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락된 허구 속의 추억은
우연처럼 꾸며지는
섬세한 뭉그러짐의 창작이다
따뜻한 LED의 중간색들
20(KHz) 안에 붙잡혀 오선지에 결박된 흐느낌과 부르짖음들
그리고 흩어져 있던 온갖 자극들
필터를 거치고
겹쳐지고
증폭되어
창작의 아궁이 속 욕망의 불구덩이에 쑤셔 넣어진다
일주문 앞 청명한 목탁소리에 묻혀온 봉로대의 어렴풋한 향은 목젖의 피냄새와 뭉그러 지기도 한다
직선들의 날카로운 예각들은 굽이치는 순연한 흐름의 곡선들과 뭉그러 지기도 한다
감각과 감성의 얽힌 타래들은
탈진 후 나른함에 뽀얀 디테일들과 뭉그러 지기도 한다
그러나
아궁이 바깥세상에서는
그 불을 모르는 사람들이
더 위대한 창작을 한다
조작된 순연함보단
순연함이 조작한 엉성한 디테일
칠월의 여름밤
아빠의 목에 무등 탄 딸
아빠의 거짓말
요정들의 금가루
요정들의 북소리
꼬마소녀의 숨죽임
떡 벌 린 입속에서 들려오는 빠른 맥박소리
처음부터 뭉그러진 디테일
그 엉성함 속의 추억
어느 천재의 창작보다 깊고 견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