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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굿럭 Feb 09. 2022

영국의 출판사와 서점의 만남

영미 아동도서에 대한 이야기 6

저는 영어 아동문학과 도서들을 좀 더 알기 위하여 관련된 도서들을 닥치는 대로 읽곤 했습니다.  제가 영미 아동문학 및 도서에 첫 발을 내딛을 때 가장 먼저 할 일이 아마존에서 아동문학 관련 최신 가이드북인 'Essentials of Children's Literature' 등을 구입해서 읽고 소개된 작품들을 구입하는 것이었습니다. 다만 해당 책들은 장르별 간단한 설명과 관련된 작품들의 리스트로 구성된 리소스 북의 성격이 강해서 뭔가 깊은 맛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마리아 니콜라예바, 페리 노들먼, 마틴 솔즈베리 같은 작가님들의 아동문학 관련 작품에 대한 번역서들은 저에게는 너무도 고마운 존재였습니다. 그리고 그림책, 영어 그림책, 영어 그림책을 활용한 학습법 등에 대한 국내 저자님들의 책들도 놓치지 않고 읽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국내 도서에서 영어 그림책의 구입처로 영국의 온라인 서점 '북디파지토리(Book Depository)'를 소개하는 글을 읽었습니다. 해당 작가님은 이 온라인 서점이 왜 좋은가는 잘 모르겠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글을 읽고 있던 저는 저만의 대답을 알고 있기에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었습니다. 저는 '북디파지토리'를 이용하는 기준이 있기 때문입니다. 언제가 이 이야기를 해야지 맘을 먹다가 '북디파지토리'에 최근 구입한 책들이 있어 기다리는 참에 몇 자 적어봅니다.


경험을 말하기 앞서서 영국의 온라인 서점인 '북디파지토리(Book Depository)'을 제가 알고 있는 선에서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첫째, 이 온라인 서점은 영국에 있고 현재는 아마존 서점의 자회사입니다. 둘째, 주문을 하면 국제우편으로 도서를 발송해 줍니다. 그래서 아마존과 다르게 이 서점에 주문한 도서들은 정말 소리 소문 없이 어느 날 문득 우편함에 꽂혀 있습니다. 셋째, 일 년에 몇 번은 10 ~ 15%의 할인 코드를 제공합니다. 구매하고자 하는 책의 자체 세일 기간과 함께 사용할 수 있다면 구매 가격이 나쁘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우리나라 온라인 서점을 이용한 해외 주문보다 책 가격은 대개 비쌉니다. 설상가상으로 직구 무료배송이 가능한 현재의 쿠팡이나 11번가의 아마존의 해외직구 가격과 비교하면 이곳은 정말 책을 구입할 곳이 못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왜 저는 영국의 '북티파지토리'를 이용할까요?

또 해당 이야기를 하기 전에 영국의 출판사 한 곳을 소개하겠습니다. 영국에는 'Bodleian Library Publishing'라는 출판사가 있습니다. 브드레안 도서관(Bodleian Library)은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의 중앙도서관 이름이기도 합니다. 출판사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 출판사는 옥스퍼드 대학교 산하 대학 출판사입니다. 저는 '반지의 제왕'을 쓰신 존 로날드 로웰 톨킨(J. R. R. Tolkien) 작가님의 작품들을 뒤지고 다니다가 알게 된 곳이었습니다. 이 출판사는 자체 온라인 서점(bodleianshop.co.uk)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온라인 서점에서 2020년 11월 5일 출판 예정 작품인 아그네스 밀러 파커(Agnes Miller Parker)의 "AESOP'S FABLES"를 보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솝우화입니다. 그녀의 삽화에 반한 저는 해당 출판일을 기다리기 시작하였습니다.


노파심에 다시 한번 살짝 삼천포로 빠져서 책 커버 이미지는 소개해야겠습니다. 처음에는 브드레안 도서관 온라인 서점에서 소개된 책 이미지를 올릴까 했습니다. 그런데 이 온라인 서점에서 소개하는 책의 이미지와 실물은 커버의 색깔과 재질감에서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실제 책은 갱판지 같은 연한 베이지 색깔의 천 재질로 커버가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드커버의 펭귄 클래식 책들에서 자주 볼 수 있는 'Clothbind book'입니다. 여기에 AESOP'S는 금색으로 박찍기(foil blocking)하여 제목에 입체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아마존 등 모든 온라인 서점에서 보게 될 이 책 커버 이미지와 실물은 다소 다르다는 점을 알려드리기 위해 실물 이미지를 올립니다.

