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생각
식사 준비를 하며 젓가락을 집다가 짝이 안 맞는 젓가락 두 개를 집었다. 한 짝을 도로 집어넣고 다른 한 짝을 꺼냈다. 또 안 맞는 짝이었다. 그래서 그 안 맞는 하나를 또 내려놓고 다시 짝이 맞는 젓가락을 집었다. 안 맞는 게 여러 번 반복되자 ‘젓가락을 다양한 종류로 사지 말고 다 같은 종류를 살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하지만 다양해야 예쁘니까. 비로소 젓가락의 짝이 맞자 나는 그 젓가락으로 밥을 먹었다.
세상의 사람들, 인연도 이 젓가락과 마찬가지이다. 처음에는 나와 안 맞는 짝을 집었더라도, 내려놓는 과정을 반복하다가 결국에는 맞는 짝을 집게 되어 있는 것이다. 조금 차이점이 있다면, 실제 젓가락은 다 같은 종류로도 살 수 있지만, 사람들은 모두 같은 종류의 젓가락일 수 없다. 저마다 개성이 다른, 고유의 매력을 가진 가지각색의 존재들이고, 크기, 두께, 모양, 재료, 색깔, 무늬 디자인이 다 다른 다양한 종류의 젓가락과 같다.
안 맞는 짝을 만났던 것은 결국 맞는 짝을 만나기 전까지의 필수 과정이다. 그러니 인연과의 이별에 너무 슬퍼하지 않아도 된다. 안 맞는 짝을 경험했기에 맞는 짝을 더 잘 알아볼 수 있다. 그렇기에 그 과정을 겪게 해 준 헤어진 인연에게도 감사하게 된다. 후에 딱 맞는 짝을, 혹은 완벽히는 딱 맞지 않더라도 계속해서 잘 맞춰갈 수 있는 짝을 만난다면, 그대로 쭉 함께하게 된다. 젓가락 두 짝이 모여 열심히 음식을 집는 것처럼, 잘 맞는 인연은 서로의 마음과 힘을 합하여 함께 살아가고, 가끔씩은 서로 기대기도 하며 같이 삶을 헤쳐 나간다.
우리는 스스로 잘 맞는 인연을 직접 선택했다고 생각하지만, 젓가락처럼 잘 맞는 짝을 집은 주체는 어쩌면, 세상이라는 도화지에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운명’이라는 놈일 수도 있다. 젓가락이 스스로 자기와 맞는 짝을 찾는 것이 아니라, 젓가락을 사용해 밥을 먹으려던 우리가 짝을 찾는 것처럼 말이다. 사람의 젓가락질에 맞추어 짝과 함께 이리저리 움직이고 맞춰가며 음식을 집게 되는 젓가락처럼, 우리는 함께 모여 운명의 지휘 아래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젓가락은 한 짝만 움직여서는 음식을 집을 수 없다. 이와 마찬가지로 아무리 맞는 짝이라도, 어느 한쪽의 노력만으로는 함께 맞춰가며 무엇인가를 해내고, 발전하며 살아가는 것이 불가능하다. 서로 소통하고, 배려하고, 화합하도록 노력하며 협동에 최선을 다해야만 삶의 목표를 성취해 나가며 끝까지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뿐만 아니라 일도 인연이다. 자신과 안 맞는 일을 만났다면 그 일에 계속해서 고통받지 말고 그저 내려놓으면 된다. 그 일은 내 인연이 아닌 것이다. 내려놓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하지만 두려움과 불안함을 가질 필요 없다. 결국에는 맞는 젓가락 짝을 집는 것처럼, 결국 자신과 가장 잘 맞는 일을 집게 된다. 그러면 자신에게 맞는 일은 애초부터 딱 맞는 짝으로서 존재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괜히 괴로워하고 불안해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잘 맞는 짝이 여러 개일 수는 있어도 없을 수는 없다. 자존감이 떨어질 때, 왠지 ‘나에게는 맞는 짝이 아예 없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모두에게는 자신에게 잘 맞는 짝이 분명히 있다. 누구에게든 반드시 있다.
그러니 지금 사람이든 일이든, 자신과 안 맞는 인연으로 인해 힘들다면, 결국에는 아주 꼭 잘 맞는 인연을 찾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살아가자. 굳게 믿고 찾으려는 의지와 노력만 있다면, 생각보다 금방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알고 보면 생각보다 가까이 있을 수도 있다. 나 또한 분투하며 살아가는 젓가락 한 짝으로서 이 세상의 모든 젓가락들을 응원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도 늘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자신과 잘 맞는 짝이든 맞지 않는 짝이든, 모든 인연이 다 소중하다는 사실이다. 다양한 종류의 젓가락이 종류와 관계없이 모두 밥을 먹는 꼭 필요하고 중요한 일에 쓰이는 것처럼 말이다. 종류마다 사람마다 상대적인 선호도는 다를지 몰라도, 절대적인 가치는 모두 같은 것이다. 당연한 사실인데 자신을 기준으로 두고 짝을 찾다 보면 가끔 잊을 수 있다. 항상 모두 소중한 존재들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