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 ㅣ 박홍열 촬영감독
ᅠ 지난 9일 금요일, KT&G 상상마당 시네마에서 진행된 <말없는 소녀> 상상톡톡(GV)! 이날 행사에는 최근 <나는 마을 방과후 교사입니다>를 연출, <옥희의 영화>,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 등 홍상수 감독의 촬영감독님으로 잘 알려진 박홍열 감독님이 찾아주셨습니다. 평소와는 달리 영화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더욱이 배우, 감독이 아닌 촬영감독님의 방문을 통해 해당 영화뿐만 아니라 카메라가 바라보는 시산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귀중한 금요일 저녁 시간, 상상마당 시네마를 찾아주신 감독님을 비롯한 관객분들에게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ᅠ 이날 상상톡톡의 주제는 <침묵의 이미지: 눈에 보이지 않은 것들을 발견하는 카메라>였습니다. <말없는 소녀>에 대해 박홍열 촬영감독님은, “영화를 보면 말이 없는 이미지들이 연속되는데, 관객들로 하여금 어떻게 주인공의 감정과 동화시키면서 이 영화를 체험하게 할 것인가, 체험하게 하기 위해 카메라에서 쓸 수 있는 도구들을 어떻게 쓰고 있는가를 영리하게 잘 배치한 영화”라고 설명해주셨습니다. “<말없는 소녀>는 한 인물을 표현하고, 감정을 드러내기 위한 방법으로 어떤 말과 행동을 사용하기보다는, 프레이밍, 빛, 시점, 심도, 심지어는 4:3의 화면비 등을 활용한다”며 카메라의 기본적인 요소만으로 <말없는 소녀>가 독특한 이미지로 다가왔다며 관람 소감을 말씀해주셨습니다.
◉ 프레이밍, 빛, 시점, 심도, 화면비
ᅠ “주인공이 느끼는 고독을 체험하기 위한 도구로서 4:3 화면비를 활용하고 있다. 좌우의 블랙 화면 너머로 자꾸만 무언가 있을 것 같고, 그 답답한 너머에 대해 내가 무언가 갈망하고 열망하고 있는 건 아닐까.” (중략)
ᅠ “일반적인 영화의 서사에서 주인공은 행동해야 하고, 그 행동을 따라 서사가 펼쳐진다. <말없는 소녀>는 인물의 위치관계, 프레이밍 안에서 관계들이 쌓여나가고 주인공의 움직임 자체가 능동적으로 변화하고, 결국 어떠한 변화들을 명확히 만나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 (중략)
ᅠ “주인공을 응원하고, 어떻게 응원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으로 주인공이 캐릭터를 잡아나간다. <말없는 소녀>는 빛의 서사로서, 한번도 빛이 제대로 닿은 적이 없던 주인공 ‘카이트’를 보여준다. 아주 일상적이고 평등한 빛이 ‘카이트’에게 가닿는 순간을 기대하고, 응원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중략)
ᅠ “주인공 ‘카이트’가 무언가를 바라볼 때 초반의 시점들은, 그 시점들이 모두 분절되어 있다. 시점이라 함은 바라본 대상을 명확하게 보여줘야 하는데, 분절된 시점을 보여주며 ‘카이트’가 단절되어 있고, 세상에서 고립된 느낌을 쌓아나간다.” (중략)
ᅠ “주인공 ‘카이트’만 포커스가 맞도록 심도를 얕게 쓰는데, 친척을 만나면서부터는 심도가 깊어지기 시작한다. 심도가 깊어지면서 주변의 공간들이 눈에 들어오고, 관객들도 그 공간을 들여다보기 시작한다.” (중략)
◉ “사실은 아이를 위해 어른들이 해야 될 몫은 지켜보는 것.”
ᅠ 박홍열 촬영감독님은 “영화에서는 표현이, 표현은 형식이 될 수밖에 없고, 그 형식은 그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의 태도와 마음이라고 생각한다"며 촬영감독으로서 영화를 바라보는 시선을 전해주셨습니다. 영화 <말없는 소녀> 속 감독의 메시지까지 엿볼 수 있다며, “<말없는 소녀>를 보면서 ‘왜 이 영화에 감정이 동화되고 있을까’를 생각했을 때,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이 갖고 있는 아이에 대한 태도, 우리가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것들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말없는 소녀>는 이 영화를 보는 어른들이 말없는 소녀 ‘카이트'가 잘 자랄 수 있도록 함께 지켜봤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카메라가 대신 말해주는 영화"라고 설명해주셨습니다.
ᅠ 행사를 끝마치며, “영화 속 ‘이상함’들을 발견하기 시작하면 집에 가는 길이 굉장히 재미있다. 그 이상함들이 나에게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인가. 그것이 영화를 만나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라며 한 명의 영화 관객으로서의 즐거움을 함께 공유해주셨습니다. <말없는 소녀>를 무려 3회차 관람하셨다고 하니, 아직 관람하지 않으신 분들은 꼭 봐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 <말없는 소녀> 작품 정보]
감독: 콤 바이레드
출연: 캐서린 클린치, 캐리 크로울리, 앤드류 배넷 등
상영등급: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95min
[ <말없는 소녀> 시놉시스]
한때 대한민국에서 가장 빠른 100미터 선수였던 현수. 아직 고등학생이지만 점점 기록이 오르고 있는 단거리 선수 준서.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빠른 단거리 선수 정호. 세 선수는 각자의 이유로 국가대표 선발전을 준비한다.
Editor June ( 상상마당 시네마 홍보/기획 운영 매니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