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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TnG 상상마당 시네마 Nov 30. 2023

게스트에게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11월의 KT&G 상상마당 시네마

ᅠ         지난 10월 <잔고: 분노의 적자>,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시작으로, 이번 11월에는 무려 4회차의 키노라이츠 ONLY GV가 성황리에 진행됐다. 특히, 최근 2만 관객을 달성한 조현철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 <너와 나>의 주역 조현철 감독, 박혜수, 김시은 배우 3인이 완전체로 참석했다는 점, 홍상수 감독의 30번째 신작 <우리의 하루> 기주봉 배우를 포함한 출연진 4인이 참석한 GV가 KT&G 상상마당 시네마에서 첫 공식 행사를 가졌다는 점 등은 키노라이츠 ONLY 행사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ᅠ         11월 첫 행사부터 키노라이츠 커뮤니티를 통해 사전 질문을 받고 5개의 질문을 선별하여 게스트에게 직접 질문하는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이벤트가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첫 시작이었던 <나의 피투성이 연인> GV에는 무려 111명의 키노라이츠 회원분들이 참여했고, 꾸준히 행사마다 정성을 담은 질문들로 가득하여 5개의 질문을 고르기 어려웠다는 후문이다. 이번 게시물로 지난 행사들에서 나온 질문들과 게스트분들의 답변들 중 행사에 한 가지씩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11월 키노라이츠 ONLY GV <나의 피투성이 연인>, <너와 나>, <우리의 하루> 대국전 친필 싸인 포스터




ᅠ          11월 12일 일요일 13시 30분, <나의 피투성이 연인> 키노라이츠 ONLY GV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는 개봉 전 프리미어 시사이자 GV로, <나의 피투성이 연인>  유지영 감독, 한해인 배우가 참석했고, 씨네21 김소미 기자가 진행을 맡았다.


Q. 극중 재이의 직업을 작가로 설정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감독님께 질문하고 싶어요! 정말 현실적인 주제를 다룬 영화라 영화가 어떻게 전개될지 기대됩니다.



김소미 기자(진행자)

키노라이츠 ‘귀여운 타란티노(_69834)’님께서 극 중 재이의 직업을 작가로 설정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유지영) 감독님께 질문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어떤 여성작가가 겪는 일을 다룬다는 점에서, 정말 현실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을 거라는 것이 이 영화의 전개를 더 어찌보면 기대하게 만든다고 하셨습니다. 제가 여기에 살짝 한 가지만 더 덧붙이자면, 한 사람은 작가이고 또 한 사람은 창작이나 예술계와는 거리가 먼 영어강사로 설정하신 이유까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유지영 감독

이 영화의 시작에 제가 가지고 있던 많은 고민들이 있었기 때문에, ‘재이’라는 인물은 어쩔 수없이 제가 많이 투영 되어 있어요. 이 시나리오를 쓰면서도 ‘나’로서도 몰입을 하지만, 극화된 인물로서 ‘재이’도 몰입을 해야되는데… 음, 만약에 영화감독으로 ‘재이’를 설정했다면, 그 작업이 가능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객관화도 어렵고. 그렇다면 ‘재이’라는 인물이 어떻게 보여지는가에 대해 제가 잘 알지 못했을 것 같아요. 가장 내가 잘 담아낼 수 있고, 나와 비슷한 이 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직업군을 선택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일단 전제는 창작자였어요. 많이들 기사나 이런 매체에서 경단력을 소개할 때 거의 직장인 여성들이 많잖아요. 창작자에 대한 어떤 경력단절을 이야기하는 것은 많이 못 본 것 같아요. 제가 창작자이기도 하니, 당연히 창작자였으면 좋겠다 생각했고. 소설가가 하는 일이 기본적으로 글을 쓰는 것이고, 제가 이제껏 만들어온 영화들은 모두다 시나리오를 제가 썼고, 현장에 있는 시간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책상에 앉아서 시나리오를 쓰거나 혹은 다른 글을 쓰거나 하기 때문에 가장 이질감이 없고 쓰면서도 편하고 조금 더 관객들이 보시기에 사실적으로 보일 수 있게 선택한 것이 소설가였던 것 같아요. 어떤 분은 “무용수면 ‘재이’가 더 드라마틱하지 않겠냐” 했는데 혹 했거든요. 혹 했는데 내가 가려고 했던 비전과도 다르고, 몸의 변화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는 단순한 변화에 대한 이야기도 아니고. 그래서 소설가로 딱 찍고 갔던 것 같아요.


