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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갈수록 일본친구가 늘어난다.

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다.

by 소시민

요즘은 해외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그곳은 일본.


한국도 살기 힘들고 일본도 살기 힘들다. 그렇지만 둘 중 한 곳을 선택하라 한다면 일본을 선택할 듯싶다.


한국은 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사람 취급받지 못하는 나라인 건 분명한 나라.

어느 곳이나 웬만하면 자본주의 시스템 안에서 돌아가지만 더욱 자신들의 이데올로기를 점령 당한 나라.


가장 큰 차이점이 아닐지...


고도의 성장을 속히 거쳐오면서 여유가 없는 나라. 숫자, 수치로 모든 것을 봐야 하는 시선과 그 시선이 나에게도 있음을 알게 될 때, 자기 모멸감. 그렇지만 편승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세상.


이 나이에 일본 유학이나 이민을 생각하면서 '비자'에 대한 또 하나의 생각.


'비자'가 사람을 비참하게 하는구나. 사람과 사람을 나누고 경계를 확실하게 하는 표지. 비자.


어쩌면 국가가 있다는 것만 해도 다행일지도... 난민은? 그들의 삶.


만약 사람이 죽지 않았다면 여유가 있었을 텐데... 죽지 않으면 노후 준비도 없다.


한 10년은 이 일 해보고, 다음 5년은 이런 걸 배워보고, 또 다음 10년은 무엇을 해보고... 꽁냥꽁냥.


죽기 때문에. 짧은 인생 달려간다. 그런데 무엇을 위해?



이번 여행은 도쿄, 교토, 오사카, 히로시마를 거쳐 왔다.


낮에 히로시마 한 오코노미야끼 집에서 남자 두 명을 만났다. 세련되어 보이는 그들.


우연히 들어간 건물 2층에는 오코노미야끼 집이 한데 모여 있었다.


내가 먹던 가게 곳곳에 붙여 있는 연예인 사인들.


남자 두 명도 연예인처럼 보여서 물어봤지만 아니었다.


잘생겨서 물어봤다고 했더니, 그들도 나를 잘생겼다고 해준다. 사회성 좋은 사람들.


그들과 대화가 막힌다. 언어의 한계가 있다. 그런데 대뜸, 오코노미야끼 만드는 할머니가 통역을 해준다.


두 남자가 놀라고 나도 놀란다. 한국 드라마 보면서 한국어 공부했다고 한다.


계속 대화 막힐 때마다 할머니가 통역해 준다. 놀랍다.


남자 둘 중 한 명은 도쿄에서 미용사다. 역시 스타일리시하더라니.


그와 인스타를 공유했다. 도쿄에 가면 연락하겠다고 했다. 그도 꼭 연락을 달라고 말했다. 일본인 남자와 친구가 된 건 처음이다. 다음에 도쿄에 가면 그곳에서 머리를 잘라봐야지.


길을 가다 한 여성에게 말을 걸었다. 예쁘기도 했고 맛있는 야끼토리집을 추천해 줄 수 있는지 물었다. 길에서 말을 걸다니. 헌팅인가. 뭐 이제 목사도 아닌데.


여성은 자신이 잘 아는 야끼토리집을 추천해 주었다. 일본 여성들. 이상하게 친절하다. 길을 물어보면 그곳까지 데려다주는 경우도 있다. 서로 라인을 공유했다. 일본에서는 카톡이 아니라 라인이다. 야끼토리집을 찾으러 가는 도중에도 그녀는 자신이 잘 아는 또 다른 집을 링크로 보내준다. 우리는 라인으로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일본에 갈수록 일본인 친구가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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