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나를 더 챙겨주는 당신에게
아침이면 늘 피곤한 얼굴로 현관문을 나서는 당신에게 손 인사를 한다. 눈 밑은 퀭하고 어깨는 무겁게 늘어졌지만 혹여 아기가 깰까 조용히 문을 나서는 모습이 괜히 안쓰럽기도 하다. 그럼에도 당신은 한 번도 “힘들다”는 말을 쉽게 꺼낸 적이 없다.
야간 근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날엔 잠이라도 푹 자면 좋으련만, 당신은 늘 웃는 얼굴로 아기의 상태부터 살핀다. “우리 애기 잘 있었어?” 하고 아기를 안아 들고 환하게 웃는 그 순간, 당신의 피곤은 어디로 사라지는 걸까?
나는 아직도 서툴고 때로는 육아가 너무 버겁게 느껴지는데 당신은 퇴근하자마자 아기를 목욕시키고, 분유를 타고, 나에게는 따뜻한 밥 한 공기를 꼭 챙겨준다.
“당신 밥은 내가 책임지고 먹게 해줄게!”
그 말 한마디에 나는 또 하루를 버틸 힘을 얻으며 ‘피식’ 웃는다.
나는 안다.
당신도 참 많이 힘들다는 걸.
자신만의 방식으로 묵묵히 참고 있다는 걸.
그리고 결국 피로와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위경련으로 응급실에 다녀온 당신을 보며 나는 애써 침착한 척했지만 마음 한가운데가 철렁 내려앉았다.
늘 묵묵히 참기만 하던 당신이 그제야 고통을 호소하는 걸 보면서 ‘내가 남편의 희생을 너무 당연하게 여겨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당신은 새벽에 퇴근해 피곤에 겨운 몸으로 겨우 잠이 들었다.
그런 당신을 보며 나는 조용히 되뇌인다.
“당신 덕분에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어.”
“내 남편이라서, 참 고마워.”
때론 사랑은 거창한 말보단, 피곤한 하루 끝에 마주한 따뜻한 밥 한 끼에서 기꺼이 나보다 나를 먼저 챙겨주는 그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걸 당신이 매일 나에게 가르쳐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