평범한 글쟁이라고 ‘재이’는 이야기하고, ‘건우’는 평범한 직장인이라고 이야기하는데, 평범함에 공통점은 있지만 노동자라는 공통점도 있어요. 하지만 하는 일이 너무나 달라요. 두 사람은 가치관이 다른 만큼 그것이 뒤로 가면서 밝혀지는데, 하는 일도 선택한 직업도 달랐으면 좋겠고. 그게 뭐랄까 극단적인 어떤 대비가 아닌 현실에서 우리가 많이 볼 수 있는 ‘영화감독과 영화인’이 결혼하고 하는 경우는 많지만, 보편적인 어떤 인상을 주고 싶었고 두 사람에게 심어 주고 싶었어요. 그것이 어떤 영화를 보는 관객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예술가와 예술가의 만남과 같은 툭수한 상황 속에서는 이런 이야기를 담아낼 수 없었고, 주인공인 창작자가 있고 또 다른 평범한 어떤 창작을 해내는 사람과는 달리 꾸준하게 ‘9 to 5’를 해내는 직장인의 모습들이 있어야 관객들에게 조금 더 보편적으로 다가갈거라 생각했습니다.


김소미 기자(진행자)

제가 <나의 피투성이 연인>이라는 작품을 보면서 ‘굉장히 용감하다’고 느꼈던 부분과 좀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가령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 재생산권, 또 임신, 출산, 육아와 관계되어 있는 여성의 커리어에 관한 드라마들이 흔히 주인공 여성을 너무나 연민이 가고 정서적으로 마음이 쉽게 가는 인물로 내세우는 반면, ‘재이’의 고통이나 혼란을 축소하지 않지만 굉장히 연민이 가게 설정하지도 않으셨거든요. 그 거리감. 어떤 의미로는 감히 감독님은 왠지 자기 자신에게도 엄청나게 엄격한 분이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해보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이런 거리두기를 통해 오히려 낱낱이 보게 되는, 오히려 심연을 보게 된다는 생가도 덩달아 하게 됐던 것 같습니다.




ᅠ          11월 14일 화요일 19시, <너와 나> 키노라이츠 ONLY GV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너와 나> 조현철 감독, 박혜수, 김시은 배우가 참석했고, [D.P] 시리즈 한준희 감독이 진행을 맡았다.


Q. 촬영 후 쓰이지 못한 혹은 않은 장면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그 중 기억에 남는 장면들이 있나요?



한준희 감독(진행)

키노라이츠 ‘브래드피트’님. 감독님, 배우님들에게 촬영 후에 쓰이지 못한, 혹은 아쉬운 장면들이 많다고 하셨는데 편집된 장면들이겠죠. 그중 기억에 남는 아까운 장면들이 있을까요?


김시은 배우

(조현철 감독을 바라보며) 그 제주도 장면 있잖아요. 그거 감독님이 풀어주실 생각이 있으신가요?


한준희 감독(진행)

(웃음) 당황하신 것 같은데.


박혜수 배우

2만 공약으로 어떠세요?


김시은 배우

공약. 그때 근데 몇 만이라고. 저희가 제주도 체념 장면 나올 때 제주도 장면이 있는데, 그게 저희가 흑돼지 먹는 장면도 촬영을 했었고, 다양한 게 많을 것 같은데 감독님이 딱 “몇 만 되면은 그거 풀어줄까봐요”라고 하지 않았었나요? 그때 딱 몇 만이라고는 말씀을 안 해주셔가지구. 오늘 약속해주시는 건가요?


조현철 감독

제가… 드라마 촬영을 하고 있어가지구… 그게 또 색보정이 안 됐어요. 허~얘요.


