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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마리 Jul 11. 2022

홈 리빙 소품, 텀블벅 프로젝트 제작기 02

컨셉과 디자인


프로젝트 제안을 주셨던 담당자님께서, 19세기 낭만적인 분위기의, 넷플릭스 드라마 ‘브리저튼’을 연상하는 컨셉을 추천해주셨기에(텀블벅 프로젝트 제작기 01​), 가장 먼저 17-19세기 유럽 의복문화와 드라마 ‘브리저튼’, 그 시기의 회화 작품들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레퍼런스를 찾아보면서 특히나 눈에 들어왔던 디테일은 여성 의복의 세틴 질감, 레이스 장식이었다. 차르르 떨어지는 세틴 드레스 위로 잔잔하게 얹어진 레이스가 인상주의 회화의 빛과 색을 연상시켰다.


인상주의에서 로코코 시대로, 영화 <마리 앙투아네트>로, 이리저리 이미지를 옮겨 다니던 중, Vittorio Reggianini의 그림이 생각났다. 작가의 이름이나 그림 제목은 전혀 기억나지 않았기 때문에, 온갖 형용사와 수식어들을 더해 검색했고 오래 걸리지 않아 찾을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창작자의 사망 후 70-100년(국가별로 저작권 만료 기간에는 차이가 있다고 한다)이 지난 작품은 공공 저작물로 이용 가능하다고 알고 있다. 다행히도, 그의 저작물은 공공 저작물(Public domain)이라는 안내가 있었고 위키미디어 사이트(Wikimedia Commons​)에 등록되어 있었다. 작품을 일부 선별하고 이미지를 다운로드했다.


Vittorio Reggianini(1858-1938), Eavesdropping, 19th century, oil on cavas, 95x60cm
Vittorio Reggianini(1858-1938), An Illicit Letter, 19th century, oil on cavas, 101x68.5cm

그림을 띄워놓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상상한 장면을  서술하면서, 약간의 이야기를 더했다.


대저택의 2층 어느 방.

정원이 내려다 보이는 큰 유리창 앞에 세명의 여성들이 모여있다. 그들은 정원을 내려다보며 누군가에 대해 속삭이고 있었다. 주위에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사람은 없었지만, 기대와 설렘이 묻어있는 목소리는 말하면서도 감추고 싶어 했다.

아주 은밀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그들에게 이름을 지어주었다.

“Marie”


브랜드 이름으로 ‘마마리’를 만들면서, ‘마마 리(MAMA Lee)’의 연음을 바꿔서 ‘마 마리(My Marie)’로 무언가를 만들어봐야지, 생각했었다.


신제품의 컨셉을 정하고 나니 디자인은 금방이었다. 샘플로 잔뜩 구매한 원단과 레이스들을 놓고 디테일을 만들어갔다. 파스텔 톤 공단들 위로 어울리는 레이스 원단을 올리고, 레이스에 미싱으로 주름을 잡아 디테일을 만들어 붙였다. 레이스의 디자인과 레이어 개수, 주름의 너비, 길이 등을 고민하면서 몇 날 며칠을 보고 또 봤다. 레이스 위로 진주 구슬을 하나하나 바느질할까 했었지만, 보관함은 일상 소품인지라 가격 면에서나 디자인면에서 부담스러울 것 같아 이 부분은 수정했다.


내부 원단은 일반 벨벳보다 털의 길이감이 있는 폭신한 원단으로 결정했다. 파스텔 톤의 은은한 외부 디자인에, 뚜껑을 열면 부드럽고 폭폭한 내부가 보관하는 물건을 감싸는,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다.


샘플을 완성하고 난 후에 한동안 방 여기저기에 두고 지켜봤다. 잠깐 슥- , 또 오래 빤히-, 눈으로 한동안 최종의 최종을 고민했다.

‘그래, 이게 최선이다!’하고 확신한 후에 곧장 기획 글 쓰기에 들어갔다. 텀블벅은 2회차라 그런지 기획 글은 금세 쓰였다.


마마리 텀블벅 프로젝트 <The Love Letter, 19세기 낭만을 담은 보관함> (2022.06.27~07.24)


> 다음편, 텀블벅 프로젝트 제작기 03 기획 글 쓰기​’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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