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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선생 Feb 18. 2022

글이 써지지 않는 요즘...

- 선택이 힘든 그 중간 어디쯤에서 써보는 나의 일기-

 갑자기  "제주 살이 10년 차 현지인의 제주 여행 tip"글이

진도가 나가지를 않는다.

주제가 어려운지

금 까지 내가 쓴 글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인지 

복잡한 내 마음이 문제인 것인지 나도 잘 모르겠다.    

겨울과 여름

 난 여행 작가를 꿈꾼다.

여행 관련 책에는 크게 두 가지 분류가 있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글이 있다.

그곳에 역사, 문화, 시대적 배경, 자연, 환경, 교통, 숙박, 음식 등의 정보를 담아 여행지를 좀 더 알차게 누리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쓴 글과 책이 있는가 하는 반면,    


 두 번째는 시간의 흐름 또는 공간의 흐름에 따라 자신이 보고 느낀 것을 은유적이고 수사적인 표현을 통해 글을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충분히 글만으로도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하여 여행지를 가보지 않고서도 마치 다녀온 것처럼 느끼게 만드는가 하면 그 글에 인생과 철학을 담아 삶의 방식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글이 있다.    


 난 이 두 가지 중 한 가지를 선택해야 했지만

그 중간 어디쯤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는 중이다.    


 여행지의 정보를 수집하고 준비하는데 필요한 시간과 노력이 부담스러운 것인지?

아니면 은유적 표현과 수사적 표현의 서투름이 힘든 것인지?

왜 그 중간을 고집하고 있는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현지인의 입장에서 전하는 제주 여행 tip은 아마도 정보에 가까운 글이겠지 하겠지만,

10년간 제주에서 사는 동안 시간과 공간의 흐름을 거스르며 반복되는 일상에서 오랜 시간 머무르며 느끼고 알게 된 것을 쓰고 싶었고 전달하고 싶었다.    


 여행 정보를 담은 글은 그곳을 여행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되기에 필요한 글일 테고, 두 번째의 경우는 그 여행지를 가지 않아도 글을 통해 풍부한 표현력으로 감정 이입을 하게 하여  대리만족을 느끼고 인생각 철학을 배우는 글이 될 것이다.

 

 하지만 나의 글은 여행자들이 궁금해하거나 필요로 하는 정보도 부족한 듯하고, 여행을 하지 못한 이들에게 대리만족도 느끼게 해주지 못하고 깊은 철학을 담은 것 같지도 않다는 생각이 나를 고민에 빠지게 만든다.    


 10년 차쯤 되어 느낄 수 있었던 나만의 특색을 살리고자 했지만, 나의 글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알 만한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에 사로 잡혀 더 이상 글이 써지지 않는다.   

 

 요 며칠 브런치에 올라온 글 들을 하나하나 읽어 보았다.    


 많은 정보를 담기 위해 작가가 기본적으로 해박한 지식을 겸비했구나라고 느껴지는 글과 부족한 부분은 자료 조사를 통해 작가의 노력으로 채워져 있는 글을 보는가 하면,     


 상상력과 표현력이 풍부하다 못해 필력이 넘쳐나는 글을 보며 맞춤 법 조차 힘든 나의 글이 얼마나 부족한지 새삼 느끼며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좀 더 책을 많이 읽어야겠다.’, ‘ 감수성을 좀 더 키우고 싶다’, '여행과 인생의 의미를 되새기고 싶다.'라고 생각하며 오늘 하루 푸념하는 일기를 이렇게 써본다.    


 어느 순간부터 선택이 힘들어졌다.


 삶에서 선택이 주는 책임을 한 없이 느끼며 살아서 인지 어느 순간 결정 장애 같은 성격이 생겨났고, 취미로 시작한 글쓰기 방향조차 선택하기 힘들어 고민하는 나를 보며 예전 나 자신을 믿고 나의 직관력에 자만하던 나를 떠올려 본다.


 나는 글 쓰는 능력이 부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계속 쓰려고 한다.


 여행 관련 주제로 글을 쓰며 정보를 제공하거나 감성을 자극하는 글 그 중간 어디쯤 영역에서 줄타기를 하며

제주도로 이주해서 10년째 살고 있는 현지민이지만 원주민은 아닌, 여행객과 원주민 사이 또 그 중간 어디쯤에서 나만의 색깔을 만들며 "제주 살이 10년 차 현지인의 제주 여행 tip"이라는 이 글을 잘 마무리하고 싶고, 이도 저도 아닌 중간도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으며 아직은 중간 그 어디쯤을 고집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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