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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lla 델라 Jan 04. 2024

선배가 했던 조언은 사실 '뇌과학'이었다.

[나는 왜 생각이 많을까] 책 리뷰 

최근 들어 '뇌과학'과 관련된 컨텐츠를 많이 보게 되면서 자연스레 관심이 생겼고 입문용으로 딱 좋은 책을 하나 읽게 되어 추천 리뷰 + 실제 경험했던 뇌과학의 신기함을 엮어서 소개하고자 한다. 



1. 회사에서 느낀 뇌과학의 실제 사례 첫 번째

걱정인형 + 인상을 빡 쓴 후배인 나에게 선배가 했던 말

"델라야, 마음이 조급할 수록 콧노래를 불러봐"

-> (속마음) MichinX인가? 


사실 지금은 정말 고마운 조언이지만, 그 당시엔 진짜 미쳤더나 공감 능력이 바닥인건가 심각하게 고민할 정도로 이상한 조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스트레스 난무하는 상황 속에서 내 사수는 진심으로 콧노래를 부르면서 일하는게 아닌가. 내 사수가 천진난만 걱정 없는 스타일이 전혀 아니었고, 나보다 더 예민한 사람인 것 같았는데 그렇게 하는게 정말 신기했다. 


그 뒤로 심각하거나 너무 일이 안 풀릴 땐 사수 옆자리에서 나도 조금씩 콧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글만 보면 이상한 걸 나도 안다.) 


그렇게 2년째 (작은) 콧노래를 부르는 습관을 이어가고 있는데 그런 나를 보며 동료들은 '해학이다' 또는 '힘들어보이는데 콧노래를 부르다니 드디어 미친 건가?'라고 농담을 던진다.


사실 정말 머리가 지끈거리고 답도 없는 상황이었단 걸 망각하고 일에 집중하고 있어서 의식도 못하고 있던 것이다.


책의 내용 중 이런 사례의 매커니즘을 담은 부분이 있어서 발췌했다. 


뇌는 무의식 중에 많은 일을 한거번에 훌륭이 처리한다. 앞에서 설명한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처럼 에너지가 한 곳에 있을 때보다 여러 곳으로 분산됐을 때 더 잘 움직인다. 반면 의식 상태에서는 멀티태스크가 약해져 극단적으로 집중력이 떨어진다. '생각하지 않고 할 수 있는 행동'을 추가해라. 사람은 한 가지 일에 장시간 집중할 수 없다. 그러니 중간에 휴식을 취하거나 멍하니 있는 시간을 만들어 에너지가 한 곳에 집중되지 않게 하자. 

머리 쓰는 일을 할 때 머리 쓰는 일과 상관 없는 단순한 행동을 추가하면 일의 능률이 오른다. -본문 106p <집중력을 유지하려면 아무 생각 없이 하는 동작을 해라> 중 


한가지를 해결하기 위해 그거에만 몰두하며 머리 싸매는 것보단 단순한 행동을 추가해서 힘을 분산시키면 일의 능률이 오른다는 얘기이다. 


타인에게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자신만의 무의식 행동을 찾아보시길! 


2. 회사에서 느낀 뇌과학의 실제 사례 두 번째

일을 너무 안 하는 선배와 대판 싸우는 나를 보고 대표님이 했던 말 

"델라야, 너 한 번이라도 그 선배가 왜 그렇게 하는지 생각해봤니?"

-> (속마음) 아...


초등교육을 받은 누구나 '역지사지'라는 말은 알고 있다. 하지만 모든 상황에 바로바로 역지사지의 마음이 나오진 않는다. 그것보다 쉬운 건 바로 '왜?'를 떠올리는 매커니즘을 만드는 것이다. 


상황은 이러했다. 


[오직 내 입장에서] 

'저 선배 일을 왜 저렇게 엉망진창으로 할까?', '저건 내가 봐도 너무 아닌데 진짜 모르나?', '답답해 죽겠다' 

이렇게 생각을 하며 잘못된 것 같은 부분들을 직접 나서서 쳐내고, 나도 모르게 이런 불만이 있는 걸 대표님에게 말한 사건이 있었다. 그리고 이런 내 말을 들은 대표님도 그 선배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부정적으로 피드백하기 시작했다. 


그 이후 [선배 입장에서] 

"나 너 때문에 회사 그만두고 싶어" 

그 선배는 '자부심'과 '자신감'으로 일하는 사람이었는데 자기를 믿어주던 대표님이 본인 얘기는 안 들어보고 내 얘기만 듣고 자신의 일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니까 너무 일하기가 싫어져서 했던 말이었다. 


단순히 내가 그 선배를 인정하지 않고 '일을 못한다'고 계속 싸우기만 하니까 보다못한 대표님이 회의실로 불렀다. 


"델라. 그 선배가 '왜' 일을 그렇게 하는지 한번이라도 생각해본 적이 있나요?"


딱 그 한번. '왜 그랬지?'를 생각해보면 작은 것 하나라도 이해가 되고, 관심을 갖게 되고, 대화를 하게 되고, 사랑하는 마음도 가질 수 있게 된다는 말씀이셨다. 누군가 나에게 먼저 다가와 '왜 그런 결정을 하신 거예요?' 라고 다정히 물어준다면 고마운 마음에 솔직하게 대답할 거라고. 그렇게 가까워진다고.


그 후에, '왜 그랬을까?'를 고민해보니 100가지 이유 중에 2-3개는 알 것도 같았다. 그 선배에게 다가가 먼저 얘기했다. 


"저 사실 '선배가 왜 그랬을까?'를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런 이유들 때문에 그랬을 것 같단 생각을 했어요. 근데 사실 이것도 제 추측일 뿐이라 이런 말도 하면 안 되는 것 같아 조심스럽기도 하고, 그런 행동을 했다는 게 부끄럽고 너무 죄송해요."


그러니 선배가 그랬다. 


"나도 부끄럽다. 그런 말을 네가 먼저 꺼냈다는게." 


그 뒤로 우리는 정말 다른 생각을 가지고도 어떻게든 방향을 맞추는 동료가 되었다. 


책의 본문 중에 이 부분을 이해할 수 있던 부분은 아래와 같다.


전두엽은 사람이 진화하는 과정에서 생긴 '새로운 뇌'로, 논리 사고를 담당하는 곳이다. 화가 났다는 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감정(후두)이 자극을 받지만, '진짜 원인은 따로 있어'라고 이성적으로 사실을 재평가하면 감정을 낳는 뇌 부위의 활동이 억제돼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게 된다. '모든 일은 생각하기에 달렸다'고 하는데 트린 말이 아니었다. -본문 81p <분풀이 당했을 때는 사실을 재평가해보자> 중 


부정적인 감정과 멀어지는 법은 '왜 그럴까?', '분명 다른 이유가 있을텐데'라고 사고해보는 것. 




책은 Think simply 1~45번까지 다양한 뇌과학 연구와 사례를 묶어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인간의 소비심리를 지배하는 뇌과학의 비밀 <뇌 욕망의 비밀을 풀다> 책으로 넘어갔는데 좀 어렵다. 


<나는 왜 생각이 많을까?> 는 뇌과학에 대해 쉽게 접근하고 짧게 짧게 읽기 좋아 흔들리는 출근길에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어 추천한다. 


읽은 후에 나처럼 '아 이래서 그랬구나!'라고 느끼는게 생긴다면 더욱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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