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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혁 Jul 04. 2023

불꽃놀이

아빠의 거짓말

허락된 허구 속의 추억은

우연처럼 꾸며지는

섬세한 뭉그러짐의 창작이다


따뜻한 LED의 중간색들

20(KHz) 안에 붙잡혀 오선지에 결박된 흐느낌과 부르짖음들

그리고 흩어져 있던 온갖 자극들


필터를 거치고

겹쳐지고

증폭되어

창작의 아궁이 속 욕망의 불구덩이에 쑤셔 넣어진다


일주문 앞 청명한 목탁소리에 묻혀온 봉로대의 어렴풋한 향은 목젖의 피냄새와 뭉그러 지기도 한다


직선들의 날카로운 예각들은 굽이치는 순연한 흐름의 곡선들과 뭉그러 지기도 한다


감각과 감성의 얽힌 타래들은

탈진 후 나른함에 뽀얀 디테일들과 뭉그러 지기도 한다


그러나

아궁이 바깥세상에서는

그 불을 모르는 사람들이

더 위대한 창작을 한다


조작된 순연함보단

순연함이 조작한 엉성한 디테일


칠월의 여름밤

아빠의 목에 무등 탄 딸

아빠의 거짓말

요정들의 금가루

요정들의 북소리

꼬마소녀의 숨죽임

떡 벌 린 입속에서 들려오는 빠른 맥박소리


처음부터 뭉그러진 디테일

엉성함 속의 추억

어느 천재의 창작보다 깊고 견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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