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마리 Jul 08. 2022

홈 리빙 소품, 텀블벅 프로젝트 제작기 01

infp 2명이 사업을 하려면 생각을 멈춰야 한다.


텀블벅 아웃리치팀에서 기획전 참여 제안 메일이 왔다.


2019년에도 텀블벅 펀딩을 한번 진행했던 적이 있었지만, 이번에 연락 주신 담당자님께서는 마마리 반짇고리를 보고 연락을 주셨다고 했다. ‘포인트 인테리어 기획전’ 기간에 걸쳐 프로젝트를 오픈하게 될 경우 혜택과 일정을 안내해주셨다.



2019년 첫 번째 텀블벅 프로젝트 후에, 펀딩과 어울리는 기획이 생기면 또 해봐야지, 생각했었는데 시간이 흘러 2022년이 됐다. 우선은 메일 주신 담당자님의 의견이 궁금해서 미팅 일정을 잡았다.


마마리는 리와 나, 둘이서 꾸려가는 브랜드이다 보니,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듣기가 쉽지 않다. 보통 고객분들께서 후기로 피드백을 남겨주시면 이를 최대한 반영해 제품을 리뉴얼한다. 그렇지만 완전히 새로운 컨셉으로 제안해주시는 경우는 처음이라, 흥미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었다.


도전이자, 재미난 기회였다.


담당자님께서는 18-19세기의 유럽 복식 같은, 넷플릭스 드라마 브리저튼에 나오는 느낌의, 화려하고 낭만적인 컨셉을 제안해주셨다. 매력적인 컨셉이라고 생각은 해봤지만, 막상 구체적으로 우리의 함 구조에 어떻게 디자인을 반영할 수 있을지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시간이 촉박했지만 일이라는 것이 당장 벌리지 않으면 영영 벌릴 수 없다는 걸 지나버린 3년간 깨달았기 때문에,


“할까?”

”그래!”


하고는, 바로 시작해버렸다.

곧장 리와 소소한 기획 회의를 했고, 컨셉에 맞는 온갖 레이스를 주문했다.


생각도 걱정도 많은 사람(나)이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생각하기를 멈추고 곧장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데 익숙해져야 했다.


‘해도 될까?’

’ 만들었는데 별로면 어쩌지?’

’ 망하면 어떡하지?’

’그 많은 글을 또 언제 다 쓰지?’

’근데 뭘 만들지?’


온갖 걱정과 불안을 문장으로 만들기 전에, 얼른 생각의 방향을 바꿔서,


’그럼 뭐, 뭐를 해야 하지?’

’일단 샘플 작업에 뭐가 필요하지?’

’ 어떤 레퍼런스를 검색해야 할까?’

’ 레이스 샘플, 원단 샘플, 디자인, 컨셉, 글, 제작, 촬영’


할 일이 정리되면 2주 내로 각 항목 별로 데드라인 설정.


이미 안정적인 브랜드를 꾸려 간다는 것은 늘 일주일의 일정이 가득 차있다는 뜻이다. 새로운 일을 벌일 ‘비는 시간’은 없다. 없는 시간을 밀쳐내서라도 만들어야 하는데, 리와 나의 관계처럼 익숙하고 아늑한 사이에서, 또 한없이 미루자면 미루게 되는 것이 새로움이었다.


이때, 외부에서 들어오는 프로젝트 제안은 이런 안정성에 균열을 내는 아주 큰 계기가 됐다.


’아, 해야 되는데, 이것도, 저것도 하고 싶었는데…’를

’ 진짜 이건 해야 돼, 이때까지 안 하면 놓치는 거야, 그건 좀 민망하잖아. 아쉽잖아, 모처럼 기회인데.’


어떤 이유가 되었든, 움직이게 만드는 힘이 생긴다. 그래서 우리는 제안이 오면 고민 없이 한다. 물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판단이 선 후에.


내향성, 걱정 많은 인간이 일을 벌이는 방법,

생각을 멈추고 그냥 한다.


마마리 텀블벅 프로젝트 <The Love Letter, 19세기 낭만을 담은 보관함> (2022.06.27~07.24)



> 다음 ‘텀블벅 프로젝트 제작기 02 컨셉과 디자인​’ 으로 이어집니다.


작가의 이전글 어느 날, 기회들이 찾아온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