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모든 책의 영역들을 따져보면 인생과 큰 관련은 없어요. 개별 학문도 마찬가지죠. 당장의 쓸모보다 관심사의 확장에서 접근하는 것이니까요. 육아의 모든 것들이 ‘반드시 해야한다’는 전제가 없는 것처럼 자연전집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영유아기 아이들이 책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친구들이 동물이나 곤충을 그림으로 그린 캐릭터인만큼, 실제 모습과 연관 지으며 아이가 좋아해요."
"여름에 매미소리를 들었을 때 ‘으, 징그러워’라고 하는 아이보다 ‘엄마! 매미는 땅 속에서 한참 있다가 나온대.’라고 신나서 떠드는 아는 아이가 됐으면 해요."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기 위해서요. 남극의 펭귄, 북극곰 등 직접 눈으로 보여주기 힘든 것들을 책으로나마 간접체험 시켜줄 수 있어서 좋아요."
"의성어 의태어를 이해할 때도 필요해요. ‘폴짝’과 ‘깡충’의 차이, ‘어슬렁어슬렁’, ‘으르렁’, ‘찌르르르’ 같은 소리를 들을 때 실제 소리를 떠올릴 수 있게요."
"제가 그 자연전집을 만든 사람인데요(출판사 관계자 등판).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아니 내가 왜 온갖 생명체의 사생활을 알아야 하나? 종교가 없지만 ‘생육하고 번식하라’가 신의 명령인가 싶더라고요. 왜 생명들은 나고 자라 짝짓기를 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죽는가 생각했죠. 그 과정에서 알았어요. 아이가 생명체에 궁금함을 갖는 건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이기 때문에 내가 이걸 만드는구나. 나를 알려면 다른 생명을 알아야 해요."