출처: BESTLACLUB
출처: BESTLACLUB

이제 정말 '북디파지토리'와 관련된 구입 사례를 적어보겠습니다. 이 책의 예정 출간일을 여유 있게 10일 정도 지난 후 도서 구입을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구입하기 위해 국내외 온라인 서점을 이리저리 기웃거렸습니다. 이상하게도 국내 온라인 서점 다수가 아예 검색 결과가 없었고 아마존(US)은 pre-order로 2021년 4월경이었습니다. 그런데 국내 온라인 서점 한 군데에서 주문이 가능했습니다. 저는 아마존(US)에서 예약 판매되는 가격과 배송비를 감안한 총금액에 절반도 안 되는 가격으로 2020년 11월 16일 해당 국내 온라인 서점에 아주 기쁘게 주문을 하였습니다. 주문한 책이 영국에서 오는 것을 고려하여 2주 정도까지 너그럽게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3주가 되어도 배송정보에는 계속 상품 확인 중이었습니다. 결국 한 달이 지난 12월 16일에 해당 상품의 품절로 구입할 수 없다는 문자와 함께 주문이 취소되었습니다. 본의 아니게 제가 이 온라인 서점의 도서 상세 소개 페이지에 품절 표시를 선사했습니다.


아마존(US)의 예약 구매의 날짜처럼 4월까지 기다려야 하나라는 조바심이 들지만 다시 국내 온라인 서점과 아마존(UK)까지 확인했습니다. 아마존(UK)은 미국 아마존과 동일했습니다. 국내 온라인 서점 한 곳이 이번에는 책은 검색되었지만 역시 예약 구매이고 확실한 날짜는 나와 있지 않았습니다. 이젠 이 책의 구입을 포기할 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다시 찾은 '브드레안 도서관' 온라인 서점에서는 이 책을 팔기 시작했습니다. 아쉽게도 국제 배송이 안될 뿐이었습니다. 영국 배대지를 사용할까 아니면 급하지 않은 데 4월까지 기다려볼까 고민하기 시작하던 차에 저에게 '북디파지토리'가 생각이 난 것입니다. 이제까지 너무 비싸다는 생각에 검색조차 하지 않던 '북디파지토리'였지만 가격과 상관없이 사고 싶다는 욕망이 생기니까 이제야 영국의 온라인 서점이 생각난 것입니다.


영국 온라인 서점이니까 혹시나 영국 도서가 있지 않을까? 혹시나 하는 맘으로 '북디파지토리'의 검색란에 "AESOP'S FABLE"의 ISBN인 '9781851245376'를 입력했습니다. 그런데 이 영국의 온라인 서점에서는 그녀의 이솝우화를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2021년 1월 5일 US 43.88 달러로 구입했습니다. 이틀이 지난 1월 7일에 책은 영국에서 한국을 향해 국제우편으로 발송되었습니다. 그리고 2주 정도가 지난 1월 21일에 저의 집 우편함에 살포시 들어와 있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열어본 우편함에서 종이봉투를 발견하자 저는 전율을 느꼈습니다. 먼 타지 영국에서 잘도 무사히 왔구나.


이 책을 구입할 때 저는 '북디파지토리'는 너무 비싸다는 생각에 처음부터 예상 구입처에서 제외했습니다. 그당시에는 저도 역시 '북디파지토리'를 언제, 어떻게, 왜 이용할지 몰랐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경험들이 쌓이다 보니 '북디포지포리'는 저에게는 가격으로 승부하는 곳이 아닌 책의 보유 자체로 승부하는 곳입니다. 다른 곳에선 품절과 절판으로 원하는 영미 아동도서의 구입을 포기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시기에도 이곳만은 구할 수도 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지게 하는 최후의 보루인 것입니다. 여담입니다만 현재 곧 도착할 책들도 아마존과 국내 온라인 서점에서는 품절이라는 상품 상세페이지를 가지고 있는 아동도서들입니다.


이런 까닭에 매번 '북디파지토리'를 이용할 때마다 기꺼이 제 지갑을 열어 봅니다. 불쑥 찾아오는 때가 이르면 저는 우편함을 지나칠 때마다 열어 보곤 합니다. 혹시 원하는 영미 아동도서가 좀처럼 구매하기 어려울 때 부모님들도 저처럼 '북디파지토리'에 맘을 열어보심이 어떨까요? 이제 '북디파지토리'도 영미 아동도서의 접근성을 높이는 훌륭한 구입처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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