능만 한번 살펴보아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든다.)
네이버지도를 살펴보면서 네이버지도는 내부적으로 '리뷰'를 중요하게 보는 지표라고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은 '마이탭'에서 리뷰를 게이미피케이션 요소로 풀어낸 점을 보고 확신할 수 있었다.
'마이탭'에는 리뷰, 예약 기능을 중심으로 월마다 수행할 미션을 제공해주고, 달성시 포인트로 보상을 제공하고 있다. 즉, 네이버 블로그 등 다른 주요 기능들과 함께 리뷰 콘텐츠를 더욱 강화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있었다.
카카오맵 소개 페이지에 쓰여진 표현에 의하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빠른 길을 안내하는 카카오맵"이라고 정의한다. '경로 안내'라는 핵심 기능에 초점이 맞췄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앱을 분석하면서도 카카오는 버스의 정확한 위치나 도착 시간을 안내하는 기능들이 발달되어 있었는데, 이런 피쳐를 보았을 때 카카오맵이 더 정확한 시간을 제공해주는 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카카오맵 유저는 길찾기, 네비게이션의 기능으로 카카오맵을 더 많이 사용할 것이다.
- 카카오맵 유저는 가게를 찾을 때, 진솔한 리뷰를 더 참고하고자 한다.
(운전자보다는 뚜벅이의 관점으로 분석이 녹아있습니다.)
대중교통 탭에서 자주 가는 목적지보다는 주변 정류장에 대한 정보만을 제공하고 있다. 검색하지 않아도 주변 교통정보를 보여준다. 내가 가야하는 경로를 이미 아는 사용자라면 카카오맵을 사용해서 정류장에 도착하는 버스, 지하철 정보를 빠르게 훑어보는 것이 더 유용한 기능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한번쯤은 핸드폰을 하다가 내릴 역을 지나친다거나 버스 승차를 놓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런 경험의 불편함을 해소해주는 기능이 카카오맵에는 있었다.
경로를 검색하면 승하차 알림이라는 버튼이 있고, 버튼을 클릭하면 해당 경로에 대한 알림을 받을 수 있다.
정류장에 버스가 도착하면 알림이 오고, 하차해야하는 정류장에 오면 알림이 오고, 목적지에 도착하면 또 알림이 온다. 핸드폰을 하느라 종종 승차, 하차를 놓치는 사용자들이 많은데 그런 불편한 점을 잘 해결해주는 피쳐라는 생각이 들었다.
버스 도착정보에 정확도가 높아야 유용할 수 있는 기능이라고 생각을 했고, 그래서 네이버보다는 카카오가 버스에 대한 정확도가 높은가?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 기능은 이번 앱분석을 하면서 알게된 기능인데, 유용해서 자주 쓰게 되는 기능이 되었다.
카카오맵은 주변 가게를 제공할 때, 섹션 별로 테마를 묶어서 보여주고 있었다. 카카오맵에서 주변 가게 정보 제공 시 아쉬운 점은 가게의 썸네일이 음식 사진이 아닌 잘 읽을 수 없는 메뉴판이 많다는 점이었다. 음식점, 카페의 경우 음식이나 가게 내외부 이미지를 통해 후킹할 수 있는 요소가 많다고 생각하는데 그 부분을 놓치고 있는 것 같아 아쉬웠다.
테마지도에서는 시의성 있는 소재, 다양한 테마를 다루고 있어서 한편으로는 SNS 콘텐츠를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단, 지역별로 묶여서 추천하는 것은 아니다보니 (물론 지역 기반의 콘텐츠도 존재하긴 한다) 추천해주는 장소 중에 가기 어려운 곳이 많다는 점이 아쉬웠다. 또한 테마별 추천은 추천된 맛집을 한눈에 펼쳐 지도로 확인할 수 없어 실질적인 맛집 정보를 얻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카오맵에서 발견한 또 하나의 유용한 기능은 유저 간의 위치를 공유하는 서비스였다.
이 기능은 도착지를 설정하고 친구에게 공유를 하면, 친구가 어디쯤에 오고 있는지 알 수 있는 기능이다. 메신저가 기반이 되는 카카오에서 카카오맵의 위치 정보를 카카오톡으로 전송하여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는 기능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또한, 서로 어디쯤 오고 있는지 굳이 말로 하지 않더라도 알 수 있는 유용한 기능이라고 생각했다.
내 위치를 공유하는 시간을 제한할 수도 있는데, 이 시간 조절을 통해서 개인정보에 대한 유출을 방지하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카카오맵이 더 정확한 버스 도착 시간을 제공할 것이다' 라고 생각이 들게 한 기능은 이 "버스 실시간 위치 제공" 서비스이기도 하다. 아쉽게도 서울에서는 제공되고 있지 않지만, 버스가 오고 있는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다.
이걸 보면서 내가 타려는 버스가 어디쯤 오고 있는지, 버스의 속도를 보면서 지금 교통 체증이 심한지 등을 가늠해볼 수 있어서 유용한 기능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단, 버스가 너무 많아서 보기 어려운 점도 있을 것 같다. 원하는 버스 번호만 볼 수 있도록 하는 기능도 디벨롭되면 좋을 것 같다.
오랜만에 커머스에서 벗어나 지도앱을 분석해보았는데, 내 관점에서는 새로운 기능들이 많고 지도맵의 생태계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어서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이전에는 두개 다 그저 지도앱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이 타겟팅하는 유저가 확실히 다른 것 같다고 느낀게 재밌는 부분이었다. 이번 글에서는 뚜벅이 관점에서 많이 보았지만, 운전자 관점에서도 다양한 기능들이 많을 것 같고 T맵이나 구글지도까지도 함께 확장해서 보면 재밌을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다.
기존에는 네이버지도만 많이 사용했었는데, 이제는 카카오맵도 섞어서 쓰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