한준희 감독(진행)

촬영 감독님도 부탁하면 해주실 수 있지 않을까요?


조현철 감독

촬영 감독님도 요새 바쁘시고… 한번 뭐가 될지는 한번 소스를 볼 수는 있을 것 같은데, 그 외장하드가 제 집에 있는데…


한준희 감독(진행)

너무 보고싶어요. 그 장면들. 2만 되면 뭐가 됐든 감독님이 보여주시는 걸로


김시은 배우

2만으로 하실 거예요?


조현철 감독

근데 제가 그걸 마냥 붙일 수가 없는게, 뭐가 있어야 돼요. 두 분이서 체념을 부르실래요?


박혜수 배우

네?


김시은 배우

(박혜수 배우와 자신을 번갈아가며 가리키며) 저희 체념 부르면 되는 거예요?


조현철 감독

체념을 따로 녹음하시면 제가 거기에 붙일까요?


박혜수 배우

네. 체념 부를게요. 그러면 하시는 거예요?


조현철 감독

시은 배우님. 체념 못 부르잖아요. 까마귀라서. (웃음)


김시은 배우

<너와 나> 영화 보셨잖아요. 너와 나 음원이 있거든요. 거기서 제가 가수 데뷔를 했잖아요? 그러니까 체념 한 소절 정도는 불러도 되는거 아닌가요?


조현철 감독

시은 배우님이 부를 수 있는 곡이에요? 진짜 잘 몰라서 그래요. 기계의 도움이 없어도 되는 거예요?


김시은 배우

저 마음 상해서 못 하겠어요. 저 물러야 될 것 같아요.


한준희 감독(진행)

감독님 너무 지금 모두의 의지를 꺾으시고…


박혜수 배우

감독님 제가 옷 선물 사드렸으니까 그거 비타민 드시고 잠을 조금 줄여서 편집을 부탁드릴게요.


조현철 감독

어… 잠... 잠을 줄이고 일하라고 사주신 거군요. 힘내라고 사준 게 아니라…


김시은 배우

그러면은 2만으로 하시는 건가요? 3만? 5만?


조현철 감독

아니 그게 원작자의 동의 없이 녹음이 돼요?


김시은 배우

그러면 저희가 추후에 나중에 상의가 좀 필요할 것 같아서, 나중에.


한준희 감독(진행)

상의를 하시고 나서 추후에 공지할 수 있게끔 감독님께 꼭 여쭤보겠습니다. 좋은 결과 이후에 좋은 영상 보고 싶습니다.




ᅠ          11월 15일 수요일 19시, <우리의 하루> 키노라이츠 ONLY GV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우리의 하루> 기주봉, 하성국, 박미소, 김승윤 배우가 참석했고, 씨네21 송경원 편집장이 진행을 맡았다.


Q. 영화를 보는 관객이 어떤 부분에 초점을 두었으면 하는지(스토리,연출, 배우의 연기 등) 알고싶어요!



씨네21 송경원 편집장

여러분들이 주신 여러가지 질문이 있는데, 시작은 이 질문 중 하나로 열었으면 합니다. 영화를 보는 관객이 어떤 부분에 초점을 두었으면 하는지, 어떤 부분을 좀더 유심히 봐줬으면 하는지 하는 부분이 있으실까요, 각각?


기주봉 배우

제가 홍 감독하고 참 오래 했다고 생각을 하는데. 하면서 지난 영화를 보게 되면, 진화, 변화가 되는 것 같아요. 감독이 나왔다가 시인으로 나오고. ‘변화가 되는 구나’라고 멈춰있지 않고 뭔가를 계속 시대의 어떤 흐름에 맞게끔 변화되어 가는 과정을 느낄 것 같습니다. 감독의 입장으로 생각을 해보면.


씨네21 송경원 편집장

어떤 부분들을 좀더 잘 봐줬으면 좋겠다 하는 포인트들이 있으신가요? 이야기나 캐릭터나 특정 장면이나.


