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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혁 Jun 29.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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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 아침,

전화 회의 중 모르는 번호의 전화가 휴대폰으로 왔다

불편하고 떨리는 목소리는 적어도 8~90대의 할머니 목소리였다


(Mam, I think you got wrong number)

할머니께 정중히 잘못 거셨다고 말씀드렸다


(Oh, I am really sorry)

할머니는 정말 미안하다며 전화를 끊으셨다


약 1분 후, 다시 할머니의 전화가 왔다


(Mam, you still got wrong number)

할머니께 다시 정중히 잘못 거셨다고 말씀드렸다


(Oh, no I am really sorry)

할머니는 다시 정말 미안하다며 전화를 끊으셨다


약 1분 후, 또 할머니의 전화가 왔다


(Mam, my number is xxx.xxx.xxxx, you should have different number not this)

할머니께 나의 번호를 불러 드렸다


(I have xxx.xxx.xxxx that is correct)

할머니는 떨리는 목소리로 또박또박 번호를 부르셨고 그것은 나의 번호였다


(I am trying to call my daughter)

딸에게 전화를 하려고 하신다는 떨리는 말속엔 울음이 섞여 있었고 할머니는 전화를 끊으셨다


약 1분 후 또 할머니의 전화가 울렸다


회의 중 나의 안건 순서가 되었고 급하게 번호를 block 했다


회의가 끝난 후, 할머니의 번호 block을 해제했지만, 더 이상 전화는 오지 않았다


할머니의 혼돈을 block 하는 세상에 나는 익숙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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