기주봉 배우

이 작품 같은 경우에는 전혀 다른, 김민희씨와 나의 이야기가 전혀 다른데 라면이나 통기타 같은 연결고리가 있는 것 같아요. 저도 전혀 이 작품 하면서 만나보지도 못했는데, 뭔가 연결성을 이 작품을 보면서 느낀 것 같아요.


하성국 배우

워낙 홍상수 감독님 작품 자체가 어떻게 보냐, 어떤 사람이 어떤 상황에서 보냐에 따라서 다 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고. 그거를 어떤 특정하게 이야기나 연출을 본다거나 연기를 본다거나가 아니고, 이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영화가 느껴지는 방향으로 생각을 하고 있는데요. 감독님 작품들을 그렇게 많이 봐왔는데, 이번 <우리의 하루> 같은 경우에는 개인적으로 저는 어쨌든 분리된 두 가지의 공간이 명확하게 나오고, 실내에서 이루어지는 공간이라는 것과 그걸 담고 있는 카메라와의 거리감을 생각하며 보면 의미가 조금 다르게 생각되는 장면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렇게 보기를 추천 드립니다.


김승윤 배우

저는 성국 선배님하고 조금 비슷한데, 저는 연출, 스토리, 대사, 영상 등 여러가지 볼 부분이 많지만 저는 특별히 관객분들이 나 자신의 마음에 초점을 맞춰서 보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오늘 들었거든요. 오늘 보면서 계속 생각하게 되는 질문들도 많이 나오고, 그때 그때 느껴지는 말씀해주신 대로 느껴지는 부분들이 달라서 나는 내가 솔직하게 말하면 무엇을 좋아했더라? 예를 들어서, 민희 선배님이 미소 선배님에게 질문하는 장면이나 이런 데에서 저도 다시 봤을 때 되게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진리가 뭡니까”, “사는게 뭡니까”, “사랑이 뭡니까” 하는 것도 나는 어떻게 생각했더라 평소에? 보다 보면은 되게 느껴지는 바가 다르고, 또 우리를 잃어버려서 상실감에 (몸부림치는) 장면에서도 나는 뭐 때문에 갑자기 공허하거나 허탈한 적이 있었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보면 되게 풍부해지더라구요. 그때 그때 다른 나 자신의 상태에 집중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박미소 배우

저도 어떠한 그런 특정 부분에 초점을 맞춰서 관람하기 보다는, 극 자체, 장면 하나하나, 대사 하나하나를 그 자체로 온전히 느끼면서 관람하시면 더 유의미한 관람이 되셨을 거라고 믿습니다.


씨네21 송경원 편집장

제가 어떻게 보면 추상적이고 뜬구름 잡는 질문을 먼저 드린 이유가, 이 영화 보면서 ‘홍상수 감독님 영화 중에도 특히 그렇다’라는 생각이 좀 많이 들었어요. 이 영화 앞에서는 창작자, 배우들, 함께 했던 스탭들 조차 한 명의 관객이 되는 것 같고. 앞에서 다 그냥 ‘우리’가 되는 것 같아서. 조금 과장하면 홍상수 감독님 조차 이 영화 앞에서 영화를 보면 다른 생각들을 하셨을 것 같아요. 만들 때 들었던 순간과도 다르게 이어질 것 같고. 그래서 계속 현재형으로 질문하는 영화인 것 같아서, 여러분 지금 현재 각자 느껴지는 감상들, 느낌들을 여쭤보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 키노라이츠 ONLY 란,

KT&G 상상마당 시네마에서 진행되는 키노라이츠 회원 단관 행사로, 팝콘 응모, 기대평 이벤트 참가 등을 통해 참석 기회를 제공하는 특별 행사입니다.


(종료) 1회차: 10월 11일 #잔고분노의적자 GV

(종료) 2회차: 10월 22일 #믿을수있는사람 GV

(종료) 3회차: 11월 12일 #나의피투성이연인 GV

(종료) 4회차: 11월 14일 #너와나 GV

(종료) 5회차: 11월 15일 #우리의하루 GV

(종료) 6회차: 11월 30일 #만분의일초 G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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